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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는 님 아니보내고 싶은데...퇴임식

곳간지기1 2008. 6. 25. 15:05

가시는 님, 아니보내고 싶은데... 퇴임하는 선배를 보내며

- 농촌진흥청 정호근 국장님, 이두원 연구관님 퇴임식 -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합니다. 두 분은 어언 33-34년이라는 세월을 공직에 몸담아 오셨다가 이제 공직자의 신분에서 민간인 신분으로 변하게 됩니다. 아마 지난 공무원 생활동안 많은 분들의 퇴직하는 모습을 보면서 퇴직이 먼 훗날에나 나에게 다가올 것이라고 생각하셨을텐데 벌써 떠날 때가 되다니, 만감이 교차할 것입니다.

 

국가연구기관인 우리청에서 젊음을 다 바치고, 그동안 기쁜 일, 서글펐던 일도 많았으리라 생각됩니다. 때로는 밤잠을 설쳐가며 농업인들의 소득향상과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했던 일들이 수십 년이 흘러도 선명하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이 농업인과 국민에게 어떤 유익을 끼쳤는지 확실히 알지 못하지만, 정호근! 이두원! 두 연구관님들도 농촌진흥청에 근무한 사실에 대하여 자부심을 느꼈을 것입니다.

 

한달 전 명예퇴직 신청서를 작성하면서 남달리 마음도 아팠을 것이고, 한편으로는 배신감도 들었을 것입니다. 허망한 마음 달랠 수 없어 가족 모르게 밤잠을 설쳤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용서와 화해를 넘어 농촌진흥청 기술경영과, 그리고 남아있는 후배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마음의 여유도 다시 찾았으리라 믿습니다.

 

국장님께서 쓰시던 손때 묻은 책상과 의자를 다 물려주고, 이제 한주만 있으면 우리청을 떠나게 됩니다. 국장님을 보내면서 곁에서 느꼈던 기억들을 되새겨 봅니다. 당신은 맺고 끊는 것을 분명히 하셨기에, 많은 분들이 정이 없는 분으로 오해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오랜 시간 곁에서 지켜본 저로서는 누구보다 인정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

 

물론 업무에 대해서는 가부를 확실히 하셨습니다만, 개인적인 일에 대해서는 자신의 일처럼 상담해 주시고 객관적으로 판단해 주시는 모습들이 저에게는 많은 교훈이 되었습니다. 제가 함께 근무했던 많은 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FM공무원을 뽑으라고 한다면 정국장님을 뽑을 것입니다(최칠구 연구관 의견).

 

 같이 지내시면서 후배 직원들의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이제 다 잊어 주시고 즐거웠던 일, 기쁜 일만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비록 공무원 신분은 아니지만 가까운 곳에서 일하시게 되면, 스스럼 없이 오셔서 차도 한잔 나누시고 인생선배로서 많은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선배님들이 평소 강조하셨던 말씀, 이제 제가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일도 중요하지만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아무쪼록 늘 건강하시고, 이제부터 인생의 후반전을 멋지게 장식하셔서, 많은 후배들이 벤치마킹 할 수 있도록 앞서가 주셨으면 합니다. 일을 내려놓고 이제 가정에 충실하십시오. 감사합니다.//   2008. 6. 24. 직원들을 대표하여

 

 

  아! 가시는 님, 아니 보내고 싶은데... 호근. 두원이 형 !!  입북동 은행나무집에서

 

  조촐한 자리지만 그래도 남아있는 후배들이 정성을 모았습니다.

 

  현직에서는 마지막으로 "쓰지만 쐬주 한잔 받으시지요"

 

  아직 젊은데 평생 몸담았던 공직을 기한이 차 떠난다는 것이... 한편 아쉬운 마음도 있지만 홀가분하기도 하지요?

 

  요즘은 거창한 퇴임식은 거의 사라졌으니, 조촐하게 정을 나누는 한끼 식사라도... 

 

  기념패!!!  "어언 33개 성상을 우리청에 근무하시면서 많은 일을 해오시다..."   

 

  후배들이 정성을 모아 마련한 기념패 소중히 간직해 주세요!

 

  상조회 전별금과 조그만 행운의 열쇠, 꽃다발까지 받고 만면에 웃음이...

 

  "호근, 두원 오빠 !! 가시는 님, 아니 보내고 싶은데..."

 

  남아있는 후배들이 정년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어요... 숙연합니다.

 

  최근에 다른 국으로 전출한 송미정 선생과 기념촬영 

 

 "제가 함께 근무했던 많은 분들이 있지만, 그중에서 FM 공무원을 뽑으라고 한다면 정국장님을 뽑을 것입니다" (최칠구 연구관 송별사) 

 

 "섭섭하고 아쉬웠던 기억들은 다 잊어버리고, 좋은 기억만 가지고 가겠습니다. 건강하시고, 남아있는 후배들이 잘 해주세요" 

  - 정호근 전 국장 고별사

 

  퇴임하시는 선배의 고별사를 후배들이 숙연하게 듣고 있습니다.

 

 두원이 형과 같이 지내며 가장 많은 애증이 교차했던 김사균 선생의 멋드러진 송별시

 

 "생각을 버리고, 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세계를 열고, 깊이 몰입하며 새로운 인생을 만들어가는 두 분의 지혜를 이제는 추억 속에 접어야 하나...

  밤바람 차가워도 옷깃 함께 여미고, 장마비 쏟아져도 서로의 온기를 느끼며 살아있음을 느끼고 싶지만... 떠나는 님은 야속하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뼈가 으스러지게 진한 포옹을... "존경하는 우리 연구관님, 건강하세요 !"

 

 "본인이 건강관리를 잘못해 만성간염으로 고생하느라 제때 승진도 못하고 어려움이 많았는데... 이제라도 평생 농업을 연구한 사람으로서 주말농장이라도 제대로 관리해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평생 농촌진흥청 연구원으로 살았던 삶이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드리겠습니다(공약?). 제 블로그(네이버/ 호성농업경영연구소)에도 자주 놀러오세요. 후배님들 사랑합니다"

두분 선배님,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이제 사랑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 주세요.

사람이 아름다워지기 시작하고,

세상이 더 밝아지기 시작하고,

마음을 적시며 흐르는 그 선율에 감동할 줄 알기 시작하고,

마음을 열어 세상을 보며 그림자마저 소중한
당신을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다시 찾아온 사랑을 위해

다시 찾아온 우리들의 우정과 평화를 위해

두 분에게 온 세상을 축복과 생명을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호근형, 두원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