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단상/시니어·직장선교

선교사 언더우드의 기도문

곳간지기1 2008. 3. 26. 19:51
언더우드의 기도문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 그루 시원하게 자라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심으셨습니다.

 
어떻게 그 넓고 넓은 태평양을
건너왔는지 그 사실이 기적입니다.
주께서 붙잡아 뚝 떨어뜨려 놓으신 듯한 이곳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것은 고집스럽게 얼룩진 어둠뿐입니다 .
어둠과 가난과 인습에 묶여 있는 조선 사람뿐입니다.

그들은 왜 묶여 있는지도,
고통이라는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인 줄 모르는 자에게
고통을 벗겨주겠다고 하면
의심부터 하고 화부터 냅니다.

 
조선남자들의 속셈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나라 조정의 내심도 보이질 않습니다.
가마를 타고 다니는 여자들을
영영 볼 기회가 없으면 어쩌나 합니다.
조선의 마음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해야 할 일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순종하겠습니다.
겸손하게 순종할 때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의 영적인 눈이
볼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 라고
하신 말씀을 따라
조선의 믿음의 앞날을 볼 수 있게 될 것을 믿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황무지 위에
맨손으로 서 있는 것 같사오나
지금은 우리가 서양귀신
"양귀자" 라고 손가락질 받고 있사오나
저희들이 우리 영혼과 하나인 것을 깨닫고
하늘나라의 한 백성, 한 자녀임을 알고
눈물로 기뻐할 날이 있음을 믿나이다.

지금은 예배드릴 예배당도 없고 학교도 없고
그저 경계의 의심과
멸시와 천대함이 가득한 곳이지만
이곳이 머지않아
은총의 땅이 되리라는 것을 믿습니다.
주여! 오직 제 믿음을 붙잡아주소서

 
 
 
박평식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에 이어 1885년 4월 부활절에 인천항으로 입성한 언더우드(장로교)와 아펜젤러(감리교) 목사님이 조선말기 척박한 이 땅에 복음의 씨앗을 뿌린지 어언 123년, 서양귀신이라고 손가락질 받았던 그들의 기원대로 '은총의 땅'이 되었음을 감사합니다. 제가 배재학당에서 초기교회사를 배웠어도 이 기도문을 접하지 못했는데, 아주 소중한 자료입니다. 2007-11-01
오전 11:14:20 
 
원영희 박집사님. 열심히 기도하는데도 벽을 치는 것만 같고 깊은 바다 속에 잠겨버린 것만 같은 아득한 맘이 들었을때 이 기도문을 만났습니다. 하나님의 응답처럼 너무 감동적이고 감사했습니다. "주께서 일을 시작하시고 그 하시는 일을 우리의 영적인 눈이 볼 수 있는 날이 있을 줄 믿나이다" 언더우드 그 분은 그 날을 보지 못하셨지만 우리가 지금 그 날을 보고 있습니다. 그분의 기도대로...우리들의 믿음으로 드려지는 기도도 언젠가 어느 곳에서 열매를 맺겠지요? 넘 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ㅋㅋ..

2007-11-04
오후 8:2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