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정보/농업기술 정보

세계적인 경기米로 변해야 (곽창길)

곳간지기1 2009. 12. 18. 09:17

"세계적인 경기米로 변해야"

곽창길/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기술지원과장


2008년부터 이어진 벼농사 대풍은 계속되는 쌀 소비감소로 쌀 가격이 하락해 농업인, 정부, 농업 관련자 모두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쌀 생산량은 491만6천t으로 대풍을 이뤘던 지난해보다 7만3천t이 증가해 쌀 소비촉진을 위한 자구노력이 필요하며, 경기미가 위기를 극복하고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한 방안을 재검토해야 할 때다.

우선 추청벼 일변도에서 최고품질의 품종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추청벼는 그동안 쌀알이 맑고, 밥맛이 좋으면서 특히 도정수율이 높아 소비자보다는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좋아했던 품종이나 쓰러짐과 병충해에 약한 단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 줄무늬잎마름병에 강하고, 도정수율이 높으면서도 추청벼보다 쌀알이 맑고 밥맛이 더 좋은 칠보, 삼광, 호품, 하이아미 등 최고품질 품종이 육성되어 여주, 평택, 김포, 오산 등에서 보급면적이 급증하고 있다. RPC에서는 소비자와 농업인이 윈-윈 할 수 있도록 최고품질 품종을 수매하여 최고 브랜드로 육성해 나가야 한다.

둘째, 생산비를 낮추고, 들녘의 품질을 균일하게 하는 들녘별 종합관리체계를 추진해야 한다. 세계적인 상품은 일정한 품질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 쌀도 ‘탑라이스 매뉴얼’이 만들어진 후 완전미율, 단백질 함량 등 쌀 품질이 획기적으로 높아져 이제는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경쟁할 수 있는 품질을 갖추게 되었다. 한 들녘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면서도 경지활용도를 높여 농가소득에 도움이 되도록 벼뿐만 아니라 사료작물, 시설원예와 틈새작목을 생산비를 절감하면서도 친환경적으로 종합 관리해야 한다.

셋째, 차별성과 신뢰가 중요하다. 농식품부 지원으로 소비자단체가 매년 선정하는 우수 브랜드 12개 중에서 그동안 싼 것으로만 여겨졌던 호남미는 8개, 경기도는 1개 정도이다. 또한, “마트에서 나가는 쌀은 품질이 좋으면서도 값이 싼 호남미가 70%이고, 경기미 중에서도 값이 비싼 것은 잘 팔리지 않는다”는 아르바이트 학생의 말이 생각난다. 소비자는 연중 고품질을 유지하면서도 품질에 비해 값이 싼 브랜드를 선호하는 편이다. 경기미가 잘 팔리려면 친환경적이면서도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하여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역 명품화를 위한 최고품질 브랜드와 찰벼, 유색미, 가공용 품종을 심어 쌀 소비를 늘리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넷째, 위기는 기회,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자세가 중요하다. “위기는 안락함의 그림자이며, 안락함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위기가 잠복해 있고, 위기의식의 부재가 최대의 위기”라는 말이 있다. 그동안 생산만 하면 별 걱정 없이 판매되어 경기미라는 명성에만 의존해 “안락함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위기가 있다”는 말을 잊었나 보다. 이제는 푸른 농촌에서 소비자와 함께 희망을 찾아야 한다. ‘경기미를 세계 최고의 쌀로 만들 수 있다’는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자세로 힘쓴다면 세계에서 알아주는 경기미가 탄생되리라 믿는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세는 안 될 일도 가능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뿐만 아니라 전 세계 소비자가 원하는 경기미를 만드는데 농업인, 정부, 농협, 소비자가 함께 노력하여 경기미의 명성을 되찾을 날을 손꼽아 기대해 본다.

 

 [경기일보] 2009년 12월 18일 (금) 14면

 * 기사 바로가기 :  http://www.ekgib.com/news/articleView.html?idxno=355901

 

세계적인 경기미로(곽창길).jpg

세계적인 경기미로(곽창길).jpg
1.56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