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식량안보 대응

쌀값 2주 동안 50% 껑충… 글로벌 식량전쟁

곳간지기1 2008. 4. 15. 09:00
쌀값 2주 동안 50% 껑충… 각국 아우성 식량전쟁

 
세계 식량전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밀에 이어 쌀 가격이 폭등하면서 '식량무기론'이 힘을 얻고 있다. 곡물 생산국은 전례 없이 강한 수출 통제정책을 내놓고 있다. 식량가격 급등에 따른 시위·폭동이 발생하면서 각국 정부는 식량자원 확보전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은 쌀 자급률이 높아 당장 주식 부족사태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애그플레이션(농산물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현상) 우려는 물론 식량안보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 수출 통제에 가격 급등 = 미국 현지시간으로 7일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된 쌀 가격은 2.4% 오른 100파운드당 21달러로 지난 3일 이후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에 따르면 밀 옥수수 등 주요 곡물 가격은 지난 6개월 동안 50% 이상 올랐다. 쌀은 지난 2주 동안 50%나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곡물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곡물 수출국들이 국내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교역을 줄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식량위기가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중국은 곡물을 수출할 때 5∼25% 관세를 부과하고, 수출세 환급을 취소했다. 베트남은 쌀에 대해 신규 수출계약을 금지시켰다. 러시아, 아르헨티나, 카자흐스탄 등도 밀과 옥수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수출 통제 이면에는 기후 변화에 따른 작황 부진, 바이오 연료 수요 폭증에 따른 식량자원의 이동, 중국과 인도 등 인구대국의 경제발전에 따른 수요 증가 등이 있다"고 말했다.

◇ 높아지는 식량전쟁 위기감 = 한국은 쌀 자급률(국내 수요 대비 생산 비중)이 96%에 이르고 있어 당장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 1인당 쌀 소비량도 1986년 127.7㎏에서 지난해 78.8㎏으로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다른 곡물 수요가 쌀 수요를 대체하고 있기 때문에 국제 곡물가격 상승은 식량위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한국의 곡물 자급률은 25.3%에 불과한 데다 쌀을 제외하면 자급률은 한자릿수로 떨어진다.

김태곤 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세계 각국이 식량자원 확보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며 "안보라는 차원에서 정부가 해외 식량기지 건설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일보]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2008.04.08 1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