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쌀값 하루만에 30% 폭등…쌀 대란 예고
[쿠키 지구촌] 국제 곡물시장에서 쌀값이 27일 하루에 30%가 폭등,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의 사회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8일 보도했다. 국제 쌀값의 기준상품인 태국산 쌀 가격은 1t당 580달러에서 30%가 뛰어 76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월 380달러에서 3개월만에 무려 두배가 뛴 것이다. 전세계 쌀 재고량도 197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져 쌀값 추가 상승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쌀값이 3개월 내 10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내놓았다. 쌀을 주식으로 하는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은 당장 비상이 걸렸다. 카메룬, 부르키나파소 등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이미 지난 주 쌀 수급 불안이 폭동으로 비화됐고, 수확기 논을 통째로 터는 쌀 도둑도 극성을 부리고 있다. 일부 아시아 국가에서는 체제 붕괴의 경고음도 흘러나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장 쌀 부족분 180만∼210만t을 구해야 하는 필리핀에서는 빈민층을 중심으로 치솟는 쌀값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졸리비 푸드와 차우킹, 맥도날드 등 필리핀의 패스트푸드 체인은 “버려지는 밥이 하루 평균 1250t에 달한다”며 “밥 1인분을 현재 200∼250g에서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쇠고기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정육점 주인들의 거리 점거 시위가 벌어졌던 인도네시아에서는 한 정부 관리가 “수하르토 전 대통령의 집권을 부른 1965년 유혈 사태가 재연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FT는 “밀과 옥수수 등이 2006년부터 꾸준히 상승해온 것과 달리 쌀은 단기간에 가격이 뛰어 사회적 충격이 훨씬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곡물가 전반의 오름세 때문에 쌀값 상승은 예고됐지만 이집트와 필리핀 변수가 겹치며 상승폭이 커졌다.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이집트와 캄보디아가 해외 쌀 수출을 전면 금지한데다 최대 수입국 중 하나인 필리핀이 50만t의 쌀을 당장 매수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밀이 주식인 이집트는 잉여 쌀을 내다 팔아왔으나 밀값 상승으로 ‘빵 폭동’이 벌어지자 쌀 수출 금지를 결정한 것이다. 앞서 세계 2, 3위 쌀 수출국인 베트남과 인도가 쌀 수출 규제를 선언한 터여서 전세계 쌀 교역량은 사실상 3분의 1이 줄어들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2008.3.29.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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