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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채류 품질개선 시장의 변화를 살펴야

곳간지기1 2021. 2. 1. 06:24

전남농업정보 2021년 2월호 '초대석'

과채류 품질개선, 시장의 변화를 살펴야

 박평식 박사/ 한국농업개발원 연구위원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소비자가 어디로 움직일 것인지 알아내고 앞서 그들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미리 예측하고 만족시키는 일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예전의 농식품 소비 트렌드가 배고픔 해결이 우선이었다면, 이제는 건강·안전·편리함 등으로 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0년부터 10년간 누적된 전국 1,486가구의 가계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농식품 소비행태는 젊은 소비, 건강 중시, 간편 소비, 먹거리·구매장소 다양화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장년층보다는 20-30대 젊은 층이 농식품 구매의 주체로 등장했고, 농식품 구매 시 고려사항은 안전한 식품, 건강 증진, 영양 성분 등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에 부응하기 위해 딸기, 수박, 참외, 고추, 오이 등 과채류를 중심으로 소비패턴의 변화를 검토하고, 도매시장 전문가의 품질개선 요구사항을 분석해 보았다. 육종 전문가와 농가, 조리사의 의견을 반영해 조사표를 작성하고, 가락시장 경매사와 중매인 등 시장전문가에게 설문조사를 통해 시장수요에 대응한 품질·품종 개선방안을 찾아보았다.

 

도매시장 종사자들이 보는 품질 선호도

농산물 도매시장에서 과채류를 직접 선별하고 유통을 주도하는 전문가들이 과거에 비해 색택·모양·크기 등 외관품질을 평가하는 정도는 조금 강해졌다 55%, 훨씬 강해졌다 30%로 대부분의 시장 종사자가 소비자의 변화를 감지하고 있다. 한편 맛·육질·향 등 내부품질을 평가하는 정도는 88.3%로 더 강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에서 중시하는 과채류 품질요인별 선호도를 분석적 계층화(AHP) 기법으로 좀 더 자세히 분석한 결과, 딸기의 경우 외부품질보다는 내부품질의 선호도가 높았는데(가중치 0.528) 선도·경도·당도·저장성 등이 중시되었다. 외부품질(가중치 0.246)로 색택과 외관 등이 그 다음을 차지했다.

 

수박의 경우 도매시장에서 중시하는 품질요인별 선호도는 역시 외부품질보다 내부품질 부분이 높았는데(가중치 0.503) 당도·육질·과즙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외부품질(가중치 0.237)로는 색택·외관·모양·크기 등이 그 다음을 차지했으며, 정품질·정시 등 구입조건(가중치 0.261)도 중요시되었다.

 

참외의 품질요인별 선호도는 내부품질(가중치 0.403)로 당도·육질·선도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외부품질(가중치 0.256)로 색택·외관·모양 등이 그 다음을 차지했으며, 정품질·정가격 등 구입조건(가중치 0.340)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시되었다.

 

풋고추의 품질요인별 선호도는 외부품질(가중치 0.406)이 높았는데 모양·크기·색깔·외관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내부품질(가중치 0.393) 매운맛··식감·선도 등이 그 다음을 차지했으며, 정품질 등 구입조건(가중치 0.201)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오이의 품질요인별 선호도는 역시 외부품질이 높았는데(가중치 0.392) 균일성·외관·모양 등이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내부품질(가중치 0.348)은 경도·선도·저장성 등이 그 다음을 차지했으며, 정품질 등 구입조건(가중치 0.260)도 중요시되었다.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과채류 품질개선 방향

소비자와 시장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알아야 생산자와 육종·재배 전문가도 한발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품질요인별 선호도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시장전문가 심층면접을 통해 도출한 과채류 품질·품종 개선방안 요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시장에서 보는 딸기 품질·품종 개선방향은 아삭한 식감, 단단한 경도, 적당한 크기가 중요한 요소이고, 딸기 고유의 향과 모양, 상온 저장성, 윤기 나는 맑은 선홍색 등이 중요한 포인트로 지적되었다.

2) 수박의 경우 대과종은 너무 크지 않게 7~9kg이 적당하고, 1인 가구 증가로 소과종 개발이 많이 이뤄져야 할 것이며, 망고수박·애플수박·파파야수박 등 특수수박 개발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3) 참외의 품종 개선방향은 당도가 좀 더 높은 품종, 경도가 더 높은 품종, 기후변화 대응, 흰가루병 내성, 기형과 발생이 적은 것 등으로 나타났다.

 

4) 풋고추는 매운고추, 아삭이 고추, 꽈리고추 등 고유의 기능에 맞는 다양한 품종개발이 필요하고, 기후변화에 대비한 내병성이 강한 품종, 꼭지가 신선하고 저장성이 강한 품종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5) 오이는 기후변화에 대응한 적절한 품종 개발, 바이러스·곰팡이 등 병해에 강한 품종, 균일하고 저장성이 강한 품종, 외부품질 위주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한 품종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미래로 가는 전남농업] 20212월호, 초대석

 

과채류 품질개선 시장의 변화를 살펴야_전남농업20210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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