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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금구 산골에 있는 신천희의 소야문학관

곳간지기1 2020. 2. 28. 07:05

어제는 참 이상한 날이었다. 이틀 전에 3년간의 마지막 출근을 하고 

송별식에 감사패까지 받고 왔는데 무슨 심사위원으로 초대를 받았다.

운전하고 가는데 사고가 났는지 길이 막혀 금새 40~50분이 지체된다.

아뿔사 전화를 해서 사정을 이야기하니 긴급하게 대타를 찾아본단다.

 

면접관이 시간약속을 못지켜 펑크를 냈으니 죄스런 마음으로 돌아서

1번 국도로 천천히 올라오는데 조그만 글씨로 '소야문학관'이 보인다.

갑자기 갈곳도 할일도 없어졌는데 꿩대신 닭이라고 궁금증이 일었다.

산골을 따라 좁은 길로 나오는 차를 피해 가며 끝까지 들어가 보았다.

 

고즈넉한 산아래 마을에 소야문학관 돌간판이 보이고 장승도 서 있다.

넓은 마당을 둘러보니 '어머니 외상값', '술타령' 등 들어본 시가 있다.

마당 곳곳에 재미나는 시들이 많이 적혀있고 시골약국, 아이부모학교,

태평농부학교도 있고 집필실인듯한 '소야 신천희 작은문학관'도 있다.

 

김제시 금구면 오봉리 산골마을 끝자락에 있는 소야문학관
아이들의 백일장 공간인듯 SWEET SWEET PLACE
어디서 많이 들어본 시와 사진이 있는데 소야 신천희의 작품이었네요.
마당에 세워진 시비가 많은데 '술타령'도 재미있네요.
깡통밟기, 부처님, 까막눈, 할머니의 지팡이, 앙숙, 약속, 뚱보새 등 재미있네요.
지붕을 덮은 공간에 그림동시도 있네요.
마당가에 연필가게도 있고 시골약국도 있네요.
시인의 상상력과 반전은 기발하네요.
어머님이 약사였는지(짐작으로) 시골약국의 추억도 재밌네요.
수복(壽福), 국향(菊香), 왕주(王酒) 등 도자기 술병
아이부모학교
아이들과 부모의 교육장인듯
해묵은 고향을 가진 사람과 새로운 고향을 찾은 사람이 하나가 되어...
문학관이라 책들이 많이 놓여있는데 제 저서도 한두권 두고 올걸 그랬네요.
각종 자격증, 수료증과 축제 포스터도...
잡초 우거진 텃밭도 있는데 태평농부학교
두런두런 소리가 나서 찻집인가 해서 들어가보니 시인이 TV 대담한 방송화면이 반복되고 있네요.
소야 스님(자칭 땡초라고 하네요)의 횡설수설 칼럼
벽에 똥칠, 시든꽃 등 할머니 소재 시들이 재미있네요.
전주MBC "반갑습니다" 대담 프로그램이 계속 틀어져 있네요.
산아래 중심에 있는 건물이 집필실인듯... "본인 부고장 전달 이외에는 돌아가 주세요"
우연한 발걸음으로 허락받지 않고 사진을 찍어 소개했는데 괜찮겠지요?

찻집인듯한 휴게실에서 차 한잔도 얻어마시지 못하고 한참을 둘러보는 중에

아무도 만나지 못해 궁금증을 다 풀지는 못하고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