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연구․지도사업의 창조적 혁신을 위한 코칭제도 도입방안
김사균/ 농촌진흥청 농업경영정보관실
Ⅰ. 서 론
1. 코칭의 유래와 기원
코칭은 일찍이 스포츠 분야에서 정착되었다. 1975년에 이르러서야 티머시 골웨이가 『테니스 이너게임(The Inner Game of Tennis)』에서 수준 높은 성과를 얻는데 큰 효과가 있는 코칭기법을 소개한 바 있다.
골웨이는 테니스 코치로서의 경험을 통해 기술적이고 상세한 지시보다는 고객(=피코치, 필자 주)이 자신의 내면적 정신에 집중하도록 도울 때 가장 쉽게 테니스를 배우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골웨이의 지도를 받은 사람들은 골웨이의 이런 방법이 조직과 회사에서도 적합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1). 골웨이의 제자 존 휘트모어가 1995년에 『성과를 위한 코칭(Coaching for Performance)』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코칭리더십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또 다른 코칭법 개발자로는 비즈니스 컨설턴트이자 철학자이며 칠레 장관에서 정치범까지 파란만장한 생애를 산 페르난도 플로레스를 들 수 있다.
그는 1970년 후반에 미국 캘리포니아에 정착하여 허버트 드레이퍼스 교수와 함께 언어를 이용한 코칭접근법을 개발하였다. 이후 코칭 교육과정이 개발되었고, 이 과정에서 코칭기술과 교훈이 기업의 교육과 인사정책에 반영되었다.
1990년 무렵부터 많은 사람들이 코칭을 더 체계적이고 학습가능한 분야로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1998년에는 국제코치연맹(International Coach Federation, ICF)이 세워졌다. 처음에는 북아메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던 ICF는 30개국이 넘는 회원국을 보유 하였고, 세계적으로 단연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비영리 전문코치 협회로 성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유럽지역의 코치는 신경언어 프로그램
(Neuro-linguistic programming, NLP) 관점에서 인간행위의 전 분야에서 우수모델을 찾고, 주관적 경험의 구조를 이해하려는 두 가지 관점을 가졌다2). 이후 NLP는 ICF 인증을 받은 유럽 정통의 코치훈련 프로그램이 되었고, 국제교육 세미나에서도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다.
2. 코칭의 중심적인 이념
코칭은 변화라는 관점을 가장 중요한 이슈로 제기한다. 코칭은 고객뿐 아니라 코치에게도 배움의 과정이며, 끊임없는 대화의 과정이다. 코칭은 변화에 대한 기존의 일방적 관점에 대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요구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코칭의 진정한 메시지는 코치가 해답을 알고 있으며, 코치에게 의존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 자신이 해답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으로부터 해답을 이끌어내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러한 고객지향적 관점은 조직의 변화 또는 서비스나 연구지도사업에서 유용하게 응용가능하다. 기업이나 조직의 목표는 성과의 향상이다. 오늘날 농촌진흥사업 역시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을 도입하고, 연구와 지도역량을 높이기 위한 대책을 수립하지만 보다 더 진보적인 도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따라서 일방적인 지시나 명령하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탈피하여 현장, 연구, 지도, 정책 등 각 주체 간 상호의존적이며 유기적 연관 속에서 성과를 창출하는 의사소통 모델로서 코칭을 도입하고자 한다.
Ⅱ. 본 론
일단, 코칭을 농촌진흥사업에 응용함에 있어 논의의 수월성을 위해 농업경영연구 ․지도사업으로 제한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농업경영서비스를 보다 고급화하고 차별화된 신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것은 고객이나 공급자 양측 모두 선택의 폭을 확장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코칭은 바로 양질의 농업경영서비스를 수행하려는 의지의 소산이다. 코칭을 통해 농업경영서비스의 수요자인 고객을 감동시키는 기제(mechanism)로 활용할 수 있다면 본격적으로 검토할 수 있으리라 본다.
1. 농업경영사업에 적합한 코칭
농업분야에서 코칭기법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농업경영분야가 유력하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농업경영은 사람을 주제로 하기 때문이다. 또한 코칭의 근본 바탕도 사람의 변화에 두고 있으므로 그 어떤 분야보다 먼저 농업경영분야에서 코칭기법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농업경영사업의 과제는 농가 및 조직 단위에서 사업성이 높은 농업경영기술의 확립 및 확산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수행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최근 들어 농업경영은 훨씬 더 리스크가 높아지고 현실에 대응한 농업경영의 역할이 증대됨에 따라 기술, 마케팅 및 비즈니스의 결합을 통한 고객의 가치증진이 핵심과제이다. 나아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기술과 연구를 통해 농업경영 유형별로 성공모델을 개발보급 하는 것이 당면과제이다.
