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부족으로 인해 문명이 붕괴될 것인가?
"지구 안정성에 가장 큰 위협요인은 가난한 나라에서의 식량위기가 정부 붕괴를 초래할 가능성이다."
Lester R. Brown 著, Scientific American Magazine - 2009. 4. 22.
가장 하기 힘든 일 중의 하나가 갑작스런 변화를 미리 예견하는 것이다. 여태까지는 과거 동향으로부터 미래를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러한 접근법은 흔히 효과가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법은 때때로 크게 빗나가기도 하는데, 오늘날 경제 위기와 같은 사건으로 인해 본질을 간과하기 쉽다.
문명 자체가 붕괴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터무니없는 생각으로 여겨질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 추론되는 것으로부터 완전히 이탈하여 심각하게 생각해 보는 것을 어렵지 않게 여길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사람들로 하여금 무시무시한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만드는 증거는 무엇이며, 이러한 경고에 대처할 방안은 무엇인가? 우리는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을 것같은 다양한 대참사들에 너무나 익숙한 나머지 무의식적으로 손사래를 치면서 대참사가 일어날 가능성을 일축해버리고 만다: 물론, 인류 문명은 혼돈에 빠질 수 있으며, 지구가 운석과 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필자는 수년간 세계 농업, 인구, 환경, 경제 동향과 이들간의 상호작용을 연구해왔다. 이러한 동향들이 결합한 효과와 위 동향들이 유발하는 정치적 긴장들이 정부 및 사회의 붕괴를 가리킨다. 필자 또한 지금까지는 식량 부족이 개별 정부 뿐만 아니라 지구 문명을 붕괴시킬 수 있다는 생각에 반대해왔다.
필자는 더 이상 이와 같은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 환경 훼손은 세계 식량 경제 토대를 해치며, 지하수위(water tables)를 낮추며, 토양 침식을 유발하며, 지구온난화를 부추기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 훼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추세로 볼 때 문명 붕괴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지 않을 수 없다.
국가 붕괴로 인한 문제점
불행히도 현행 세계 질서가 나타내는 징후들을 대충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위에서 내린 필자의 결론을 뒷받침할 수 있다. 환경분야에서 대부분의 징후들은 최근 세 번째 10년간의 환경 몰락을 도표화한 동향과 잘 맞아떨어지며, 반론의 여지가 없다. 지난 9년 가운데 6년은 세계 곡물 생산량이 소비량에 미치지 못했으며, 그 결과 비축량이 지속적으로 감소되었다. 2008년 수확이 시작되었을 때, 세계 곡물 비축량은 62일분 소비량에 불과하였다. 그 결과로, 지난해 봄, 여름 세계 곡물가는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였다.
곡물 수요량 증가 속도가 공급량 증가 속도를 추월하여 유발된 식량가격 인플레이션은 이미 혼돈상태를 목전에 두고 동요하는 국가의 정부에 심각한 부담을 안기고 있다. 곡식을 구입할 수 없거나 직접 재배하지 않는, 굶주린 국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오고 있다. 실제로, 곡물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2008년 이전에도 몰락하는 국가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었다(디지털판을 구입하여 부록 참조 바람). 몰락 국가들의 문제점 대부분은 인구 증가 속도를 늦추는데 실패한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만일 식량 사정이 지속적으로 악화된다면, 전체 국가들이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속도로 붕괴될 것이다. 우리는 현재 地政學 시대에 진입했다. 20세기에 국제 안보에 대한 주요 위협요소는 강대국간의 충돌이었다; 오늘날의 위협요인은 국가 붕괴이다. 힘의 집중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힘의 부재가 문제가 되고 있다.
