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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식량자원이 된다는 곤충 이야기

곳간지기1 2014. 3. 12. 09:08

 

지구촌의 인구는 점점 늘어나는데 식량자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래의 식량자원을 찾기 위해 과학자들이 연구하고 있는데 곤충이 떠오르고 있다.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귀뚜라미, 장수하늘소 등 애완곤충이 각광을 받기 시작하는데,

 미래에는 그 단계를 뛰어넘어 곤충이 식량자원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친환경적인 미래 인간들의 외식풍경으로 재미있게 설명한 곤충이야기 참고하세요.

 

 

 

 

오랜만에 횟집에서 외식을 하는 태연 가족. 싱싱한 회가 한 접시 가득 상에 올라왔는데도 태연은 눈길 한 번 주지 않는다. 회 대신 태연이 허겁지겁 먹고 있는, 아니 흡입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번데기 볶음! 도대체 얼마나 먹어치웠는지 빈 접시가 상 한쪽에 가득하다.

“이모, 여기 번데기 볶음 추가….”

추가 주문을 하려는 태연의 입을 아빠가 틀어막는다.

“제발 그만!! 딸아, 여기는 횟집이지 번데기집이 아니라고! 너는 도대체 왜 이리로 친환경적이며 미래적 인간이란 말이냐.”

“홍홍. 뭔지는 몰라도 엄청 좋은 얘기로 들려요~. 제가 쫌 미래 지향적이고 세련된 미모이긴 해요. 근데 번데기 먹다가 웬 폭풍 칭찬이실까?”

“곤충을 먹는 게 미래 트렌드가 될 테니, 너야말로 진정 앞서 가는 인류라 할 만하다는 거지. 작년에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곤충을 미래의 식량난 해결 대안으로 꼽았고, 미국 뉴욕에선 쇠고기 패티 대신 커다란 귀뚜라미를 넣은 귀뚜라미 버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단다.

“예에? 미래 식량이라고요? 벌레는 아프리카 원주민이나 SBS ‘정글의 법칙’에 나오는 병만족만 잡아먹는 줄 알았는데, 완전 신기해요. 하긴, 우리도 번데기를 먹긴 하지만. 그런데 과연 사람들이 곤충을 먹으려고 할까요? 저야 뭐 맛만 좋으면 못 먹는 게 없지만 제 친구들은 모기만 봐도 ‘꺄약~’ 하고 도망가거든요. 게다가 그 쪼끄만 곤충을 먹고 배가 부를지도 의문이에요. 저 지금 번데기 12접시를 먹었는데 간에 기별도 안 간단 말이에요.”

“태연아, 네 위랑 다른 사람들의 위는 근본적으로 사이즈가 많이 달라요. 그리고 곤충은 작기는 하지만, 번식력이 엄청나게 좋은데다 성장도 빨라서 식량으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단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 큰 메뚜기는 성충 한 마리가 한 번에 약 1,000개의 알을 낳고 하루에 몸 크기를 두 배나 키울 수 있지. 또 네가 지금 먹은 번데기의 전 단계인 누에는 태어난 지 20일 만에 몸무게가 1,000배나 늘어날 만큼 빨리 자란단다. 더구나 대량 생산도 쉽고 세대가 짧아서 여러 번 사육하는 것도 가능해요.”

“와, 대박! 그런데 징그러운 건 어떡해요? 영화 설국열차에도 바퀴벌레로 만든 에너지 바가 나오잖아요. 사람들이 그거 보면서 막 우웩우웩 하더라고요. 난 먹어보고 싶던데…, 짭짭~.”

“그거야 뭐, 갈아서 다른 재료랑 섞어 먹거나 하면 되지 않을까?”

“하긴 그러네요. 그런데 또 질문!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말고기 등등 맛난 고기들이 세상에 널렸는데 왜 굳이 곤충을 먹어야 해요? 곤충이 특별히 맛있나?”

“물론 아빠는 맛있어. 어릴 때 논에서 메뚜기 잡아다가 엄마가 프라이팬에 살살 볶아주면 그게 어찌나 고소하고 맛있던지, 꿀꺽~ 얘기하니까 또 군침 흐른다. 하지만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제안한 건 맛 때문이 아니라 식량난 때문이야. 지금 같은 추세로 인구가 계속 증가한다면 2050년 세계 인구는 현재의 70억 명을 넘어 90억 명이나 될 것으로 예상된단다. 지금도 전체 인류의 6분의 1이 굶주리고 있는데 20억 명이나 늘어나면 훨씬 상황이 심각해지겠지? 그렇다고 경작지를 넓힐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사 넓힐 수 있다 해도 고품질의 동물성 단백질을 구할 방법은 막막하거든.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곤충을 길러 먹자고 제안한 거란다.”

“곤충이 그렇게 영양성분이 좋아요?”

단백질과 몸에 좋은 지방이 풍부하고 칼슘, 철, 아연 등 무기질 함량도 높은데다, 같은 먹이를 단백질로 전환하는 효율성 역시 뛰어나단다. 동남아시아에서 많이 먹는 귀뚜라미는 단백질 전환 효율이 소의 12배, 양의 4배, 돼지와 닭의 2배나 되지. 이 정도면 왜 곤충이 중요한 식량인지 알겠지?”

“와, 제가 번데기를 많이 먹어서 이렇게 쑥쑥 잘 자라는 거였군요! 참, 그런데 아까 저보고 친환경적이라고 하셨잖아요. 그건 또 무슨 얘기예요?”

“그건 소보다 곤충을 키우는 게 훨씬 친환경적이기 때문에 한 말이야. 너 혹시 지구 온난화의 주범 중에 하나가 소의 방귀와 트림이라는 얘기 들어봤니? 소를 비롯한 반추 동물(되새김질하는 동물)은 일 년에 보통 47kg의 메탄가스를 배출해. 다시 말해, 한우 4.2마리가 자동차 1대와 맞먹는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는 얘기지. 실제로 지구 온난화 요인의 18%가 소 사육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단다. 그런데 곤충은 메탄가스 문제도 없고 소처럼 넓은 사육 공간이 필요하지도 않으니 곤충으로 소를 대체 하는 게 훨씬 친환경적이라는 얘기지.

“소가 맛은 참 좋은데, 방귀가 문제였군요. 아빠는 반추 동물이 아니지만 방귀 냄새만 놓고 보면 소 백 마리 못지않아요. 오만 년 삭힌 홍어 냄새가 난다니깐요. 그 신기하고 오묘한 원리는 누가 연구 안 해주나?”

“헐~ 너도 만만치 않거든!”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과학향기] http://scent.ndsl.kr/sctColDetail.do?seq=5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