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트렌드를 살펴 대응하자 [박평식]

 

 

“6차산업화로 부가가치 확대, 고객맞춤 농업”

- 2014 농업 농촌에 대한 전망과 과제 -

 

 

서울대 김난도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14’에서 올해 한국 소비자의 트렌드를 전망하며, ‘시대의 장애물을 뛰어넘는 우승마의 전략은 무엇인가’라는 부제를 달았다. 새해 한국 소비자의 10대 트렌드를 ‘다크호스(Dark Horse)’라는 이니셜로 요약하고 있다. 변화의 키워드들을 살펴보면 세계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신흥국 경제의 경착륙을 초래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교차되고 있다.

 

새해에는 ① 참을 수 있는 스웨그의 가벼움, ② 몸이 답이다, ③ 틈새의 틈새를 찾아라, ④ 어른아이 40대, ⑤ 하이브리드 패치워크, ⑥ 판을 펼쳐라, ⑦ 해석의 재해석, ⑧ 예정된 우연, ⑨ 관음의 시대, ⑩ 직구로 말해요 등의 트렌드를 예고한다. 추상적이고 애매한 단어들이 많은 것을 보면, 세상의 변화가 단순하지 않고 복합적이고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생산자가 좋은 제품을 만들고 판매를 잘해서 소득으로 연결시키기 위해서는 소비자를 잘 알아야 한다. 올해 소비자 트렌드 전망은 과거와 많이 달라진 패턴을 예고하고 있다. 농업분야도 세계시장과 한국의 소비자 흐름에 대한 정보와 마인드로 무장하고 이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 트렌드 중에서 농업분야에서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사점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소비자의 웰빙 욕구를 반영하여 치유농업과 안전농산물 생산전략이 필요하다. 정신과 육체의 균형을 회복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②), 여가와 문화를 즐기려는 계층(④)이 늘어난다. 따라서 농촌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 등 ‘어메니티’ 자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도시민의 여가활동이나 휴양공간으로서의 역할을 농가소득원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생산에서 그치지 말고 저장, 가공, 유통, 체험 등 6차산업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확대해 나가야겠다.

 

둘째, 소비자의 고급화 열풍을 반영하여(③,⑦) 최고품질 명품전략이 필요하다. 명품은 가격만 비싼 것이 아니고, 희소성과 연관돼 있어 제품의 고유한 특성이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일본 니가타현의 스키장 리프트를 활용한 ‘천공미(天空米)’, 아오모리현의 태풍에도 견딘 ‘합격사과’, 우리나라에서 세계최고의 품질을 지향하는 ‘탑프루트’ 등 농산물도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보자.

 

셋째,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⑤), 직설화법이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⑩). 소비자는 단순 구매자를 넘어 자신의 목소리를 직접 제품과 유통과정에 반영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맞춤형 제품 생산으로 전환해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요구를 종합적으로 충족시키는 공급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농산물도 생산과정에서부터 모든 정보가 관리되고 가공을 통해 꼭 필요한 고객을 찾아 맞춤형으로 가야 할 것이다.

 

넷째, 스웨그 신드롬에 대한 대응이다(①,⑨). SNS를 통한 자유분방한 소통이 넘치는 시대에 때로는 참기 어렵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사회의 한 흐름이다. 가벼움, 여유와 멋, 약간의 허세까지 겸비해야 하는 사회에서 상품에 대한 실시간 품평과 정보 추적이 대세가 되므로 시장의 흐름을 살펴 정보기술(IT)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신품종과 기술정보의 수집에서부터 농산물의 생산과정과 판매와 홍보,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컴퓨터와 인터넷을 잘 활용해야겠다.

 

다섯째, 과거에는 기업과 소비자, 정부와 시민처럼 각자의 역할구분이 뚜렷했지만 이제는 역할의 경계가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⑥). 21세기는 소비자의 시대다. 소비자가 주도하는 판 속에 뛰어들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고 그 흐름에 동승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혼자 다하려 하지 말고 판을 펼치면 사람들이 몰려오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농업인도 소비자의 트렌드를 읽고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한국농어촌선교신문] 2014. 1. 3(금).

 

 박 평 식 박사/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연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