정부가 더 이상 신체의 안전, 식량 안보, 교육․건강관리와 같은 기초 사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을 때 국가는 붕괴된다. 이러한 국가들은 흔히 영토의 일부분 또는 전부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고 만다. 정부가 독점 권력을 상실하게 되면, 법질서가 붕괴되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이들 국가의 상황이 극도로 위험해져서 식량 구호를 담당하는 인력의 안전조차 보장할 수 없게 되며, 구호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만다; 소말리아 및 아프리카에서는 이미 악화된 상황으로 인해 이러한 프로그램이 곤경에 처해 있다. 붕괴 국가는 테러리스트, 마약, 무기, 피난민의 원천이 되므로 국제 사회의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도처에서 정치적 안정성을 위협하고 있다. 2008년 붕괴 국가 리스트 1순위에 오른 소말리아는 해적질의 본거지가 되고 있다. 5순위 이라크는 테러리스트 양성의 온상이다. 7순위 아프가니스탄은 전세계 헤로인 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1994년 르완다 대학살에 이어 생겨난 붕괴 국가 난민과 이들 중 무장 군인이 인접국인 콩고민주공화국(6순위)을 불안정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다.
지구 문명은 전염병 확산을 막고, 국제통화체계를 유지하고, 국제 테러를 억제하고, 기타 인류 공통 목표을 달성하는, 정치적으로 안정된 민족국가망의 정상적인 가동에 달려있다. 만일 소아마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조류독감 같은 질병을 통제하는 시스템이 붕괴되면, 인류는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일단 국가가 붕괴되면, 누구도 외국 원조자가 제공한 채무에 대한 책임을 떠안지 않는다. 만일 충분한 숫자의 국가가 붕괴된다면, 이들 국가들의 붕괴는 지구 문명 자체의 안정성을 위협하게 될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식량 부족
2007년과 2008년 세계 곡물가격 급등과 이로인한 식량 안보 위협은 과거의 가격상승과는 다른, 보다 심각한 특성을 갖는다. 20세기 후반에 곡물가격은 여러 차례 급격하게 치솟았다. 예를 들어 1972년 소련은 자국 생산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을 조기에 알아차리고 밀을 사재기하였다. 그 결과로 다른 국가에서 밀 가격이 두배로 올랐으며, 쌀과 옥수수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그러나 위 사례를 포함한 여러 가격 쇼크는 가뭄(소련), 몬순 피해(인도), 이상 고온(미국 옥수수 지대)과 같은 특정 사건(소련 내 가뭄)에 의해 촉발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폭등은 단발성으로 그쳤다: 가격은 보통 다음 추수기에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최근의 세계 곡물가격 폭등은 추세에 따른 것으로, 추세 자체를 전환하지 않고서는 되돌리기 어렵다는 특성을 지닌다. 수요 측면에서, 이러한 추세에는 매년 7,000만명 이상 증가하는 인구, 곡식집약적인 축산물 생산으로 전환하기를 희망하는 인구의 증가(Nathan Fiala, 2009년 2월, “The Greenhouse Hamburger", Scientific American), 광범위한 수준에서 미국 곡식의 에탄올 추출용으로 전환 등이 포함된다. 富의 증가와 관련하여 곡물 추가 수요량은 국가에 따라 크게 다르다. 곡물이 전체 칼로리의 60%를 충당하는, 인도와 같은 저수입 국가 국민들은 하루에 1파운드 남짓한 곡식을 직접 섭취한다. 미국 및 캐나다와 같은 부유한 국가에서는 1인당 곡물 소비량이 저수입 국가의 4배에 근접하지만, 곡물 소비량의 90%가 곡식을 먹여 키운 가축으로부터 얻은 고기, 우유, 계란과 같은 형태로 간접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저수입 소비자들의 수입이 증가함에 따라 곡물 소비량 증가 가능성은 엄청나다.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은 차량 연료 추출용 곡물 수요량 증대로 인해 엷어지고 있다. 미국 연간 곡물 수확량의 1/4이 차량 연료를 추출하는데 쓰이고 있으며, 이는 현재 소비 수준을 기준으로 미국인 1.25억명 또는 인도 인구의 절반을 먹이기에 충분한 양이다. 그러나, 미국 곡식 수확량 전부가 에탄올을 생산하는데 전환된다 하더라도, 기껏해야 미국 차량 연료 수요량의 18%만을 충족하게 된다. 25 gallon 들이 SUV 연료탱크를 채우는데 필요한 곡식으로 한 사람을 일년간 먹일 수 있다.
