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도심 속 빌딩농장 | |||||||||
농업은 땅에서 농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이라는 고정관념이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하는 공산품처럼 농작물을 생산해내는 식물공장이나 빌딩 속에서 농사 짓는 `수직농장(vertical farm)`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필자는 수직농장 개념을 1999년 처음 제안한 딕슨 데스포미어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를 만났다. 딕슨 교수는 미래의 농업은 `공장형 농업` 또는 `빌딩형 수직농장`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량위기나 물 부족에 대응하고, 식품오염 방지를 위해서도 수직농장의 대두는 불가피하며, 수직농장은 미국과 유럽 대도시는 물론 요르단 이란 등 중동국가에서도 의욕적으로 시도될 것으로 전망했다. 독일과 네덜란드에서는 태양광과 LED 등 인공광 이용 자동화 재배 시설이 널리 활용된다. 캐나다 토론토에서는 58층의 식물공장이, 미국 뉴저지주에서는 30층의 빌딩농장이 추진 중이다. 30층 빌딩농장으로 5만명에게 필요한 농작물을 생산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여러 형태의 식물공장이 약 50개나 있고 대기업 참여도 활발하다. 필자는 과거 미국 워싱턴DC나 프랑스 파리의 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면서 선진국의 주요 도시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대도시 한복판의 많은 주차빌딩을 보면서 `저 공간에 농작물을 생산하면 얼마나 효과적이고 경제적일까` 하고 생각했다. 도심 한복판의 고층 건물에서 상추 배추 토마토 오이 파프리카 등 각종 농산물이 재배되고, 꼭대기 층에는 레스토랑 사무실 체험교육 및 오락시설이 설치된다고 상상해 보자. 농작물 재배에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되고 고품질 안전 농산물이 생산될 것이다. 도심 속 수직농장은 휴양과 오락,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욕구와도 부합한다. 수직농장은 물류비용과 시간 절약은 물론 전후방 연관 효과가 크기 때문에 농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될 수도 있다. 수직농장에 대한 국내의 관심은 아직 초보 수준이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과채류 접목 로봇, 인삼 수경재배 기술, 한국인 특유의 기술과 장인정신이 융복합된다면 우리나라에서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좁은 땅만 보고 살아온 우리에게 도심 속 빌딩농장은 농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이다. [매일경제신문] 매경춘추 2009. 12. 2(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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