며칠 전..
몸이 아파, 빗속을 뚫고 머~언 길을 달려, 서울 모 병원을 찾았다.
한참을 기다려, 담당의사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설레는 마음과 기대하는 마음으로 충만해 있었다.
"이제는 낫겠구나.."
'내 마음을, 털어 놓으리라' 마음을, 굳게 다잡아먹었다.
의사 선생님은, 첫마디가..
'어떻게 오셨어요?'
병원엘 아파서 오지, 어떻해 왔는지도 모른다 말인가?
나는 맥없이 '***가 아파서 왔습니다'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아~ 그거요..신경성예요..별것 아녜요'
'약 먹고, 푹쉬면 낳을 것입니다'
끝이었다.
나는..
사무적이고 직업적인 분위기에 압도당해, 준비해간 말도 속내도 말하지 못하고..
사춘기 소녀처럼 종종 걸음으로, 붉은 얼굴을 들킬까 도망치듯 나왔다.
그러는 사이, 괜시리 눈물이 핑 돌았다.'얼마나 기다려 온 걸음인데..'
'얼마나 힘들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다니...
'얼마나 아프세요?'
'이 말이 뭐가 그리도 힘이 들까?'
'많이 기다리셨죠?' 이 말을 하면 권위에 손상이 되나?
물론 의사 선생님들이 다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개중에는 인술을 베푸시는 분들도 알고 잇다.
그러나 내가 그날 만난 선생님은, 내 몸도 마음도 고쳐 주지 못했다.
오히려 맘만, 더 상하게 했다.
다시는, 그분을 찾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만병의 의사(천국병원장)되시는 주님이라면, 어떠하셨을까?
손이라도 잡아 주며, '그래 어디가 얼마나 아파서 왔느냐?'
'오는 길은 힘들지 않았냐?'
'그렇게 아파서 어떡하니?' '치료비는 있냐?'
'얼마나 맘고생이 심하냐?'하셨음은 물론, 영육간의 병을 모두 고쳐 주셨을 것이다.
주님은..
우리의 연약함과 질병을 불쌍히 여길뿐만 아니라, 실제로 치유해 주시는 분이시다.
주님은, 질병과 철천지원수이시다.
그렇기 때문에, 몸찢고 피흘려 십자가에 처절하게 돌아가시지 않았나?
병은, 운명이 아니다.
병을, 친구로 삼으면 안된다.
반드시, 고쳐야 하고.. 병에서 자유해야 한다.
우리는
믿음을 활용하여 내 병을 고칠 뿐만 아니라, 남의 병도 고치는 능을 받아야 할 것이다.
병고침은, 하나님의 절실한 의지시며 뜻이다.
그것이, 마음의 병이든 생각의 병이든 육체의 병이든..
나는 그날후로 타인에 대한 태도와 배려에 대하여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고민해왔다.
그리고 '말 한 마디가 천냥 빚을 갚는다'는 말을 마음에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과연, 사람들을 대할 때.. 사무적이고 상투적으로 대하지는 않을까?
천사의 방언을 말하고, 예언하는 능이 있음이 대단함이 아니다.
말 한마디로도, 우리는 대단히 큰 주의 일을 할 수 있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
남의 마음을 만지는 따사로움..
남의 지친 손을 잡아주는 애정이, '성숙이며 뿌리깊은 영성'이다.
영성은,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영성은, 돈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많은 시간 낭비가 요구되는 것도 아니다.
목마른 수가성 여인을 향하여, '얼마나 목마르냐'고 묻는 것.. 그것이 영성이다.
간음한 여인을 향하여, 돌을 던지지 않고 기다려 주는 배려.. 그것이 성숙이다.
요즈음, '성인아이'가 많아 큰일이다.
성장과 성숙은, 판이하게 다르다.
성장은.. 극히 본능적이라면, 성숙은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는 것이다.
성장은, 내게 이득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성숙은 남의 유익을 구하는 것이다.
요셉은, 작은 그리스도의 모형이다.
요셉은, 성숙한 사람이었다.
요셉은, 자신에게 손해를 입힌 형제들 앞에서 방성대곡했다.
이것은, 성숙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나와 맞는 사람 나에게 이득을 끼치는 사람 나보다 더 나은 사람에게
허리를 굽히는 것은, '성인'들이 하는 일이다.
그러나 나와 원수된 사람 나에게 손해를 끼진 사람 나에게 부담이 되는 사람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허리를 굽히는 것은 '성숙한 사람'들이 하는 일이다.
성장은 세월이 흐르면 되지만, 성숙은 고난을 통해서 쌓여지는 열매이다.
우리는 오늘도, 거창하게 주의 일을 하려 힘쓴다.
그러나 주님의 관심은, 작은 일에 있다.
그것은..
약자에게, 이웃에게, 가족들에게, 나보다 부족한 사람에게..
손 내밀어, '얼마나 힘드냐?'
'얼마나, 맘고생이 많으냐?'고 묻는 것이다.
때로는 말없이, 손 내밀어 등을 두드려 주라.
때로는, 어깨를 감싸 앉고 잠시 눈을 감으라.
학교 갔다 늦게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힘들지?'라고 말하라.
하루종일 직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퇴근하는 여보에게, '많이 힘들었죠?'라고 말하라.
하루 종일 외롭게 당신을 기다린 여보에게, '많이 힘들었지?'라고 말하라.
때로는 목사에게, 때로는 교우에게.. 때로는 친구에게 찾아가, 손잡아 주며..
'힘들지' 라고, 나즈막히 소곤대라.
주님이, 당신에게 그러했듯이..
주님이 당신에게, 큰 사랑으로 격려했듯이..
쑥쓰러워도, 해야 한다.
어색해도, 해야 한다.
그것은, 주의 일이기에 그렇다.
주의 일은..
선교를 가고, 고난을 참고, 봉사를 하고, 충성을 바치는 것만이 아니다.
따뜻한 말 한마디로도, 충분히 주의 일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로인해, 죽을 영혼 살수 있고..
절망의 사람이 , 비전의 인생으로.. 바뀔지 누가 알겠는가?
작은 격려의 말 한 마디로, 큰 치유와 위로를 이룬다는 말은
작은 격려의 말 한 마디가 없다면, 큰 힘을 잃을 수도 있다는 뜻이 될 것이다.
주여, 나를 주 앞에서 �아 내지 마소서.
주여, 나를 멀리하지 마옵소서.
주여, 주의 성신을 거두지 마소서.
'생활의 단상 > 하늘목장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도 안하면, 천지분간 못한다 (0) | 2008.06.23 |
---|---|
나이를 계산하지 말고 하나님의 능력을 (0) | 2008.06.09 |
나이 들수록 청년처럼 살아야 (0) | 2008.05.25 |
문제는 극복하라고 주신 것 (0) | 2008.04.29 |
"하나님.. 제가 콩입니까?" (0) | 2008.04.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