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정보/경영 마인드

정운찬 총장이 말하는 한국농업의 비전

곳간지기1 2008. 6. 20. 21:33

희망제작소(대표 박원순 변호사) 농촌희망본부에서 주최하는 농촌희망기획강좌 시리즈 "비농업인이 바라본 한국 농업 농촌의 미래"에 참석했다. 6월 19일(목) 안국역 근처 희망제작소 회의실에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생각해보는 한국농업의 비전", 일반 경제학자가 농업을 어떻게 보는지 관심이 있어서 갔다.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와 총장,  한국경제학회장을 지낸 케인지안 주류 경제학자요, 한때 대통령 후보로 정당에서 러브콜을 받았던 정운찬 총장이 농업을 보는 시각을 살펴보고, 세계적인 식량위기와 시장개방 시대에 어려움에 직면한  한국농업의 희망을 찾기 위한 강의와 토론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정운찬 총장은 개방시대 농업 농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사람의 의식이 바뀌어야 함을 강조하였고, 농업의 범위를 단순한 생산 분야에서 나아가 가공, 유통, 서비스, 연구, 교육 등으로 외연을 확대하고, 특히 글로벌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인재양성을 위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질의응답 서두에 식량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외식량기지 건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고만 하고 토론좌장을 맡고 있던 김완배 교수가 대신 답변하도록 피해가서, 비농업 분야 주류 경제학자의 생각을 듣기 위해 이자리에 왔다는 청중으로부터 질책을 받기도 했다.

 

거듭된 질문에 농업분야를 전문적으로 깊이 다루지 않아 잘 모른다고 겸손해 하며 대단히 조심스럽게 발언했는데, 정치적인 오해 등을 의식해 너무 몸을 낮추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쇠고기 협상 문제와  FTA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청중이 원하는 시원한 답변보다는 신중하게 원칙론을  강조하였다.

 

모처럼 정통 경제학자가 말하는 국제화 개방경제 시대의 우리 농업에 대한 미래전망을 간략히나마 들을 수 있었고, 농촌출신으로서 농업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새만금 간척지의 농업용 활용비율 대폭 상향조정, 골프장 건설 등 농지훼손 방지, 농촌회복(귀농) 등에 대한 개인적인 의견도 피력했다.

 

 농촌희망찾기 기획강좌에서 '비농업인이 바라보는 한국농업 농촌의 미래'라는 주제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강의하고 있다.  

 

  

비농업인이 바라본 한국 농업ㆍ농촌의 미래


□ 제목 :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생각해보는 한국농업의 비전”

□ 일시 : 2008. 6. 19(목) 14:00-16:30

□ 장소 : 희망제작소 희망모을(서울 종로구 수송동 동일빌딩 2층)

□ 주최 : 희망제작소(대표 박원순) 농촌희망본부

□ 발표 요지

 1. 농업ㆍ농촌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의식이 바꿔야 함.

 ○ 경제적 측면 : 생산방식의 효율성 증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함.

      사회적 측면 : 도시와 농업ㆍ농촌민의 동반자 인식, 지역개발이 중요

     환경적 측면 : 농촌의 환경을 고려한 지속가능한 개발

 ○ 조직 부문 : 농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개인 농가가 아닌 공동생산 및 출하를 하여 생산비 절감을 위한 노력이 필요함.

 ○ 인간의 변화 : 일반기업과 행정의 업무나 조직은 기반시설 투자로 변화가 가능하나, 농업ㆍ농촌에 있어 경영주의 의식은 쉽게 변화하지 않음.

 

 2. 농업의 범위를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함.

 ○ 농업과 관련된 이해당사자가 많이 존재해야 함.

  - 농업도 단순 1차 산업이 아닌 가공, 유통, 서비스, 연구, 교육 등의 경쟁력을 갖춘 산업으로 발전해야 함.

  - 새로운 농업ㆍ농촌 연구 인력들의 끊임없는 연구ㆍ개발이 필요함.

  - 지역균형발전으로 농촌이 사람이 가야 : 도시-농촌 생활비 1.5대 1

  - 즉, 농민은 농산물 생산 및 판매가 아니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공자로 인식하여 고객이 만족하는 상품을 만들고 관리해야 함. 


□ 토론 요지 (진행: 김완배 서울대 교수)

 1) 식량위기대비 해외식량기지 건설에 대한 의견 ?

