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소비트렌드 반영하여 언택트 시대 극복하자 !
박평식/ 한국농업개발원 연구위원
□ 코로나19로 맞이한 언택트 시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긴장한 가운데 긴 장마와 폭우, 태풍 등 바람 잘 날이 없다. 코로나 감염병이 확산되면서 언택트(Untact) 시대를 넘어 온라인상에서의 연결을 추구하는 온택트(Ontact) 시대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다 보니 많은 분야에서 비대면 활동이 강화되었지만, 무작정 안 보고 안 만날 수 없으니 온라인으로라도 접촉을 하자고 온택트 개념이 일상생활은 물론 경제활동에까지 파고들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이 분석해 발표한 농식품 소비 트렌드 자료를 보면, 지난 10년간 농식품 소비행태가 ‘젊은 소비, 건강 중시, 간편 소비, 구매 장소 다양화’로 변해가고 있다. 20대와 30대 젊은 층이 농식품 구매의 주체로 등장했고, 농식품 구매 시 고려사항은 안전한 농식품, 건강 증진, 영양성분 등 건강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발생으로 소비자의 농식품 구매행태에도 많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 코로나 확산에 따른 소비 트렌드 변화
코로나 발생 이후 신선식품의 구매처는 대형마트 구매가 감소한 반면, 동네 슈퍼마켓과 온라인 구매는 증가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구매장소의 변화는 소비자들이 농식품 구매 시 사람 간 접촉을 꺼리기 때문이다. 가정 내 조리 횟수가 늘어나면서 비교적 손쉽게 조리할 수 있는 농식품 및 저장 기간이 긴 상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또한 국산 농산물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응답이 33.5%로 국내산 소비 확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코로나 확산 이후 농식품 구매 방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2, 4, 6월 설문조사), 외식을 이전보다 줄였다는 가구가 대부분이고, 배달 횟수는 늘었다는 가구가 점차적으로 증가했다. 초기 1차(2월)·2차(4월) 조사 시 외식횟수를 줄인 소비자가 1차 74.8%, 2차 82.5%로 대부분 외식을 줄인 것으로 나타나, 단기간에 소비자 행동의 변화가 크게 나타났다. 배달횟수는 줄였다는 가구가 늘렸다는 가구보다 많기는 하지만, 외식횟수만큼 큰 차이가 나지는 않았고, 늘렸다는 소비자가 점점 더 많아졌다.
코로나 이후 신선식품 구매패턴의 변화를 살펴보면, 구매를 줄인 소비자보다 늘린 소비자가 더 많았으며, 품목별로는 과일류 > 채소류 > 육류 > 곡류 순이었다. 특히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6월) 과일과 육류 등 신선농산물 구매를 늘렸다는 소비자가 대폭 증가했다. 또한 앞으로 장기보존 농산물을 더 늘리겠다는 응답이(44.6%) 단기보존 신선농산물(24.4%) 보다 2배 가까이 되어 장기보존 농산물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가 사람이 많은 장소를 기피하다 보니, 비대면 구매가 가능한 온라인(택배) 시장의 성장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집과 가까운 슈퍼마켓에서의 농식품 구매가 현저히 늘어났다. 이러한 유통환경의 변화로 급격하게 늘어난 온라인 시장을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하겠다. 농가는 온라인 마케팅 기법을 잘 익혀 적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 농식품 소비 트렌드 변화에 따른 대처방안
요즘은 소비가 생산을 선도하는 추세이다. 농업 생산자는 품목별 소비 트렌드를 잘 살펴 생산과 판매계획에 반영하고, 연구자도 시장의 수요를 고려하여 연구방향 설정에 참고해야겠다. 곡물‧서류 등을 중심으로 프리미엄화와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도 성장 가능성이 크다. 특히 건강 중시, 소비 편의 키워드와 맞물려 곡물 간식류, 죽류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러한 변화에 맞는 가공 분야 R&D 확대가 시급하다.
유통환경 변화에 따라 농식품 소비자의 행동이 아날로그 중심 산업생태계에서 디지털 중심 산업생태계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 비대면 구매증가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소비자에게 어떠한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특히 외관, 맛, 친근감, 편의성 등 소비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시각화해서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비자와의 소통을 온라인화하는 SNS 마케팅을 적절히 잘 활용해야 하겠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세계 농산물 물류 이동이 더 어려워졌다. 이러한 물류 유통망의 제약으로 국산 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고 있어, 불행 중 다행으로 재도약 가능성이 커졌다. 국산 농산물의 진정한 가치를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화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국산 농산물의 영양학적 가치와 건강과의 상관관계를 밝혀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겠다. * [미래로 가는 전남농업] 2020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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