최근 식량에너지 경제 동향은 만일 곡식의 식량 가치가 연료 가치 보다 낮을 경우 시장은 곡식을 에너지 경제 분야로 전환하게 됨을 의미한다. 식량 및 연료로서 두가지 수요는 곡식 공급을 두고 차량과 사람간의 대규모 경합을 유발하고 있으며, 유례없는 규모로 정치․도덕적 쟁점을 유발하고 있다. 곡식을 기반으로 하는 연료로 대체함으로써 외국 원유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려는 오도된 노력을 통해, 미국은 전대미문의 규모로 전세계 식량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
물 부족이 곧 식량 부족
공급 측면에서는 어떠한가? 앞에서 언급한 환경 동향의 3가지 유형(담수 부족, 표토 유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은 세계 곡물 공급량을 수요량 증가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것을 점차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런데, 이들 동향 중에서 물 부족 확산이 가장 즉각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점은 灌漑(irrigation)로서, 세계 담수의 70%를 소비한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수백만에 달하는 관개수원(irrigation wells)이 강수로 인해 복구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속도로 지하 水源으로부터 물을 뿜어 올리고 있다. 그 결과로 3대 곡물 생산국(인도, 중국,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인구의 절반이 밀집한 국가에서 지하수위(water tables)가 낮아지고 있다. 대체로 帶水層은 다시 채울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대수층 가운데 일부는 그렇지 못하다: “화석” 대수층이 그러한데, 원시시대 물을 저장하며 강우로 인해 재충전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리 불린다. 미국 대평원 지하에 놓인 거대한 Ogallala 대수층, Saudi 대수층, 북중국 대평원 지하에 놓인 심층 대수층이 이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 수자원 고갈은 더 이상 물을 길어올릴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건조지역에서 이와 같은 고갈은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결과를 함께 초래할 것이다. 중국에서 북중국 대평원 지하수위가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으며, 이 지역에서 중국 밀 생산량의 절반과 옥수수 생산량의 1/3이 생산되고 있다. 과다양수(overpumping)로 인해 중국대평원 지하의 얕은 대수층의 저수량이 고갈되었으며, 이로 인해 지하수 굴착 기술자들이 지역 내 재충전되지 않는, 깊은 대수층에 눈을 돌리게 되었다. 세계은행 보고에 따르면, 빠른 시일 내에 물 이용 및 공급간 균형을 맞추지 못할 경우 다음 세대가 대재앙을 겪게 될 것임을 예견하고 있다.
지하수위가 낮아지고 관개수원이 말라버려서, 세계 최대생산량을 나타내는 중국 밀 생산량은 1997년 1.23억 ton에서 정점을 나타낸 이래로 8% 줄어들었다. 같은 시기에, 중국 쌀 생산량은 4% 떨어졌다. 세계 최대인구국가인 중국이 머지 않아 엄청난 양의 곡식을 수입하게 될 것이다.
물 부족은 인도에서 훨씬 더 심각하다. 인도에서 식량 소비와 생존간의 경계는 더욱 불투명하다. 수백만에 달하는 관개수원이 거의 모든 州에서 지하수위를 낮췄다. Fred Pearce는 "New Scientist"에서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인도에서 전통방식으로 손으로 물을 길어올리는 우물과 좀 더 얉은 펌프우물(tube wells)의 절반이 이미 메말라 버렸으며, 우물에 의존하여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규모 자살을 야기하고 있다. 절반 이상의 전기가 1km(3,300 feet) 깊이에서 물을 끌어 올리는 데 이용되는 州에서 정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세계은행 연구 보고에 따르면, 인도 식량 공급량의 15%가 지하수를 이용하여 생산된다고 한다. 달리 말하면, 인도인 1.75억명이 곧 고갈될 관개우물에서 끌어올린 물로 생산한 곡식을 소비하는 셈이다. 물 공급량의 지속적인 감소는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식량 부족 및 사회적 충돌로 연결될 수 있다.
