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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돌이와 밥순이' 브랜드 사례 (광야농장)

곳간지기1 2008. 3. 18. 20:09

 

* 제가 10여년 전부터 컨설팅을 해오고 있는 당진의 쌀 농가 사례입니다.

'흙돌이와 밥순이'라는 브랜드명도 그럴듯하지만 그야말로 순박합니다.

 개방시대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식량위기가 닥쳐오고 있는데 이 때에

어려운 여건을 스스로 극복해 가는 자랑스러운 우리 쌀 지킴이입니다.

 

품종선택부터 재배기술과 판매방법 등 하루가 다르게 경영마인드로

무장해 가고 있어 가끔 찾아가 옆에서 지켜보기만 해도 뿌듯합니다.

 

* 최근 일본 동경농업대학 교수 일행과 농장을 방문한 사진입니다. 

 

 

  쌀 브랜드 ‘흙돌이와 밥순이’ 사례

박수현(당진군 합덕읍 광야농장)

 

  저는 2남 5녀 중 6째로 태어나 1980년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가정형편상 농사를 짓게 되었습니다. 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했을 때 농업지식이라곤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했기 때문에 어깨 너머로 본 농사일 그것뿐이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농업지식도 없고 이웃 어른들에게 물어보고 농업기술센터에서 지도를 받아가며 농사일을 해왔습니다.


이렇게 벼농사 일을 하다보니 농사일 시작한 1980년도 8,600평의 농지가 지금 27,000평의 농지로 확대 되었습니다. 1987년도쯤 우루과이 라운드(UR)가 시작되면서 농지구입이 쉬웠습니다. 그때는 쌀값 하락 두려움으로 서로 농지를 처분할 시기였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농지를 처분하고 도시로 떠난 농민이 많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농지구입이 쉬워 농업기반공사의 지원을 받아 농업기반을 넓혔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당진 지역은 단위당 수확량이 전국 1위를 연속 달성하고 높은 수량을 올리기 위한 정책을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고품질 쌀 생산 쪽으로 정책이 바뀌다 보니 군 농산과에서도 대책에 부심하는 것 같습니다.


2004년 WTO 쌀 재협상과 수입자유화에 따른 국내 쌀 시장의  불안을 해소하고 수입쌀과의 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오로지 품질 고급화만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생산은 물론 가공․유통에 이르는 전 분야에 첨단 경영기법을 도입하여 실천하면서 좋은 쌀은 반드시 좋은 토양에서만 생산될 수 있고 농업의 좋은 환경을 보전해야만 지속적으로 고품질 쌀을 생산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간이 토양 검정기를 이용하여 논토양을 정밀 진단하였고, 질소질 비료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동시에 벼를 수확한 후 볏짚을 전량 논에 썰어 넣은 후 가을갈이 하는 논토양 지력향상을 10여 년째 고집스럽게 실천해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규산질 및 유기퇴비 등 토양개량제 사용을 현실화함으로써 토양 산성화를 예방하였고, 소비자 인지도가 높은 품종 ‘소비벼’를 재배하여 밥맛 좋은 쌀 생산에 주력해 오고 있습니다.


  또한 2002년 쌀 품질 향상을 위해서 시간당 800㎏을 생산할 수 있는 자가 도정시설(자동계량기, 현미분리기, 석발기, 정미기, 현미기, 미각기)을 2,500만원을 투입하여 설치하고, 벼건조 수율조절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5.4톤 규모의 원적외선 건조기 4기(3,200만원 상당)를 2003년도에 추가로 설치하였습니다.


지금 일본에서도 미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원적외선 건조기 쪽으로 가는 추세라고 들었습니다. 원적외선 건조기는 일반건조기와 달리 원적외선을 투과시켜 벼를 표면이 아닌 속부터 균일하게 건조하기 때문에 동할미가 일반건조기에 비해 2% 정도 적고 미질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제가 ‘흙돌이와 밥순이’라는 브랜드로 판매에 나선 것은 저의 지역 합덕 우강들에서 생산한 쌀이 인근 평택이나 철원 등지로 팔려나가는 것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희 고장 농민들은 좋은 벼를 지역 RPC나 도정공장에 파는 것이 아니고 외지에서 들어온 상인이 kg당 10~20원 더 준다고 외지상인들에 팔아넘기고 안좋은 벼, 도복된 벼는 RPC에 가지고와 안사준다고 억지 부리는 농민이 많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죠 당장에 이익만 챙기고 앞날을 생각 못했기 때문에 지금 우리 지역 쌀이 질은 좋은데도 제값받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 광야농장 홈페이지  www.ssal365.com

   

