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1호 숭례문이 무너지기까지...
안전불감증, 더 이상은 안 된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 연휴 마지막 날. 우리는 참담한 일을 겪으면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700년 역사를 지닌 국보 1호인 숭례문(남대문)이 불에 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자존심도 함께 무너졌다. 소방관과 소방차가 긴급 출동해 불을 끄려 노력했으나 결국 화재발생 5시간 만에 완전히 불에 타 우르르 한순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선진국 진입이 목전이라는 나라에서 어찌하여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는가? 정부는 일만 터지면 대책마련 운운하지만 꼬리를 물고 발생하는 인재에 국민들은 또 다시 아무도 믿을 것이 없다는 허탈감에 빠지고 말았다.
700년의 역사를 간직한 국민의 자존심. 국보1호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지고 있다. 연휴 마지막날 밤. 초기 대응 미숙으로 결국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 안전 불감증이 부른 인재
우리나라는 수 많은 재난을 겪으면서도 안전에 관한 불감증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이번 숭례문 화재에서도 보듯, 목재건물인 국보1호의 관리와 보안이 이렇게 허술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는 고작 3명이 경비를 서고, 오후 8시 이후인 밤에는 사설경비업체의 무인경비시스템에 맡기고 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
게다가 화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치한 소방장비는 소화기 8개가 전부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거기에 국보급인 문화재를 시민에게 개방한다는 취지만 생각해 보안과 안전은 뒷전으로 미룬 채 생색내기에 급급한 행정이 이러한 엄청난 사태를 불러오고 만 것이다. 우리나라는 가히 안전불감증 천국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이다.
몇 년 전 미국을 다녀오면서 느낀 점이 있다. 워싱턴DC에 있는 유료 박물관을 몇 군데 둘러 보았는데, 가는 곳마다 길게 줄이 서 있었다. 박물관에 전시한 유물의 안전을 위해 공항에서 하는 몸 수색보다도 더 꼼꼼히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다. 또한, 몸과 소지품 검사까지 하며 긴 시간이 걸려도 누구하나 투정부리지 않고 질서 있게 기다리는 시민의식을 보면서 참으로 부러웠다.
만약, 우리나라 박물관과 관공서에서 이런 식으로 한다면 내돈 내고 입장하는데 이게 무슨 짓이냐고 항의가 빗발칠 것이다.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관공서나 공공기관, 박물관, 기업체 등은 안전과 보안에 매우 취약하다.
국가는 국민의 편익만 생각하기 보다는 국익과 안전을 먼저 생각하여 철저한 보안검색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국민은 보안과 안전에 대한 성숙한 국민의식과 공감대를 형성해 다소 불편하더라도 절차에 따라 참고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래야, 후진국형 안전사고의 발생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 불타는 국보1호, 역사 속으로 사라져
이번 화재를 보면서 소방당국의 초기 대응이 실패했다는 것을 느꼈다. 불이 난 직후인 오후 8시 55분경에 출동했으나, 초기 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출동했을 당시 불이 난 2층 천정을 뜯어 내거나 지붕의 기와를 일부 뜯어 내고 원인 불을 제거 했다면 이렇게 참담한 사태는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문화재이기 때문에 문화재청과 협의를 해야 하겠지만, 위급 상황에서는 화재를 진압해야 할 기관에 권한을 줘야 한다. 초기에 불이 나서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까지 약 2시간 동안 2층 천정과 기와 일부를 뜯어 내고 초기 진화를 했더라면, 완전 소실이라는 결과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책임과 권한을 따지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누를 범하고 만 것이다. 차제에 긴급상황이나 재난 시에는 최 일선의 지휘자가 재량과 판단을 가지고 대처하도록 해야 마땅하다. 긴급 상황에서 책임소재나 권한 따위에 얽매이지 않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이 중요하다.
불이 난 후 1시간 정도 지난 시간의 YTN 뉴스속보에서는 일단 화재를 진압한 듯 보여 안심했었다. 소방관들도 누각 2층에서 잔불 처리 중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런데, YTN 11시뉴스를 보니 2층 지붕에서 불길이 보이기 시작했다. 급기야 오후 11시 40분쯤 지붕 위로까지 화마가 모습을 드러내며 숭례문 전체가 불길에 휩싸였다. 이 모습을 안타깝게 지켜보기만 하며 비록 TV 화면이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장면을 카메라에 담아 보았다.
< 시간대 별로 본 숭례문 참사 현장>
불이 난지 약 1시간 정도가 경과된 즈음의 진화작업 모습. 소방당국은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잔불제거 작업에 몰두했다. (21:43분경)
불이 난지 2시간이 경과된 즈음. 사그라 들었던 불길이 다시 솟구치고 있다.(23:21분경 YTN)
다시 불길이 치솟자 긴급히 숭례문 현판을 떼어 안전한 곳으로 운반하고 있다.(23:24분경, YTN)
현판을 때어 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확산되고 있는 불길(23:24분경, YTN)
맹렬한 기세로 확산되는 불. 붕괴 가능성이 나왔다.(23:28분경, YTN)
숭례문 화재 전소 가능성 제시(23:32분경, YTN)
숭례문 2층 내부에 붙은 불(23:33분경, YTN)
숭례문의 지붕이 밑으로 처질 즈음 YTN은 붕괴 직전을 알렸다.(23:39분경)
불이 난지 3시간 남짓되어 숭례문 2층이 완전 전소되고 붕괴가 시작되었다.(23:43분경)
국보1호가 불에 타 무너지고 있는 시각. 외국영화를 방영하고 있는 재난방송 주관사 KBS.(23:46분경)
700여년을 버텨 온 국보1호 숭례문 지붕이 떨어 지기 시작했다.(23:59분경. MBC)
하나 둘 무너지던 2층 기와가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24:16분경, MBC)
골격만 남고 모두 타 버리고 있는 구보1호 숭례문(24:43분경)
지붕이 붕괴되고 단층과 골조가 불에 타면서 붕괴 직점의 숭례문(24:52분경, MBC)
겉잡을 수 없이 속수무책으로 타 버린 국보1호 숭례문이 완전 붕괴되고 있다.(24:59분경)
숭례문 1층까지 타 버린 숭례문. 불길이 완전히 잡히기 전의 모습.(01:20분경, MBC)
화재발생 5시간을 넘겨 완전히 붕괴된 숭례문(01:28분경, MBC)
국민의 자존심인 국보1호가 완전히 붕괴된 흉물스러운 모습(01:32분경, MBC)
완전 전소된 숭례문의 잔불을 정리하는 소방대원들. 흉물스럽기 짝이없다.(01:50분경)
인간의 실수로 소중한 국보1호가 잿더미로 흉물스럽게 변했다. 다시는 이러한 원시적인 인재가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잠은 오지 많지만 잠 자리에 들었다.(02:15분경, MBC)
미디어 daum 블로그 베스트기자 김 용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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