토양 부족, 빈곤 증가
두 번째로 우려되는 동향(표토 유실) 또한 심각하다. 표토(topsoil)가 새로 형성되는 토양 보다 빠른 속도로 침식되고 있다. 식물 필수양분을 함유하는 얇은 층으로 된 표토는 문명의 기반이 되며, 형성되는데 오랜 동안의 지질학적 시간이 걸리는 데 반해 일반적으로 깊이가 6인치에 불과하다. 바람과 물로 인한 표토 침식은 초기 문명을 어둡게 했다.
2002년 UN 연구팀은 Lesotho의 식량 상황을 조사하였으며, Lesotho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둘러싸인 내륙국가로서 인구 2백만에 달하는 작은 국가이다. 연구팀의 조사 결과는 다음과 같이 간단했다:
“Lesotho 농업은 끔찍한 미래를 직면하고 있다; 작물 생산이 쇠퇴하고 있으며, 토양 침식, 오염, 비옥도 감소 등의 문제점을 되돌리기 위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면적에서 작물 생산이 전면 중단될 우려가 있다.”
서반구에서 Haiti는 최초 붕괴 국가로 여겨지고 있으며, 40년전에는 곡물을 대체로 자급자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후로 거의 대부분의 산림과 표토를 훼손하였으며, 이로인해 곡물 수요량의 절반 이상을 수입하게 되었다.
식량 안보에 위협이 되는 세 번째 환경 위협은 지표 온도 상승으로서 아마도 가장 만연하고 있는 위협으로 추정되며, 모든 지역에서 작물 생산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여러 국가에서 최적온도 범위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재배기 동안 약간의 온도 상승만으로도 수확량이 줄어들 수 있다. 미국국립과학학회에서 출간한 연구보고는 작물 생리학자들의 경험법칙(정상 온도 대비 섭씨 1°C 증가에 따라 밀, 쌀, 옥수수 산출량이 10% 감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비료 시용, 관개, 다수성 품종 분야의 혁신이 1960년대 및 1970년대 녹색혁명을 일으킨 과거에는 식량 수요 증대에 대응하여 과학농업을 성공적으로 적용하면 되었다. 다시 말해서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였다. 애석하게도, 이 시기에 농업 기술상의 가장 생산적인 진보 가운데 대부분이 이미 실행에 옮겨졌으며, 따라서 장기간에 걸친 토지 생산성은 점차 둔화되고 있다. 1950년부터 1990년 사이에 세계 농민들은 에이크당 곡물 생산량을 매년 2% 이상 늘렸으며, 인구성장율을 초과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해마다 곡물산출량 증가율이 1% 이상 줄어들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산출량이 실질한계생산량에 근접한 것으로 보이며, 일본 및 중국의 쌀 산출량도 그러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전자변형 작물 계통을 이러한 곤경을 헤쳐나가는 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어떠한 유전자변형 작물도 녹색혁명 기간에 일어난 밀, 쌀 산출량 2~3배 증대에 필적할만한 극적인 산출량 증대로 이어지지 못했다. 관행 식물육종기법이 작물 산출량 증대 가능성 대부분을 이미 활용하였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위와 같은 극적인 산출량 증대는 앞으로도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식량 확보 정치학
세계 식량 안보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자, 식량 부족과 관련된 위험한 정치학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에 한정하여 편협하게 움직이는 개별 국가들이 다수 국가의 상황을 실제로 악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2007년에 시작되었으며, 이 때 러시아 및 아르헨티나와 같은 주요 밀 수출국들이 국내 가용 식량 공급량을 늘려 국내 식량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밀 수출을 제한하거나 금지하였다. 태국 다음으로 세계 2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은 위와 같은 이유로 수개월간 쌀 수출을 금지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수출국 자국민을 안심시킬 수는 있으나, 교역 가능 곡물에 의존해야 하는 수입국에 공황상태를 유발하고 있다.