현재, 농업경영에서 주목받는 키워드를 도출해 보면, 마케팅(기술과 마케팅의 결합, 품질, 시장분석, 소비자 지향), 비즈니스(우수농업경영시스템 구축, 비즈니스 모델 개발, 회계), 컨설팅(농업경영문제 해결), 정책지원과 사업성 평가, 정책수립에 필요한 거시․미시환경, 농업경영 조직 분석지원, 작목별 소득분석과 지원 등을 거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러 가지 농업경영사업이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현장 농업경영인에 대한 농업경영 지원을 어떤 형태와 방법으로 수행하고, 과학적이고 유용한 농업경영기법이 수익으로 어떻게 연계할 수 있을지 그 방안을 찾는 일이다.
코칭은 바로 이런 과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농업경영 전문가의 특질과 장점을 활용하여 기존의 컨설팅 사업 이상의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는 코칭사업을 수행할 경우 농업경영인들의 경영기술을 한층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 코칭의 농촌진흥사업으로의 도입방안
코칭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나 기반없이 코칭사업을 전 기관차원에서 확산하기는 어려우나 시범적으로는 운영 가능할 것이다. 실제로 코칭사업의 도입여부는 고객의 수용성 여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농촌진흥기관의 주체적 혁신역량과 의지에 달려있다.
고객을 대상화하고 고객은 교정되어야 할 비인격체로 보는 기존의 시각을 교정하지 않으면 코칭은 뿌리내리기 어렵다. 농업인은 지도대상이며, 교육의 비주체이며, 해답은 전문가가 가지고 있고, 농업인은 전문가의 기법을 수동적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일방주의적 시각에서는 본 사업은 쉽지 않다. 코칭의 기본 철학은 농촌진흥조직이 먼저 혁신하면서 고객을 신뢰하는 것이다.
고객이 답을 가지고 있으며, 고객이 문제해결의 주체라는 패러다임을 확고히 하는 것이다. 농업인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경청하는 능력은 더 없이 중요하다.
판단은 나중에 하고, 듣기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이 원칙은 코칭의 처음이자 끝까지 관철되어야 할 원칙이다. 농업인의 마음이 열리도록 적극적 경청을 시도하고, 농업인의 의심과 두려움을 헤쳐 나갈 강력한 질문을 통해 농업인이 다시 생각하게 하고 열린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러한 능력은 일반적인 업무능력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다. 따라서 목적의식이 있고 합의된 방식으로 지도사나 연구사에 대해 코칭교육이 선행되어야 사업을 시행할 수 있다.
관행적 의견수렴 방식이나 일회적 현장방문으로는 코칭사업이 궤도에 오르기 어렵다. 따라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치를 양성하는 일이다. 이와 함께 시범사업의 측면에서나마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칭사업단의 운영을 제안한다.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칭사업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조직적 틀이 필요하며, 산학연과 연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농촌진흥기관 자체의 역량만으로 코칭사업을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전문적 역량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것은 농업의 외연적 확대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칭사업단이 잘 운영되어 코칭사업이 확대되고 긍정적 효과를 가진다 하여도 농촌진흥조직 안에서 역량이 구축되지 않으면 농촌진흥사업은 발전하기 어렵다.
따라서 가장 먼저 코칭사업단은 시범농가 발굴과 진단에서 출발해야 한다. 다음으로 비즈니스모델 구축과 모델의 현실적용과 확산의 과정으로 나아가 사업적 성과를 분명히 가시화할 필요가 있다.
사업단을 통해 이러한 과정을 거친다면 농업경영인의 신뢰도를 충분히 획득할 수 있다. 사업초기의 시행착오나 우려도 해결할 시간적 여유를 확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업수행의 노하우가 축적되어 있지 않은 미숙한 운영방식을 보완할 수 있어서 안정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전략이다.
