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고객 입장에서 늘 생각하고 호흡해야”
“농업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농업에 대한 자신감, 자부심, 미래 한국농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확보 등을 위한 내용들이 더 많이 편성되었으면 합니다.”
18년째 허브농원을 운영하는 이종노(47) 원평허브농원 대표는 농업인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같이 제안했다.
최근에는 허브농원에서 보다 농업기술센터나 한국농업전문학교 등지에서 인터넷을 통한 농산물 전자상거래 강의 등에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이종노 대표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공간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은 전자상거래 이전에 홍보, 나아가 우리 마을의 문화관광 관련 부문, 내가 농사짓고 있는 농산물의 재배환경, 재배 농산물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상식 등은 물론 한국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공간으로 우선 활용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산, 출하한다는 의미 이전에 내가 고객 입장에서 구입하고 있다는 생각이 항상 마음속에 살아 숨쉬고 있어야 합니다.”
농업인의 마인드 변화를 강조하는 이종노 대표는 마케팅 전략과 관련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가슴으로 인식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 직접 농업에 종사하면서 볼 때 국내 농업·농촌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농촌의 분위기는 어찌되었든 지금처럼 가야합니다. 벼농사만 해도 식량뿐 아니라 담수기능 등 국토보존기능도 있지 않습니까? 벼농사를 예로 든다면 논에 오리나 미꾸라지 등을 놓아 키우면서 인근 유적지와 연계하면 좋은 체험프로그램으로 하루나 이틀정도는 충분히 도시민들이 쉬어갈 수 있습니다.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된 만큼 도시민들이 주말에 농촌에 와서 돈을 쓸 수 있도록 농촌에서는 아이디어를 내야 합니다.”
- 자신이 직접 경영체를 경영하면서, 그리고 이웃의 경영체를 볼 때 경영측면에서 국내 농업경영체가 가장 부족한 부문은 무엇이라고 진단하고 있습니까?
“마인드가 잘못되어 있습니다. 한마디로 너무 보수적입니다. 자신이 농사짓고 터득한 노하우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 농업경영체의 경영마인드 확립을 위해서는 결국 경영체 구성원의 자세와 외부교육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우선 현재 정책을 보면 공무원들의 잘못이 많습니다. 한마디로 탁상공론입니다. 공무원들의 미래 농업에 대한 예측이 너무 미흡합니다. 실례로 테마마을에 대한 프로그램만 해도 너무 미흡한 실정입니다.
교육에 있어서도 지금의 교육을 보면 한발 뒤쳐진 교육이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정보와 교육만 해도 지금까지 진행되어 온 교육은 ‘포토샵’ 등 전산을 전공한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배워야 하는 내용들이 주류입니다. 이런 것들은 농업인들 입장에서는 실체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전자상거래를 위한 공간만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전자상거래 이전에 홍보, 나아가 우리 마을의 문화관광 관련 부문, 내가 농사짓고 있는 농산물의 재배환경, 재배 농산물에 대한 이론적 지식과 상식 등은 물론 한국 농업·농촌의 발전을 위해 필요한 공간으로 우선 활용돼야 한다고 봅니다. 이 부분에 있어 어느 정도 안정적 기반·기초가 다져져 갈 시점부터 전자상거래가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농업인 대상 교육 프로그램 기획 시 농업과 전혀 상관이 없는 분야라도 넣어서 신선한 교육이 되게끔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 개방화·국제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여겨집니다. 이는 위기이기도 하고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 시점에서 이웃 농업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농업인들도 마인드를 바꿔야 합니다. 화훼농가만 해도 얼마든지 체험이 가능하고 직거래도 이뤄낼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인드입니다.
내가 어떤 가게에 갔을 때 주인이 별로 맘에 안 들거나 물건의 품질이 그저 그렇다면 그 가게는 두 번 다시 가게 되지 않습니다. 현재는 내가 판매자 입장에 있으면서 흔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라’라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가요? 전혀 그렇지 않지 않습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생산, 출하한다는 의미 이전에 내가 고객 입장에서 구입하고 있다는 생각이 항상 마음속에 살아 숨쉬고 있어야 합니다.”
- 1999년 4월 개장한 원평허브농원 홈페이지를 찾는 내방객이 현재 연 13만~15만에 이르는 것으로 압니다. 이처럼 정보화 기반을 바탕으로 원평허브농원의 체험프로그램 참여를 확산시킨 비결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습니까?
“농산물을 비롯한 제품을 생산하는 개체는 사람입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이도 사람이고, 물건을 사는 이들 또한 사람이다. 결국 가장 중요한 재산은 돈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우리 홈페이지의 공식적인 전자상거래 쪽 회원에 가입된 사람들은 약 7,600여명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홈페이지를 통해 물건을 구입하는 사람들이라고 따로 관리하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 사람들에게 무엇인가 되돌려 줄 것, 되돌려 주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사전 예고 없이 보내주는 것, 그리고 말을 통해서나 글을 통해서 뭔가 약속한 것이 있다면 반드시 행하는 게 제 고객관리 방법일 뿐입니다.
현대사회의 마케팅 전략은 3가지로 대변해 표현할 수 있습니다. 나비효과=카오스 이론, 블루오션, 그리고 휴머니즘입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휴머니즘’입니다.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가슴으로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특별히 홈페이지를 찾는 내방객들의 손과 눈을 고정시키는 비결을 갖고 있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만.
“처음 홈페이지를 개설, 방문객이 없었을 때는 뭐랄까....... 자괴감 같은 것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차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감성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속을 드러내 놓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종노의 허브일기’라고 제목은 붙여 놓았지만 실제로는 허브에 대한 애기는 거의 없습니다. 그저 내 가슴속에 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을 뿐입니다. 그로 인해 지금은 ‘원가네 사람들=원평허브농원 가족인 사람들’이라는 모임이 만들어질 정도로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 홈페이지 운영이 매출 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왔나요.
“물론 많이 늘었습니다. 홈페이지 개설전인 1998년 전체 매출이 1억 2,000만원이었으나 홈페이지 운영 후인 2004년 3억 7,000만원, 2005년 5억 2,000만원으로 늘어났습니다. 특히 이 가운데 전자상거래 비율이 60%에 이릅니다.”
- 앞으로 원평허브농원 운영 계획은 어떻게 세우고 있습니까?
“원평허브농원의 깨끗한 이미지와 정리 정돈된 모습, 그리고 체험프로그램의 다양화로 꾸준히 고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맑은 마음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또한 대한민국 농촌의 전체 테마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활동하면서 고객과 친구사이라는 마음 자세로 강한 한국농업, 농촌을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이종노 원평허브농원대표는 누구인가?
1998년부터 원평허브농원을 경영하고 있는 그는 1999년 8월 고려대학교 자연자원대학원을 졸업했다. 2000년 4월부터 농촌진흥청, 농업기술센터, 농산물유통공사, 고려대·경희대·한국농업전문학교 등에서 ‘한국허브시장의 발전방안’과 ‘인터넷을 통한 농산물의 전자상거래 사례’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 2003년 7월 출판한 ‘허브플러스, 헬스플러스’가 있으며, 경기도지사 표창(2001년), 신지식농업인장 수상(2002년), 농업인 대상(2002년), 농업인 홈페이지 경진대회 최우수상(2002년), 새농민상(2006) 등을 수상했다.
사회단체 활동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경기도 농촌지도자, 화성시 시민포럼위원, 화성시 관광진흥 협의회 운영위원, 이팜어스(농사물전자상거래 모임)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농업경영 비즈니스 성공조건1/ 농업경영을 이끄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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