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기회를 만들어가는 농민만 혜택 누릴 수 있어”
“교육보다 진보된 투자가 또 있을까요?”
오현석 지역아카데미 대표는 농업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역설적으로 강조하며 “현행 소집형태의 교육방식을 벗어나 일정기간 피교육생의 욕구(Needs)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수별로 ‘동기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어 농업경영체간 네트워킹이 가능해질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현석 대표는 이를 위해 “교육 운영주체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며, 이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견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단위로 산지를 조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그는 산지의 조직화를 강조하고 “농업경영체는 ‘복합경영체’인 만큼 이에 걸 맞는 시스템화 및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프랑스에서 농업·농촌문제를 연구한 후 귀국해 지역아카데미를 이끌며 연구실과 국내 농업·농촌현장을 누비고 있는데, 국내 농업·농촌을 어떻게 보고 있으며, 앞으로 지향해야할 방향은?
“우리나라는 싱가포르처럼 ‘도시국가’가 아니라 ‘농토국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농업은 지속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농업·농촌은 중요하다고 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 대부분이 향후 유럽연합(EU)과 같은 고유의 정체성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정체성의 핵심에는 농업·농촌이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세계 5대 식량수입국이 모두 동아시아 국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식량의존성을 해결하기 위한 농업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대두 될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한 것입니다.
아울러 농업·농촌의 공공서비스 부문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업정책도 농촌관관 등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쪽으로 농촌을 재편하는 움직임이 뚜렷합니다.
유럽의 경우 처음에는 5개 국가가 모여 유럽연합(EU)을 만들었으나 이후 12개 국가로 늘어났고, 지금은 25개 국가가 정체성을 바탕으로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는 것입니다.”
- 농업·농촌을 핵심으로 하는 정체성문제를 강조했는데, 개방화·국제화 시대를 맞아 농업을 이끌 핵심주체로 농업경영체 육성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어떤 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봅니까?
“1980년대 말까지 우리나라의 농업경영 주체는 ‘국가’였습니다. 영농기술보급은 농촌진흥청에서 담당하고, 농산물 시장조정은 정부가 주도를 해왔습니다.
이후 1990년대부터 시장 환경에 노출되면서 우리 농업에도 경영마인드가 가미되기 시작했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는 지방자치제 시행과 농가인구 감소 등으로 인한 소프트부문 제공그룹이 축소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농업경영체 육성을 위해 ‘교육(인력육성)→대상자 선정→컨설팅→시설지원’ 등의 형식을 도입했으나, 그보다는 지역단위로 산지를 조직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 경영측면에서 국내 농업경영체가 안고 있는 가장 부족한 부문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앞서 언급했듯이 1980년대 이후 농업경영 주체였던 국가가 후퇴하고 시장 환경에 노출되면서 급격한 시스템 부재 현상이 야기됐습니다.
실례로 우리나라 농업경영체의 대부분은 사무실이 없을 정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봅니다. 반면 EU는 농업경영체 내에 회계법인,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 등의 전문그룹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농업경영체는 ‘복합경영체’인 만큼 이에 걸 맞는 시스템화 및 네트워킹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 복합경영체인 농업경영체의 문제점으로 시스템 부재를 지적했는데, 그러면 경영측면에서 국내 농업경영체가 시급하게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우리나라의 농업경영체는 농가라는 사회적 단위와 경영체라는 경영단위의 분리가 안돼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시장환경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고, 이로 인해 지나치게 주먹구구식 경제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아울러 산지조직화를 통해 농업경영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설정을 보다 분명히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 산지 조직화는 국내 농업계가 풀어야할 당면과제라고 봅니다. 그리고 농업경영체는 조직화를 시도하는 곳이라고 여겨집니다. 농어경영체가 경영마인드를 확립해 국내 농업을 이끌 생산자조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업적 경영마인드 확립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결국 경영체 구성원의 자세와 외부 교육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아닌가 합니다. 동시에 정부의 뒷받침도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정부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현재 농업분야의 교육은 대체로 교육물량을 채우는 식의 ‘소집교육’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교육기간 또한 길어도 일주일을 넘기지 못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 같은 방식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는 일정기간 동안 피교육생의 니즈(Needs)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기수별로 ‘동기생’이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래야만 농업경영체간 네트워킹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육 운영주체 양성이 시급한 실정이며, 이를 정부가 주도적으로 견인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농촌에는 농업기술센터를 비롯해 시·군 농정담당 공무원과 한국농촌공사 지사, 농협중앙회 시·군지부 등의 기관·단체와 관련대학들이 있지만 이들 간의 산학관연 협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외부 촉발자(외부역량 그룹)를 통해 이들의 내부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 경영체 육성에는 전문가집단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농업경영체를 자문하거나 컨설팅 성공사례를 듣고 싶습니다.
“특별한 컨설팅 사례를 꼽기 보다는 ‘지역아카데미’의 연구사업 및 교육사업·해외연수사업 등 그동안의 활동과 나름대로의 성과를 예로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우선 연구사업부문은 연구와 학습은 물론 실행조직의 준비까지도 모두 함께 풀어나간다는 모토아래 그동안 △농산어촌개발 계획수립 및 컨설팅 △시책 제안사업 △교육농장 컨설팅 △농촌 어메니티를 활용한 지역사회개발 연구사업 등을 추진해왔습니다.
아울러 지역농업·농촌개발사업의 조직화를 위한 교육사업과 해외 교육훈련 인프라 활용을 위한 해외연수사업은 물론 선진국의 정책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한 정보사업 등을 펼쳐왔습니다.”
- 해외 교육훈련 인프라 활용을 위한 해외연수사업과 선진국의 정책을 체계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위한 정보사업 등은 농업경영체 육성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꼭 해외연수만이 아니라 간접적인 방안으로 해외 농업경영 우수사례를 효과적으로 수집, 국내농업에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도 있다고 봅니다만.
“지역아카데미’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800여명의 농업인들이 해외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자료·정보의 양만 하더라도 무궁무진하다고 할 것입니다. 이 같은 자료 및 정보를 체계적이고 쉽게 정리해 배포할 필요가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작업은 민간보다는 정부가 나서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농업경영체가 국내 농업을 이끌 미래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 ‘교육보다 진보된 투자는 없다’는 것이 평소 생각입니다.
또 하나는 유학시절 프랑스 농민에게 직접 들은 말인데, “농촌관광사업을 성공시키려면 ‘부부가 함께’ 해야 하고, ‘시설투자를 하기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투자(인적자본 중시)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농업·농촌 환경이 모든 농민에게 공히 기회가 될 수는 있으되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농민만이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출처] 농업경영 비즈니스 성공조건2/농업경영을 이끄는 사람들 오현석 지역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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