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신품종개발 지역적응시험 포장관찰과 육종방향
지난 주에 벼 신품종 개발 공동연구사업 지역적응시험 생육평가를 위해 영남지역 포장관찰을 하고 왔다.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영남농업연구소(밀양)에서 시작했는데, 첫날 경남지역 일정은 참여하지 못하고 영덕, 안동, 구미, 상주 등 경북지역의 벼 작황을 돌아볼 수 있었다. 세계적 식량위기와 개방화 시대를 맞아 우리 국민의 주식이고 농업의 근간이 되는 쌀 품종개발은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유전공학 기법과 여러 교배과정을 통해 계통을 선발하고 인공기상실에서 반복실험을 하며, 시험장 포장에서 재배시험을 통해 새로운 품종이 만들어지게 된다. 새로 개발된 품종의 지역적응성을 검정하기 위해 기후특성이 다른 전국의 여러 곳에서 '지역적응시험'을 하고 있다.
작물과학원 인공기상실과 시험포장, 농가포장은 여러차례 보았지만 지역적응시험 중간생육평가에 참여한 것은 처음이다. 17일 오전 대구에서 출발하여 동해안 냉조풍(찬 바람) 지대인 영남농업연구소 영덕출장소 포장을 관찰하고, 안동의 경북농업기술원 생물자원연구소, 구미시 농업기술센터(평야지)를 거쳐, 내륙 중산간지인 상주출장소에서 종합토의를 하였다. 기존의 품종을 표준품종 또는 대비품종으로 하고 새로운 품종을 같은 조건에서 3반복으로 시험재배하여 생육상황을 비교평가하고, 내재해성(내냉, 내도복, 내풍, 불시출수 등), 내병충성(벼멸구, 도열병 등) 등 다양한 검정을 하게 된다.
올해는 전국적으로 날씨가 좋아서 전반적으로 벼 작황이 양호한 편이었다. 여름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았고 아직 태풍도 없어, 쓰러지거나 병해충 피해를 받은 논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벼농사는 온실이나 실험실에서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상조건(기온, 강수량, 일조, 바람, 서리 등)에 따라 많은 영향을 받는다. 지역별 기후특성도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지역과 연차간 변이에도 적응할 수 있는 좋은 품종을 만들기 위해서는 고려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벼 육종목표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데 고품질, 수량성, 안전성 등은 공통적으로 갖춰야 할 요소이다. 1970년대 쌀 자급이 중요할 때에는 특히 수량성이 강조되었고(1977년에 녹색혁명으로 자급을 달성함) , 자급을 달성한 이후에는 고품질, 노동력 부족에 대응해서는 직파재배와 농기계 적응성, 기상이변이 자주 발생하면 내도복, 내병해충성 등 재배안전성, 생산과잉시에는 사료용, 가공적성, 그리고 틈새시장 전략으로 유색미, 기능성 특수미 개발 등 육종목표가 다양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세계적인 곡물가격 폭등(애그플레이션)과 시장개방 상황을 고려하여 1) 세계최고를 지향하는 고품질, 2) 생산자와 소비자의 요구(니즈)에 따른 수요자 지향성, 3) 밀 등 수입곡물 수요를 대체할 수 있는 가공적성 초다수성, 4) 축산조사료 자급을 위해 총체벼 품종의 수량성... 그리고 기후변화와 세계시장의 미래전망을 보는 넓은 시야를 가지고 대응해줄 것을 육종가들에게 주문하였다.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로 그리 만만한 숙제가 아니다. 육종가들의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고 건투를 바란다.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영남농업연구소 영덕출장소 포장, 도로변에 검정벼로 '쌀 사랑'을 쓴 흔적이 남아있다.
기찻길 옆 논에 새겨진 '쌀 사랑 나라사랑'은 여기를 참조 http://blog.daum.net/psp727/6270547
영덕출장소 시험포장 후면에 "대게눈감춘쌀"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미곡종합처리장(RPC)이 보인다.
벼 우량품종 전시재배, 영덕벼 등 46품종
품종별 생육상황을 자세히 관찰하고 있는 벼 육종전문가 오병근 박사님(영남농업연구소 벼 생태육종과장)
시험포장에 설치된 개량물꼬
영덕 45호, 육성중이라 아직 정식 품종명이 없습니다.
검정벼로 '쌀'자가 새겨진 논 뒤로 열심히 관찰하고 있는 연구원들
노란잎색(재래종) 벼로 하트모양을 새겼다 스러져가는 흔적
겨울에도 육종사업을 하는 유리온실에서 내풍성 신품종 육성을 위한 교배친 양성
"농업은 생명, 농촌은 미래" 영덕출장소 사무실
출장소 정원에 있는 나무에서 뿌리가 삐죽삐죽 나와 있네요, 지하수위가 낮아서 생기는 현상이라나...
날씨는 더워도 석류 익어가는 것을 보니 가을이 오긴 오는 모양입니다.
경북농업기술원 생물자원연구소(안동)
조롱박과 수세미 터널이 운치가 있습니다.
벼 작황 시험포장 : 오대벼 등 5품종
뙤약볕에서 품종별 반복실험된 포장을 열심히 관찰하고 있는 연구원들
구미시(선산군) 농업기술센터
구미 농업기술센터 구내에 있는 온실의 허브정원
토종 농산물 전시포, 보라색 조도 있네요.
오랫만에 보는 목화꽃입니다. 열매가 달콤했었는데...
구미 농업기술센터 벼 우량계통 지역적응시험 포장
병해충 방제정보 수집을 위해 논에 설치된 유아등
흑미이면서 향이 있는 '흑향벼'(익산 440호)
벼의 키와 색깔, 등숙도, 도복(쓰러짐), 병해충 피해정도 등을 열심히 체크하고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작물과학원 영남농업연구소 상주출장소, '쌀사랑' 제 닉네임이 있네요.
내냉성 벼 우량계통 지역적응시험 포장, 예전에는 상당히 골짜기였는데 청원-상주 고속도로가 나서...
여긴 고냉지여서 평야지보다 재배조건이 그리 좋지는 않아요.
지역별로 둘러본 소감과 평가표를 토대로 그늘 아래서 진지하게 개선방안을 토의하고 있습니다.
품질이 더 좋고 수량과 재배안전성이 높은 품종개발과 당면 쌀 산업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식량위기 관련 동향을 파워포인트로 잠깐 설명해 주려 했는데, 여의치 않아 입으로 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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