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농업인은 소비자·실무자에게 어머니 자세를 가져야”
“경영은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남 아산에 소재한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을 이끌고 있는 이호열(52) 대표이사는 “농업관련 조직의 경영은 기업논리보다는 조합원과 실무자가 같이하며 가슴에 호소해야 한다”며 감성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여기에 덧붙여 “조직이 커 갈수록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전문화하고 시스템화가 필요하다”고 향후 농업경영과 관련된 과제를 함축했다.
“영농조합은 개인기업보다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공동경영으로 나가야 국내 농업과 농업인의 살길이 있습니다.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이 아산시의 확실한 기둥이라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소수가 아닌 많은 사람, 힘든 사람을 끌어안고 보듬어 안고 가는 조직으로 키워나가겠습니다.” 이 대표이사는 “농업인은 어머니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밝히는 향후계획이다.
- 농업분야에도 경영이 강조되기 시작한지 10여년이 지났습니다. 농업경영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까?
“지난 2000년 출범 때부터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을 이끌면서 기업논리를 적용하는 경영은 생각해보지 않았습니다. 경영은 조합원과 실무자(직원)가 같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농업인 보화 가능합니다. 기업논리 식으로 너무 경영측면만 강조하다보면 농업인이 피해를 입습니다. 그리고 실무자 복지만 너무 챙기면 농업인에게 돌아가는 게 없습니다. 그래서 푸른들영농조합 경영은 500여명의 조합원과 40여명의 실무자, 70여명의 핵심지도부가 같이 하는 것입니다.
특히 농업관련 경영은 가슴에 호소하는 감성경영을 해야 합니다. 조합원, 실무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가슴에도 호소하는 감성경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경영철학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태생적으로 직거래 활성화를 통한 기업의 성장이라는 목표를 갖고 친환경농업을 시작했고, 푸른들영농조합법인도 설립하게 됐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영철학이랄까, 아니면 경영지표를 갖고 시작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지난 20년간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생산 공급하고, 소비자와 함께 하는데 경영의 중점을 뒀습니다.
지금은 규모화와 함께 가공사업의 확장도 필요하고 조직을 시스템화도 필요해지는 등 전문성이 필요해졌습니다. 그래서 전문성을 살리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전문성 확보방안으로 외부에서 우수한 전문가를 유치하기 위해 대학에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실무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학원 석사과정과 유통분야 박사과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노력을 통해 2~3년 후에는 전문가들이 푸른들영농조합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부연한다면 전문화가 조직의 사활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몸으로 부딪혀 왔는데 시스템화와 몸이 부딪히는 것과는 별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 푸른들영농조합법은 출범 6년 만인 2005년 말 현재 조합원 500여명에 자산 100억원, 출자금 18억원, 연 매출 125억원이라는 커다란 생산자 조직으로 성장을 했습니다.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의 오늘이 있게 한 성공요인이라면 어떤 점을 꼽을 수 있습니까?
“회원들의 강한 결집력입니다. 그동안 무리한 일도 많이 추진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푸른들영농조합법인 친환경종합타운’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지 8,400평 규모의 친환경종합타운 부지를 조합원들의 토지출자 방식으로 마련했습니다. 거기다 토지대금도 시가가 아닌 감정가격으로 정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을 조합원들이 지지해줬고, 따라줬습니다. 이것이 바로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이 여기까지 온 성공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합원들이 내일같이 따라주고 결정해주고 지지해줬습니다. 조합원 가운데 농민운동 핵심활동가가 많다보니 목표가 정확했고, 잘 호응을 해줬습니다.”
- 조합원들의 목표가 정확하다고 하셨는데, 조직을 이끌어 나가려면 비전제시가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비전은 어떻게 설정하고 제시했습니까?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을 이끌면서 비전을 어떻게 제시할 것인가가 가장 힘든 부문입니다. 실무자는 맡은 바 일을 하고, 경영자는 다음단계를 고민해야 하는데 3~5년 후 예측을 잘못하면 조직이 휘청거리게 됩니다. 그렇다고 조직 내에 기획부서가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많은 고민을 하고, 지도부와 정책토론을 통해 비전도 세우고 사업방향도 결정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친환경종합타운도 정책토론회를 통해 결정했고, 영농사업단도 2년 전에 정책토론회를 거쳐 결정한 사항이며, 앞으로 추진할 복지타운도 2년 전에 결정했습니다.
비전을 제시하려면 국내 농업현황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흐름과 경제상황까지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힘이 듭니다. 지금까지는 오차없이 성장을 해왔는데 해답은 없습니다. 특히 친환경농업의 경우 특수한 분야이다 보니 외부로부터 도움을 받기도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부단한 자기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의 경영목표는 배당금 10%, 실무자 특별상여금 100%, 지역사회환원을 통해 지역사회를 아우르는 조직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 조직이 2번이나 갈라지는 등 그동안 어려움도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위기는 어떻게 극복을 했습니까?
“초기에 조직이 갈라졌을 때 가장 어려웠습니다. 그때는 좌절이었습니다. 가는 방향이 맞는데 이견으로 방향을 수정하지 않으면 조직이 분화되는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머리가 돌 지경이었습니다. 결단이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2번의 조직분화 사태를 겪으면서 원칙이 통한다는 것을 경험했고, 회원들도 이해를 하게 됐습니다. 이제는 조직원간의 이견 등으로 조직이 흔들릴 시기는 지났습니다. 원칙을 지키면 위기도 돌파할 수 있습니다.”