이러한 제약에 대한 반응으로, 곡물 수입국들은 장기적인 상호무역협정을 분명히 해 둠으로써 미래의 곡물 공급을 공고히 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필리핀은 더 이상 세계 시장으로부터 쌀을 확보하는데 의존할 수 없게 되었으며, 최근 매년 1.5백만 ton의 쌀을 보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3개년 협약을 베트남과 체결하였다. 식량 수입에 대한 우려는 식량 수입국으로 하여금 타국가 농경지를 매입하거나 임대하는 등 전적으로 새로운 노력을 낳고 있다[디지털판 관련부록 참조].
이러한 임시방편책에도 불구하고, 다수 국가에서 식량가격 폭등과 빈곤 확산으로 인해 사회질서가 붕괴되기 시작하고 있다. 태국 여러 주에서는 쌀 약탈자로 인해 주민들이 야간에 총으로 무장한 채 벼 재배 포장을 지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파키스탄에서는 무장 군인이 곡식 수송 트럭을 호위한다. 2008년 상반기 동안 수단에서 곡식 운송 트럭 83대가 Darfur 구호 캠프에 도착하기도 전에 약탈 당했다.
어떠한 국가도 식량 공급 긴축정책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세계 주요 곡창지대인 미국 조차 예외가 될 수 없다. 최근 대두의 경우에서처럼 만일 중국이 엄청난 양의 곡식을 국제 시장에 의존하게 될 경우, 미국으로부터 수입해야만 할 것이다. 미국 소비자에게 이러한 상황은 자국 곡식 수확물을 놓고 급격히 수입이 늘어나고 있는 13억 중국 소비자들과 경합하게 됨을 의미하여, 이는 끔찍한 시나리오일 수 밖에 없다. 그러한 상황에서는 미국으로서는 일례로 국내 가격이 치솟은 1970년대에 대두 및 곡물에 대해 취한 조치와 마찬가지로 수출을 제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조치는 중국에 취할 방안은 못된다. 중국 투자가들은 현재 1조 달러 이상의 미국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발행된 미재무성 유가증권에 대한 주요 구매자이기도 하다. 그러하든 아니든간에, 곡물가격이 아무리 치솟는 상황에서도 미국 소비자들은 자국 곡식을 중국 소비자들과 나눠 가져야 할 것이다.
Plan B : 유일한 선택방안
현행 세계 식량 부족은 동향에 따라 유발되는 것이므로, 식량부족을 유발하고 있는 환경 동향을 바꿔야만 한다. 환경 동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단이 강구되어야 하며, 지구정책연구소에서 “Plan A"라 부르는 기존 계획에서 문명을 지켜줄 ”Plan B"로 대폭적인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Plan B 3.0: Mobilizing to save Civilization"-www.earthpolicy.org/Books/PB3- 참조).
2차세계대전 당시 미국 동원령과 동일한 규모, 긴급성을 갖는 "Plan B"는 다음 4가지 사항을 포함한다: 1) 2006년 수준을 기준으로 탄소 배출량을 2020년까지 80% 감축, 2) 2040년까지 세계 인구를 80억 수준으로 안정화, 3) 가난의 근절, 4) 산림, 토양, 대수층 복원.
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은 에너지효율성 제고, 재생에너지 개발 투자를 통해 감축될 수 있다. 또한 이미 일부 국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산림파괴를 전세계적으로 금지하고, 수십억 그루의 나무를 심어 탄소를 격리해야 한다. 탄소배출세를 부과하는 한편 소득세를 감면하여 소득을 보전해줌으로써 화석연료로부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유도할 수 있다.