한편,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치를 농촌진흥기관에서 자체적으로 양성하여 외부의 전문가와 결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치과정 운영을 통해 양성되는 농업경영코치는 내부의 의견수렴절차를 통해 1급, 2급 코치자격을 부여하고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등 예우를 한다면 좋은 반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칭사업은 막연한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아니고, 분명한 타겟고객을 설정하고 목적과, 내용, 방향성이 사전에 조직화되어야 한다.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치 양성과정은 농업경영사업의 틀을 바꿀 중요한 사업이다. 그간 농업경영전문가는 분야별 전문가를 배출할 기회가 구조를 가지지 못했다.
그러나 코칭사업을 통해 농촌진흥공무원은 농업경영 전문가로서 코칭능력을 배양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코칭능력을 배양하여 현장의 농업인들에게 농업경영기술 보급사업을 코칭의 철학적 바탕에서 수행할 수 있다. 농업경영 코칭은 곧바로 현장의 농업경영기술 보급과 확산을 위한 유용한 도구이며, 농업인들로 하여금 실천적인 행동변화를 유발하게 하는 경영무기가 될 것이다.
Ⅲ. 결 론
농업경영의 신성장 동력으로서 "코칭"의 도입을 권장한다. 강조한 바와 같이 코칭은 조직이나 개인이 지닌 능력이나 가능성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지원하는 문제해결 기법과 같다. 코칭은 농업경영 의사결정의 청량체 역할을 수행하며, 핵심질문을 통해 고객을 생각하게 만들며, 경청을 통해 고객이 스스로 문제해결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력한 경영기법이다. 코칭은 문제가 일어났을 때 조치를 취하는 대처요법이 아니라, 문제가 일어나기 전에 예방기술을 발휘하는 과학적 경영기술이다. 코치는 농업경영체의 비즈니스 환경 요소에 대한 분석, 비즈니스의 유형구분, 특성 분석 등 연구를 보완하는 역할도 수행할 것이다. 고객의 비즈니스 역량을 평가하기도 하며 참여관찰도 수행한다. 나아가 코치는 비즈니스 역량배양 프로그램을 제작 지원하고 비즈니스 역량 배양을 위한 주기적 워크숍의 실시나 현장방문도 수행하면서 Case By Case로 코칭할 것이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농업경영체간 크로스 코칭(cross coaching)등 다양한 코칭기법으로 농업인 고객의 만족도를 높일 것이다. 나아가 성공적인 비즈니스 코칭방법 및 농촌진흥사업 응용방안도 제시하면서 농업경영전문가(농경, 도원, 센터) 비즈니스 네트워크도 구축하여 농업인들의 비즈니스적 어려움을 해소할 수도 있다.
이른바 농업경영 코칭사업은 과학적 농업경영기술의 확산도구로서 농업경영비즈니스 코치를 양성하는 획기적인 사업이 될 것이다. 농업인에 대한 실제적 후속조치이자 피드백의 수단이 될 수도 있다. 농업경영코치를 통해 농업경영비즈니스 모델을 실제적으로 보급할 수 있고, 개발의 성장동력으로도 활용가능하다. 농업경영코칭 사업은 농업경영과 미래 농업경영 발전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사실 코칭 기법은 기존의 노력과 별개의 노력은 아니다. 다만 코칭식 접근법이 새로울 뿐이다. 이제 코칭사업은 기존의 참여형 교육틀을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연구와 정책, 지도와 현장이 결합하는 사업모델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기틀이 될 것으로 판단한다.
농촌지도 현장에서는 기술과 비즈니스를 담당하거나 업무를 소화할 전문가는 미흡한 실정이다. 어쩌면 그런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공급처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경영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이 가장 전문화된 집단이라고 하지만 다양한 비즈니스 현안을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업적 관점에서 농업경영을 수행하고, 농업경영비즈니스 역량을 지원할 전문가 인력집단을 국가차원에서 육성․지원하기 위하여 코칭제도의 도입을 제안한다.
1) 이언 맥더모트․웬디제이고(2007), 코칭바이블, P38, 웅진윙스
2) NLP는 21세기의 새로운 자기 개발 및 성공 프로그램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이것은 근본적으로 변화와 성공, 성취를 목적으로 한 심리 전략 프로그램이기에 우리가 추구하는 변화를 위한 가장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1970년대 중반 미국의 리차드 밴들러 (Richard Bander)와 존 그린더(John Grinder)박사가 창시한 NLP는 신경-언어 프로그래밍(Neuro-Linguistic Programming)의 줄임말로서 오늘날 세계적으로 크게 보급되고 있는 인간변화와 성공을 위한 이론 및 기법 체계(설기문(2007), 자기혁신을 위한 NLP파워, 학지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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