- 힘든 일도 많았습니다만 보람도 많았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생산자(농업인)의 생활이 나아지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수급조절이 계획대로 맞아 들어갈 때, 근무여건도 그리 좋지 않은데 불구하고 실무자들이 농업인을 잘 모시고 밤늦게까지 묵묵히 일을 해주는 모습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1993년 12월 우루과이라우드(UR) 타결 후 ‘목숨을 걸고 해보자’고 시작한 그동안의 일들이 계획대로 착착 풀려 나갈 때 가장 보람을 느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1980년 직거래를 시작하면서 반신반의 속에 꾼 꿈입니다. 현재의 상황이 1980년 직거래를 처음 시작하면서 꾼 꿈인데 사실 반신반의했고, 그 꿈에 도달했다는 게 저도 놀랍습니다.”
- 푸른들영농조합을 경영하면서 느낀 점과 앞으로의 각오에 대해 들었으면 합니다.
“생산자조직은 개인하는 것보다는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그러나 힘들더라도 농업은 공동경영으로 끌고 가야 합니다. 아산시 농업의 확실한 기둥이 되겠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을 갖고 소수가 아닌 힘든 많은 사람들을 끌어안고 보듬어 안고 가는 조직으로 성장해 가는데 일조를 할 생각입니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도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생산자 조직이 적다보니 사실 현재 외롭습니다. 공동조직이 농촌에서 우후죽순 식으로 나와야 합니다. 농업인이 주인이 되는 튼튼한 기업이 몇 개만 생겨도 하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 농업경영과 관련 푸른들영농조합원 만이 아닌 국내 전체 농업인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경영에는 2가지 문제가 공존을 합니다. 경영체는 수익을 남겨야 되는데 조합원에게 배당을 너무 많이 하면 실무자 복지가 줄어들고, 실무자 복지를 중시하다보면 조합원에게 돌아가는 배당이 줄어듭니다. 양쪽이 이해는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농업인은 소비자나 실무자 모두에게 어머니의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농업인이 이해하지 못하면 조직은 깨집니다. 농업인이 경영을 이해한다면 산지조직은 더 발전할 것입니다. 출자금은 엄연히 농업인의 재산입니다. 그러나 출자금이 농업인 자신들의 재산이라는 이해가 부족합니다. 이 같은 문제는 끊임없는 교육으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 이호열 푸른들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는 누구인가?
아산 음봉면이 고향으로 온양고를 졸업하고 군에 갔다 온 후 1975년 유기농업을 시작했다.
1980년 고리채정리운동에 뛰어들었다가 친환경농산물 직거래운동에 나섰다. 전국에서 최초로 무공해 쌀 집단재배를 하는 등 친환경농업 확산을 주도하다가 1986년 파산을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1987년 한살림에 참여하면서 직거래 기반을 마련했다.
현재 푸른들영농조합법인 대표이사, 한살림전국생산자모임 부회장, (사)아산친환경지역농업클러스터 회장을 맡고 있다.
* 푸른들영농조합법인은?
2000년 친환경농가들이 100% 출자해 자본금 1,000만원에 회원 50명 규모로 출범했다.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 직후인 1994년 초 농민운동과 생산활동을 병행해온 농민조직 구성원들이 혹독한 내부비판으로 거쳐 생산조직으로 거듭나기로 결정하고 유기농업연합회, 지역농업 학습 등 6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등을 설립했다.
아산시의 지원을 받아 콩 가공사업에 뛰어들었다. 현재 무농약 이상의 친환경 콩을 원료로 한 두유와 콩기름, 일반콩을 원료로 하는 두부, 유기농 양파를 원료로 한 양파즙, 저농약 배를 원료로 한 배즙을 생산하고 있다.
2005년 말 현재 조합원 수 500여명에 실무자(직원) 40명, 자산 100억원, 출자금 18억원, 직거래를 통해 연 매출 125억원을 자랑한다.
RPC, 분석센터, 유통센터, 학교급식지원센터 등을 갖춘 ‘푸른들영농조합법인 친환경종합타운’ 건립을 위해 조합원 토지출자 방식으로 8,400평의 부지를 확보해 놓고 있다.
연계 조직으로 아산시친환경생산자연합회, 한살림천안아산, 푸른들영농사업단 등이 있다.
[출처] 농업경영 비즈니스 성공조건2/ 농업경영을 이끄는 사람들
'농업경영 정보 > 농업경영 CE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으로 도시민 맞아야"(남해 다랭이마을, 김주성) (0) | 2008.03.12 |
---|---|
기회 만들어가는 농민만 혜택(지역아카데미 오현석) (0) | 2008.03.12 |
규모화, 품질관리, 신뢰구축(농산무역 조기심) (0) | 2008.03.12 |
우리농업 충분한 가능성 있어(도드람양돈 진길부) (0) | 2008.03.12 |
친환경농업에 농업의 희망 있어(흙살림 이태근) (0) | 2008.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