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역풍…빈국도 부국도 민생시위 확산 | |
지구촌 ‘먹고사는 문제’ 쟁점화 | |
조일준 기자 이정애 기자 | |
유럽 낙농업계 ‘생산비 급등 항의’ 파업 번져 어민·트럭운전사 ‘경유·유류세 인하’ 집회 아프리카 ‘식량난 극심’ 과격 투쟁 잇달아 ■ 선진국 유럽의 민생시위 = 지난주부터 유럽연합 낙농업자들은 유럽 전역에서 수만ℓ의 우유를 들판에 쏟아버리고 있다. 지난해 원유 1ℓ당 28~35유로센트이던 생산비가 최근 에너지 및 곡물값 폭등 탓에 지금은 43유로센트로 약 50%나 뛰자, 낙농업자들이 전면적 파업에 들어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30일 보도했다. 네덜란드·오스트리아·스위스에 이어, 독일 낙농업협회도 지난 주부터 원유 가공회사에 원유 납품을 거부해, 독일 내 소매점의 우유, 요구르트, 크림치즈 등 유제품 공급이 절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졌다. 프랑스 우유생산자 조직의 장 루이 나보 회장은 “우리는 모두 분노와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와 비교적 무관했던 유럽 낙농업자들의 시위는 최근 급등한 유가가 선진국에서도 전방위적인 파장을 일으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미 유럽 전역에선 유류세 인하를 촉구하는 시위가 일파만파로 확산 중이다. 그동안 유럽은 수입 연료에 대해 중과세 정책을 펼쳐 왔다. 영국의 경우, 갤런당 유류세 3.77달러(약 2파운드)가 붙는 데다, 소비세 17.5%를 추가로 물어야 하는 상황에서 유가가 배럴당 130달러 이상으로 치솟자, 서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프랑스에선 선박 연료로 쓰이는 디젤유 가격 인상에 항의해, 어민들이 원유 저장시설을 봉쇄하는 등 2주 넘게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파업은 유럽 전역으로 번져, 이탈리아와 스페인, 포르투갈 어민들도 30일부터 파업에 동참했다. 벨기에 어민들은 지난주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 대표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전국 규모의 파업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어업 부문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영국과 불가리아에서는 27~28일 유류세 인하를 촉구하는 트럭 운전사들이 주요 도시의 고속도로 점거시위를 벌였다. 네덜란드 트럭 운전사들이 29일을 전국적 국민의 행동의 날로 선포한 데 이어, 스페인은 이달 8일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 식량값 폭등은 이미 연초부터 전세계의 개도국의 거리를 시위로 채우고 있다. <가디언>은 “이집트에선 아무도 굶어죽지는 않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으나, 최근 “하루 1파운드(약 2000원)도 안 되는 돈으로 연명하는 이집트 인구 절반도 어려움을 겪고 있을 뿐 아니라, 빵과 같은 생필품에도 상당한 보조금 지원 압박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
기사등록 : 2008-06-01 오후 10:17:03 기사수정 : 2008-06-01 오후 11:40: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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