인구 안정화와 가난 근절은 상보적이다. 실제로, 소가족으로 전환을 촉진하는 핵심은 가난을 근절하는 것이며, 가난을 근절하는 핵심은 소가족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이다. 남녀 구분 없이 모든 아동들에 대해 기본 학교 교육 제공을 보장하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다. 또 다른 방법은 마을 단위 기초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 살아남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여성의 경우 출산관련 건강관리 및 가족계획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
지구 생태계 및 자원 복원을 내용으로 하는 4번째 사항은 수자원생산성 제고를 통해 지하수위 하락을 저지하는데 전세계적으로 역량을 통합한다. 이는 보다 효율적인 관계체계 및 물 이용 효율이 높은 작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일부 국가에서는, 밀을 더 재배(섭취)하고 물집약적 작물인 쌀을 덜 재배(섭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일부 산업 및 도시에서는 현재 일부 진행중인 것, 즉 물을 재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1930년대 “Dust Bowl(대규모 황사 피해)”에 대한 미국의 대책과 비슷한 방식으로, 전세계적으로 토양을 보전하는 노력을 개시해야 한다. 계단식 대지 조성, 풍식 방지용 나무방풍림 조성, 최소경운법(땅을 갈아엎지 않으며, 작물 잔존물은 포장에 그대로 둠) 도입 등은 가장 중요한 토양보전방안에 속한다. 위 4가지 사항에 새로운 것이라곤 없다. 위 사항들은 수년간 개별적으로 다뤄져왔다. 우리는 빈곤을 완화하는 세계은행과 같은 기구를 설립하여 4가지 사항 가운데 일부를 해결하고자 노력해왔다. 최소한 1개 사항에 관해서 일부 국가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가족계획 서비스를 제공하였으며, 인구 안정화를 가져오는 소가족화로의 전환을 유도했다.
개발도상국의 다수 국민들에게 네가지 세부목표를 포함하는 “Plan B"가 엄청난 비용이 드는 경우만 아니라면 적극적이고 개발을 장려하는 계획으로 비춰지고 있다. 일부에게는 인도주의적 목표로서 정치적으로도 올바르고, 도적적으로도 적합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지금은 보다 중대한 3번째 이론적 해석(‘지구 문명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위 목표를 충족해야만 한다’)이 대두되고 있다. 문명을 구하기 위해 들어가는 비용은 년간 2,000억 달러에 못미칠 것이며, 이는 현재 전세계 군사비용의 1/6에 해당한다. 사실, ”Plan B"는 새로운 형태의 안전보장 비용이라 할 수 있다.
시간 : 가장 부족한 자원
우리의 도전과제는 “Plan B"를 이행하는 것이며, 그것도 빠른 시간 내에 이행하는 것이다. 세계는 정치적 변곡점(tipping points)과 자연적 변곡점간의 경합관계에 처해 있다. 그린란드 빙하가 떨어져 나가 해안선을 잠식하기 전에 화력발전소 문을 닫을 수 있는가? 아시아 산악지대 빙하가 완전히 사라지기 전에 탄소 방출을 줄일 수 있는가? 건기에 빙하가 녹아서 생성되는 물은 인도 및 중국의 주요 강의 水源 공급원이 되며, 수억에 달하는 사람들의 삶을 지탱케 한다. 인도, 파키스탄, 예멘과 같은 국가가 관개에 필요한 물 부족으로 대혼란에 빠지기 전에 인구를 안정화시킬 수 있는가?
우리가 처한 상황의 긴박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구 기후 변화에 관한 보다 상세하고 권위있는 과학 평가보고를 원할 경우 “기후변화 2007, 제4차 지구환경변화평가보고서(www.ipcc.ch)" 참조하기 바란다. 하루 하루가 중요하다. 불행하게도 그린란드 빙하가 떨어져나가기 전에 석탄으로 도시를 밝히는 것을 중단해야 하는 시한을 누구도 알지 못한다. 자연에는 시한이 정해져 있다. 자연은 그 자체가 시계이다. 그러나, 인류는 그 시계를 볼 수 없다.
우리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것은 새로운 사고방식, 즉 새로운 심리적 경향(태도)이다. “The New Yorker"의 저자 Elizabeth Kolbert가 에너지 전문가 Amory Lovins에게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생각을 하는 것에 대해 물었을 때, Lovins는 ”고정관념이란 없다“고 대답했다. 고정관념이란 없다. 문명이 붕괴되지 않고 지속되기 위해서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바로 심리적 경향(태도)이다.
* 원문 : http://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cfm?id=civilization-food-short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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