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곡물파동 뒤 재고율 최저36년만에 내년 16% 예상… 옥수수 등 가격 2~3배 폭등 |
내년 세계 곡물 재고율이 ‘곡물 파동’ 이후 36년 만에 사상 최저 수준인 16.1%로 추락할 전망이다. 특히 2년 사이 주요 곡물 가격이 2∼3배 뛰어 고스란히 국내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등 ‘애그플레이션(Agflation)’이 심화됐다.
이는 올해 곡물연도 추정치 16.3%보다 0.2%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72∼73년 ‘곡물 파동’ 당시 15.4% 이후 최저치다. 곡물 재고율이 가파르게 낮아진 것은 소비 증가 때문이다. 내년 곡물연도 세계 곡물 소비량은 사상 최대인 21억 6158만t으로 전망됐다.1년 사이 5131만t이나 급증했다. 다만 생산량은 올해보다 2.4% 증가한 21억 6497t이 될 전망이다. 곡물 재고율이 떨어지면서 주요 곡물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농경연의 ‘세계 곡물가격 동향’에 따르면 미국 수출 옥수수의 운임포함 가격(CS&F)은 지난달 14일 현재 t당 410달러로 지난 2년 사이 2.93배 뛰었다. 미국산 콩의 운임포함 가격 역시 같은 기간 2.63배(280달러→737달러)로, 국내 사료용으로 주로 쓰이는 미국산 콩깻묵은 2.65배(248달러→658달러)로 상승했다. 태국산 장립종 쌀도 2.34배 올랐다. 연구원은 밀·콩·옥수수 값이 동시에 2배(100%) 상승하면 생산자, 소비자 물가지수는 각각 0.6%,0.7%의 상승 압력을 받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영표 기자 tomcat@seoul.co.kr |
[서울신문] 2008-08-04 3면 |
[씨줄날줄] 곡물 파동 / 오승호 논설위원 |
우리나라는 과거 곡물 파동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 차원에서 해외 진출을 여러 차례 시도한 적이 있다. 그러나 그때마다 시행착오를 겪었다. 우리나라는 전체 곡물 수요량의 4분의3 정도를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해 곡물 자급률은 27.8%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밀은 0.3%, 옥수수는 0.7%, 콩은 9.8%에 불과한 실정이다.
농업 이민 정책의 실패 사례로 꼽힌다. 1980년대 초엔 민간이 해외 농장 개발에 나선다. 국내 굴지의 한 대기업은 미국 워싱턴 주의 옥수수 농장을 사들였으나 1년 정도 지나자 옥수수 가격이 폭락하는 바람에 철수했다. 또 다른 대기업은 캄보디아 진출을 시도했으나 현지 주민과 제도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중국 삼강평원의 경우도 저습지인 사실을 몰랐다가 배수 기반시설로 곤욕을 치렀다. 곡물 가격이 뛰면서 식량 안보와 물가 관리에 걱정이 태산같다. 더욱이 가격 상승 요인이 종전과는 달라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전문가들은 곡물 수요 구조에서 큰 변화가 생긴 것에 주목한다. 중국·인도 등의 사료용 수요와 바이오 연료용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미국은 옥수수 소비량의 30%가 바이오 에너지용이다. 이런 변수로 인해 곡물 파동은 이전에 비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김종진 국제농업 국장은 “과거 정부와 민간의 시행착오 사례를 지역별, 품목별로 분석하는 등 기초 조사를 철저히 하고 있다.”면서 “투자 위험이 적으면서 경제성과 수익성이 있는 지역을 찾기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곡물 파동을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짜낼 때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서울신문] 2008-08-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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