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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에 마지막 남은 단풍을

곳간지기1 2009. 11. 14. 22:49

우리 가을은 울긋불긋 단풍이 유명하지만 그 중 으뜸은 내장산 단풍을 꼽는다.

 해마다 몸과 마음이 바쁜 시기와 겹쳐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모처럼 결행을 했다.

우리 등산팀이 내장산 단풍산행을 위해 3개월 전부터 별러 11월 둘째주를 잡았다.

그런데 지난 주 이른 한파가 몰려와 단풍의 상당부분을 떨어뜨려버려 아쉬웠다.

 

마지막 남은 몇그루의 단풍을 만끽하며 시원한 날씨에 멋진 산행을 하고 왔다.

정읍사람인 홍집사님 처형네가 운영하는 '자연원'에서 숙박하고 이른아침 해먹고

 점심까지 챙겨 내장사 입구부터 몇잎 남은 스산한 단풍터널을 거쳐 내장사 찍고,

금선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오르막길로 까치봉(717m)과 신선봉(763m)에 올랐다.

 

우리팀이 버스를 빌려 단체산행을 시도한 것은 3년만에 이번이 처음이다.

어제 비가 조금 내리고 기온이 떨어져 당초 예상보다는 적은 인원이 출발했다.

밤10시경 정읍역에 도착하여 대전에서 기차로 내려온 2사람을 태우고, 11시경

숙소에 도착해 소풍전날 아이들처럼 들뜬 마음으로 웃음꽃을 피우다 잠들었다.

 

모처럼만의 내장산행에 연로하신 권사님들이 몇분 참여해 가벼운 코스를 택해

당초 의도한 힘든 산행보다는 단풍구경을 위주로 변경하여 추진할 계획이었다.

주최측의 용의주도한 계획인지 우연을 가장한 실수(?)로 초입에서 장군봉(696m)

가는 길을 놓쳐 내장사로 해서 가파른 오르막길로 내장산 제2봉인 까치봉(717m),

최고봉인 신선봉(763m)을 차례로 정복(?)하는 상당히 고난도의 산행을 했다. 

 

단풍 피크가 지나버려 많이 졌지만 그래도 내장산 단풍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고마운 단풍 

 

숙소로 쓴 홍집사님 처형네 '자연원' 정원에서 

 

 내장산 단풍터널 초입에 노란 단풍이

 

 입구부터 날씨도 스산하고 단풍도 한물 갔지만 그래도 기대를 버리지 않고...

 

 단풍이 제철보다는 색깔이 조금 바랬지만 아쉬운대로...

 

옛날에 무슨 사연이 있었던듯한 토굴이 있는데... 스토리텔링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내장사 입구 케이블카 탑승대 아래에 위치한 조그만 연못 

 

 마지만 남은 단풍을 만끽하며 발걸음도 가볍게 산행 시작

 

 노익장을 과시하며 높은 산까지 올라갈 준비 완료

 

 내장산 단풍은 역시 빨간 색이 일품이지요.

 

 올해 마지막 단풍을 아쉬워하며 자주 올 수 없으니 기념사진도 남기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도 많지만 올해 마지막 단풍이 조금은... 

 

 "세상은 마음 그림자, 허공과 같고 화가와 같고, 거울과 같고 바람과 같고,

꿈과도 같은 것이 꿈으로 파도친다"  담벼락 옆에 멋진 시가 있네요.

 

내장사 경내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

 

 내장사 대웅전

 

 금선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계곡에 물은 말라있고 작은 돌탑들이...

 

날씨가 흐려 색이 조금 어둡게 나왔지만 멋진 단풍나무가...

 

 금선휴게소를 지나다 보니 우리쌀로 직접 빚은 막걸리를... (아주머니에게 홍보는 해준다고 했음)

 

금선계곡에서 용굴로 가기 조금전 통나무 계단으로 된 오르막길로 까치봉을 향한 고행 시작  

 

 잠시 숨을 고르며 보니 만병통치약이라는 '겨우살이'가 나무가지에

 

 힘든 오르막을 기어오르다 간식을 나누며 잠시 여유를 찾고...

 

잠깐의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가파른 오르막길을...

 

 두발보다는 네발로 기어오르는 것이...참 쉽죠 잉~~ 

 

"권사님 힘내세요!!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약혼여행을 내장산으로 왔었다는 홍집사 부부, 모처럼의 감회에 젖어...  

 

용굴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 소나무가 멋지네요.

 

 내장산 두번째 봉우리인 까치봉 정상(해발 717m)에서

 

 내장산 제2봉 까치봉에 다같이 올라온 기념으로 우선 출석체크

 

 까치봉에서 다시 최고봉인 신선봉을 향하다 돌아보니...

 

내장산도 식후경인데... 고갯마루에서 맛난 점심을...

 

점심 먹고 원기를 회복해 또다시 정상을 향해 험난한 여정을...

 

 내장산 최고봉 신선봉(해발 763m)에서, 절반은 6학년생?

 

 "여보 우리도 해냈어요". 임호영 신순자 집사 부부

 

우리가 아무도 낙오되지 않고 전원이 내장산 최고봉 신선봉에 올랐어요. 장하지요?

 

신선이 된 기분으로 산 아래를 내려다 보니... 오늘은 날씨가 흐려 운해는 없었지만 구비구비 산맥이...

 

여기서 다음 봉우리인 연자봉까지는 1.1km, 까치봉에서는 1.44km 

 

짠!! 타잔 흉내를 내보며...

 

 몇잎 안남은 빨간 단풍이 왜 이리 소중한지요?

 

내장사에서 올려다 본 서래봉(622m) 병풍

 

내장산 내장사 입구를 나오며 아쉬운 발걸음을 뒤로 하고... 

 

모처럼만의 내장산 산행은 상당히 힘든 코스였지만, 내려오는 길에 젊은 부부 몇몇이 뒤로 쳐져

고생했을뿐 연세드신 어른들이 오히려 생각보다 잘해줘서 무사히 산행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는 길에 유성에서 유황오리(수통골 도덕봉가든)로 멋진 저녁식사까지 하고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