 ○ 1980년대 대륙개발의 삼강평원 농업개발은 인프라가 안된 상태에서 성급하게 진출하여 실패함, 신중하게 접근해야

 ○ 진행자인 농업경제학자 김완배 교수가 대신 답변

  - 현재 필요한 곡물의 양은 2,000만톤이나, 남한의 생산량은 쌀 500만톤을 포함 최대 1,000만톤 수준으로 자급에 한계가 있음.

  - 통일 이후를 생각하면 현재의 생산량은 남ㆍ북한을 포함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며 더 많은 식량(곡물)이 필요함.

  - 세계의 식량난은 단기에 해결할 수 없으며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 이로 인해 농업ㆍ농촌의 경쟁력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함.

  - 식량자급능력을 키우고 이모작 기피현상을 개선할 기술개발이 필요하며, 중남미의 해외농장 개발은 메이저 곡물기업과 일본상사가 항만․선적 시설을 장악하고 있어 생산해도 어려움이 있음.

  - 그로 인해 현재 정부는 러시아, 몽골, 동남아시아 일부 지역, 중앙아시아로 진출하기 위하여 방법을 모색하고 있음(농특위 작업).

 2) 농업은 전국민 문제, 경제학자로서 FTA 등 개방에 대한 의견은?

  - FTA로 농업개방 될 때 쇠고기 하나만으로도 큰 파동이 일어나고, 농업관료와 농업경제학자들도 시장경제에 대한 경험이 없었음.

  - FTA가 만병통치약도 아니고, FTA로 나라가 금방 망하지는 않는다.

  - 한-미, 한-EU, 한-일 등 동시다발적 FTA는 위험하기 때문에 강대국과의 FTA는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함.

 3) 한국농업의 미래, 농업분야 인적 구성의 전망은?

  - 농업의 살길은 사람이 변해야, 지원과 보상정책은 실패한 경험, 농업도 자생력을 키워야 함.

  - 일반 주류경제학자도 농업의 특수성과 중요성은 인정하고 있음 → 농업분야에서 우군으로 활용하는 지혜를 주문

 4) 농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교육여건이 열악하지 않는가? 농업에 대한 자부심, 농대에서 농업기술을 접할 수 없다?

  - 서울대 농생대 건물은 좋으나 농장시설 부족 → 강원 평창에 마련할 예정임. 

  - 교육계에서 교육보다 연구실적을 강조하다 보니 이론에 치중

 5) 쇠고기 재협상과 FTA 비준에 대한 견해? (프레시안 기자)

  - 손익을 잘 따져보고 대응하되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함→ 개인이든 국가든 투명하고 정직해야 할 것임.

  - FTA 협상에 있어 너무 서두르지 말고 큰 나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1930년대 대공황시 케인즈(물자는 자국제품을 이용하라)의 말을 인용하여 위험회피 경제정책을 펴야한다고 하였음.

  - 반면 개인기업들은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성장을 위해서는 위험감수 전략을 펴나가야 함.

 6) 농촌이 유지되려면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은퇴한 도시민을 농촌으로 이주시키기 위한 방법은?

  - 도시민 농촌이주를 위해서는 은퇴자를 대상으로 저리로 땅을 임대해 주는 방안을 제시하였으며, 교육, 의료 등의 기반 인프라 시설 현대화와 경쟁력 있는 시설 유치를 제시하였음.

 7) 골프장 등 농지훼손의 심각성에 대한 견해?

  - 골프는 치지 않음, 식량위기에 대비하여 새만금 간척지도 농업용 이용 비율을 30%에서 크게 높여야 함.

 8) 앞으로 Global trend는 생물(동식물)농업이 아닌 Bio technology가 대체할 것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정운찬 전 총장의 마무리 발언

  - 청중들의 질의나 문제제기에 대부분 동의하고, 생소한 농업분야를 좀더 이해하고 기여하는 노력을 약속

  -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일반 주류경제학자들을 설득하여 농업분야의 우군으로 활용하는 이론무장과 노력이 필요함.

  - 농업ㆍ농촌이 발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이라고 재삼 강조하였음.


 [참고자료]

 1) 조 순, “경제개발전략상의 농업의 역할 및 중요성”, 한국농업경제학회,「1980년대의 농정과제」, 1981.4.

 2) 강진규, “그래, 나 농대다”, 서울대학교 대학신문, 2008.3.24.

 

 

 * 희망제작소에서 발간하는 책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