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우리 쌀 이야기

쌀 수확량 사상최대에 한숨이 왠말?

곳간지기1 2009. 11. 17. 11:53

 

"이제 쌀 문제 해결을 위해 소비자가 나서야 할 때다" 

 

올해 10a당 쌀 수량이 534kg으로 작년에 이어 연속으로 '사상최대' 기록을 갱신했다.

만약에 쌀이 자급되고 있지 않았다면 대단히 기뻐하고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일이다. 

사상 유래없는 대풍으로 풍년가를 구가해야 할 농촌이 쌀값폭락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작년에 세계 식량위기 속에서 사상최대 수량을 기록했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작년에는 국제 쌀 가격이 사상최고로 유지되고 있어 다행히 수확기 쌀 가격이 괜찮았다.

최근 자료를 보면 지역에 따라 다르겠지만, 작년 수확기 이후 산지쌀값이 계속 하락하여 

80kg 가마당 16만원선에서 13만원대로 떨어지고, 미곡처리장(RPC)의 벼 매입가격은

40kg 포대당 53,000원에서 42,000원 수준으로 무려 20% 가량 떨어졌다고 한다.  

 

지난 1970년대 국민이 배고파도 허리띠를 졸라매며 경제성장에 온힘을 쏟고 있을 때,

농촌진흥청의 '통일벼' 개발로 1977년 드디어 쌀 수량 세계최고를 기록해 '녹색혁명'을

달성했을 때 얼마나 감격스러워 했는가? 1997년 외환위기로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인도네시아에서는 정권이 무너지기도 했는데 우리는 쌀 수량 518kg으로 기록을 세워

국민경제의 안정과 국가위기 극복에 원동력이 되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가?

 

국민1인당 쌀 소비량은 1979년 136kg에서 75kg 수준으로 떨어지고, 연속적인 풍작으로

생산량은 늘어나고 있다. 최소시장접근(MMA)으로 어쩔 수 없이 들여오는 외국쌀은 연간

30만톤 수준으로 점차 늘어나고,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연간 30만톤 내외 지원되던

대북지원도 중단되는 등 쌀 공급량 초과로 재고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정부는 공공비축 이외에도 쌀값안정을 위해 34만톤을 추가매입하여 시장에서 격리시키고,

쌀 가공식품 개발과 학교급식 지원, 수출 지원방안 등 여러가지 대책을 수립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해결이 어려운 과제이다. 쌀 생산량을 줄이는 생산조정과 밀, 콩, 사료작물 등

쌀 이외의 수입곡물을 대체하기 위한 대체작목 도입을 적극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풍년이 들면 가격이 떨어져 더 손해가 나는 '풍년기근(豊年飢饉)'은 언제 해소될 것인가?

농부가 농사를 잘지어 풍년이 되면 칭찬받을 일인데 오히려 한숨소리가 높아지고 있으니,

이번에는 소비자인 도시민이 나서서 도울 때이다. 농민들도 한숨만 쉬지 말고 생산한 쌀을

제값받고 잘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해야겠지만, 정부와 소비자도 함께 힘을 보태야겠다.

 

소비자인 국민이 우리쌀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기 건강을 위해 밥 잘 챙겨먹기,

속속 개발되고 있는 쌀 가공식품 찾아먹기, 늘상 배고픔에 시달리는 사회복지 시설 등에

쌀 보내기, 미래의 소비계층인 아이들에게 쌀의 중요성을 알리고 식습관을 바로잡는 일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일부터 찾아서 실천할 때, 현재 어려움에 처한 쌀 농가도 살리고,

가족의 건강도 챙기고, 언제 닥칠지 모르는 식량위기에도 대비하는 일석3조가 될 것이다.

 

 

       

[관련기사] 쌀 올해도 대풍… 정부 23만톤 추가매입 격리

 

 

491만6,000톤 생산…예상치 훨씬 초과 10a당 수확량은 534㎏으로 ‘사상최대’

올해 쌀 생산량이 당초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491만 6,000톤으로 집계됐다. 또 10a(300평)당 생산량은 사상 최대치인 534㎏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상치를 넘어선 23만톤을 추가로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는 등 쌀값 안정에 나서기로 했다.

통계청은 올해 쌀 생산량이 491만 6,000톤으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484만 3,000톤)에 비해 7만 3,000톤(1.5%), 평년(최근 5년 중 최대·최소치를 뺀 3개년 평균, 456만 5,000톤)보다는 35만 1,000톤(7.7%) 많은 양이다.

벼 재배면적이 1년새 1.2% 줄었는데도 수확량이 늘어난 이유에 대해 통계청은 기상호조 등에 힘입어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0a당 쌀 수확량은 534㎏으로 역대 최고 기록인 2008년의 520㎏을 1년 만에 갈아치웠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포기당 이삭수가 증가했고 병해충 피해가 적었다”며 “여기에 8월 이후 맑은 날이 계속되면서 벼 낟알이 충실하게 여물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통계청 발표치는 지난 9·15 작황을 기준으로 조사한 올해 예상 생산량 468만 2,000톤과는 23만 4,000톤(5%), 10a당 예상 수확량 508㎏과는 26㎏(5.1%)의 차이를 보여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거듭된 풍작으로 쌀값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상치를 넘어선 23만톤을 시장에서 격리키로 했다(농민신문 11월11일자 1면 참조). 이에 따라 정부 격리물량은 이미 밝힌 11만톤을 포함해 34만톤으로 늘어나게 됐다. 여기에 공공비축용 매입량 37만톤을 합하면 71만톤으로 불어난다. 그만큼 정부 재고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양태선 농식품부 식량원예정책관은 “이미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평년작 이상의 잉여물량은 농협중앙회를 통해 전부 사들이기로 의결했기 때문에 별다른 절차 없이 곧바로 지역별 물량 배정에 나설 것”이라며, “추가 매입분은 쌀값이 안정될 때까지 시중에 풀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농민신문] 2009. 11. 16.(월)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 참고자료(화일 첨부) :  2009년 쌀 생산량 조사결과(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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