이런 안타까운 생각을 하고 있을 쯤 서울에 사는 저의 친척이 제가 선물한 쌀을 먹어보고 밥맛이 이렇게 좋은 것은 처음 먹어본다고 하면서 주위 사람들의 선물한 것이 계기가 되어 판매에 나섰습니다. 제가 재배한 품종은 농촌진흥청 호남농업연구소에서 개발한 ‘소비벼’인데 비료도 적게 먹고 밥맛이 매우 뛰어난 품종입니다. 재배과정에서 몇 과정 주의만 하면 수확량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이때 유통업을 하는 저의 매형이 얼굴 있는 쌀을 판매하는 것이 어떠냐며 “흙돌이와 밥순이”라는 이름으로 상표출원 신청을 해주셨습니다. 상표가 나오기까지는 6개월이 걸렸는데 상표등록을 마치고 포대 제작에 들어갔습니다. 그때 포대 제작은 기본 인쇄가 10,000장이라 저의 규모 같으면 전농사를 다 판다고 해도 7년 동안 판매할 수 있는 너무 많은 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곳저곳 지대미 공장을 찾아다니며 사정하여 5,000장을 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지대포장만 해서 택배로 발송하다 보니 종이가 약해 터져 반품도 들어오고 해서 다시 PP포대로 제작하여, PP포대 속에 지대를 넣어 포장하여 발송하니 터지지 않고 잘 배송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디자인도 안 좋고 소비자들이 소포장을 원하여 2003년도에 10kg 포장지를 도안비 20만원과 조판비 70만원을 들여 10kg 지대미 포장지를 제작하고, 박스포장도 제작하여 소비자들이 20kg을 주문하면 10kg 지대포장 2포를 박스에 포장하여 보내드리고 있고 10kg로 5kg 2봉지를 10kg들이 박스에 포장하여 택배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저의 논 9ha에서 생산한 조곡 약 75톤 정도를 소비자들에게 직거래하고 있습니다.


2004년도에는 제가 생산한 품종이 적어 이웃 농가의 벼를 사서 보냈는데, 수확도정 과정이 잘못되어서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많이 잃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에는 품종에서 혼입이 많이 되어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새로 시작하는 각오로 품종도 원종으로 확보하고 최고의 쌀을 생산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새로운 품종 ‘다미벼’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된 품종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계획입니다. 다미벼(익산481호)는 밥맛이 매우 우수하고 쌀 수확량이 10a당 592kg로 지금까지 개발된 품종으로는 최고품종으로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에서 저희 농장에 시험포(10ha)를 설치할 계획입니다.


또 소비자들에게 질 좋은 쌀을 도정하여 보내드릴 수 있게 도정시설을 2002년도에 2,500만원을 들여 제가 직접 설계하여 설치하였습니다. 또 요즘은 소비자들이 건강을 생각하여 현미를 많이 찾습니다. 그래서 2003년에 현미 포장 시설을 확충하여 100% 현미를 도정할 수 있는 설비를 보완하였습니다.


앞으로는 우리 당진 지역의 우수한 쌀을 연중 햅쌀같은 밥맛을 유지하기 위하여 벼 저온저장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2005년에 군비 25%, 도비 25%를 지원 받아 사업비 7,200만원을 들여 벼 저온저장고를 설치하여 소비자들에게 항상 신선한 쌀을 공급할 계획으로 저온저장고 설치를 완료하였습니다.

  

또한 소비자들에 다가가 바로 도정하여 판매할 수 있는 매장을 뜻이 맞는 4농가가 공동출자하여 2003년 11월에 서울 상도동에 오픈하여 즉석 방아 체인점을 모집하였습니다. 즉석방아 체인점은 저의 농장에서 생산된 벼를 현미로 도정하여 판매장에서 미니도정기를 이용하여 소비자들이 기호에 맞게 5분도, 7분도, 9분도 등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도정해 가는 방법입니다. 지금은 매장운영에 어려운 점이 많아 즉석방아 체인점은 운영하지 않고 있습니다.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하여 지역 장려품종 선발 시험포를 지난해까지 5년차 운영하고 있으며, 2003년도 새로운 시비법 보급을 위하여 벼 이앙동시 측조시비 시험포를 운영하였습니다. 측조 시비법은 이앙과 동시에 모포기 옆에 약 5cm 깊이로 묻어주는 시비법입니다. 이 시비법을 해보니까 전포장이 균일하게 시비되며 비료 유실이 적어 환경보호에도 상당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이 방법으로 시비했을 경우 10~15%는 적게 시비해야 된다고 봅니다. 또 밑거름 없이 이앙과 동시에 시비하기 때문에 이끼 발생시기가 늦어 초기생육이 빨라 분얼시기가 빠릅니다. 또한 2004년에는 기능성 쌀 시험포를 설치하여, 고라이신 쌀인 ‘영안벼’, 다이어트 쌀인 ‘고아미2호’, ‘흑향미’ 등 품종 시험포 3ha를 설치하여 당진 특색미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런 고품질 특색미 판매에 더욱 노력하여 우리고장 농민이 보다 높은 소득을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제가 5년째 소비자들과 대하면서 느낀 것은 우리가 안전하고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한다면 소비자들은 우리 농업인을 믿고 우리농산물을 애용하리라 생각합니다.


1960년대에는 90%의 농민이 10%의 소비자를 상대로 쌀 판매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은 7%의 농업인이 93%의 소비자를 상대하면서 판매에 어려움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리 농업인이 도전의식을 가지고 벤처 정신으로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우리농산물을 애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들이 주목적인 것 같습니다.


제가 작지만 실천하려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저희 광야농장은 “세계최고의 명미를 향하여, 신뢰로서 고객에 감동을”이란 농장훈이 있습니다. 우리가 좀더 소비자들이 원하는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위하여 노력하면 우리의 주곡인 쌀, 절대로 외국쌀에 뒤지지 않을거라 믿습니다.

 

 

광야농장 옛집에서 도로변으로 새집과 저온창고 신축,

당진군 합덕RPC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