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우리 쌀 이야기

세계 식량위기와 우리 쌀산업 심포지엄

곳간지기1 2008. 7. 12. 17:13

 

식량위기 극복을 위한 한국쌀연구회 심포지엄

 

최근 국제곡물가격 폭등으로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단순히 애그플레이션을 넘어 식량무기화와 '식량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세계의 식량수급 동향을 볼 때, 만성적이고 구조적인 식량부족 현상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곡인 쌀을 자급하고 있어 우리나라는 그래도 다행인데, 쌀을 제외한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 5위 곡물 수입국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쌀연구회는 7월 11일(금) 수원의 농민회관 대강당에서 "세계 식량위기와 우리 쌀 산업"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하여 쌀의 중요성을 재조명하고 발전방향을 모색하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용택 박사는 "세계 식량위기와 우리 쌀의 중요성"을 기조강연 하였고, 쌀 수급구조, 생산기반, 생산기술, 경영기술, 소비확대, 북한농업 등 6개의 주제발표와 전문가 토론을 하였다. 국제무역 자유화와 우리 쌀 수급구조(농경연 김태훈 박사), 우리 쌀 생산기반의 지속적 유지관리(고려대 임수길 명예교수), 쌀 생산의 경영기술 개선방안(전북대 조가옥 교수), 식량자급율 향상을 위한 쌀 소비확대 방안(한식연 이세은 박사), 통일대비 쌀 생산전략(농경연 김영훈 박사)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종합토론은 윤석원 중앙대 교수(한국농업정책학회장)의 사회로 발표주제별로 임정빈 교수(서울대), 김현태 박사(한국농촌공사), 고희종 교수(서울대), 박평식 박사(농촌진흥청), 강광파 상임이사(소비자 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 황흥구 소장(농진청 작물과학원 영남농업연구소) 등 분야별 전문가가 지정토론을 하고 객석의 청중토론이 이어졌다. 심포지엄의 결과는 식량위기 시대 우리나라 식량자급과 쌀 산업의 지속적 발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그 중 쌀 생산의 경영기술 개선방안에 대한 발표요지와 토론내용을 참고하시기 바란다.

 

 

“한국 쌀산업 경영개선 방향” 발표요지

 - 지역단위에서 쌀산업 최적 경영모델 육성방향 -

      조가옥 (전북대학교 농생명과학대 교수) 

 

  우리 쌀 산업은 1994년과 2004년 두차례에 걸쳐 관세화 유예를 10년씩 받았으나, 2004년 재협상 이후 시판용 쌀이 수입되어 들어오고 있어 우리 쌀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절실한 시점에 와 있다.  그동안 쌀산업의 국제 경쟁력강화와 쌀 생산농가의 소득보전을 위해 쌀전업농 육성과 고품질 쌀 생산 등 다양한 노력으로 고품질쌀이 생산되고 8만여 쌀전업농도 육성되었다.

 

  그러나 고품질 정책과 저비용 정책이 각각 따로 추진되었으며, 쌀전업농 육성정책은 규모확대에만 집중하였다. 이들의 지역에서의 쌀 생산담당자로서의 역할기대나 쌀농가의 경영개선에 관심의 정도도 미흡했다. 또한 그간 쌀 생산에서 지역농업 즉 지역의 들녘단위로 쌀 생산을 위한 조직화, 단지화에 관심의 정도도 미미했다. 그간 고품질쌀 정책을 통해 단백질함량 저하, 완전미비율 향상 등 고품질쌀 생산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쌀전업농들의 규모확대의 한계, 개별영농의 농기계의 과잉공급에 의한 농기계비용 증가와  농가의 부채부담, 투하노동시간의 절감가능성의 한계 등이 쌀 생산비절감에 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제 이와 같은 개별영농을 통한 고품질․저비용쌀 생산에는 한계가 있다.

 

  지금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형태의 쌀 생산단지를 조성하여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고, 계약재배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쌀 생산단지는 각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그 규모가 영세하고 분산적이며, 고품질쌀 생산을 중심으로 조성되었다.  전국에 50ha의 들이 3,000여개(100ha이상은 1,500개)가 된다고 한다. 이제 쌀 재배여건(토양, 기후 등), 품종통일, 재배기술의 동일성, 조직화와 단지화의 가능성 때문에 지역 들녘단위를 중심으로 쌀 생산단지를 조성해야 한다. 이 들녘별 쌀 생산단지는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단지면적, 이에 따른 농기계 적정조합, 표준 및 생력재배기술 등을 보급하여, 쌀전업농을 중심으로 한 쌀 생산주체와 RPC와 계약재배를 통하여 고품질․저비용쌀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쌀 생산농가의 경영개선에 이바지하여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이 보장되고 나아가 우리쌀산업 전체의 경영개선이 이루어져 우리쌀의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이 사업의 효율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지역단위 최적 쌀 경영단지(고품질․저비용쌀 생산)를 중심으로 협의체가 구성되어야  하고, 그것을 통하여 자원이 적절히 배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군 단위에서의 산학연관 협치(協治)가 가장 중요하다.

 

 

 □ 토론 : 박평식 박사(농촌진흥청 기술경영과 연구관)

1. 세계 곡물가격이 급등하면서 ‘애그플레이션’을 넘어 ‘식량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쌀 산업의 경영개선방안 모색은 매우 중요합니다.

  - 밀, 콩, 쌀 등 국제 곡물가격이 '06년부터 최소한 2-3배 상승하여 사상최고를 기록하고 있는데, 미국장립종은 (’05)334 →(’08.6) 887$, 미국중립종 484→926$, 태국장립종 301→817$로 급등 

  - 곡물 가격이 상승하니 수출제한조치 등 자원민족주의가 확산되고, 구조적인 식량부족은 단기간에 해소될 전망이 보이지 않아 중장기 대책이 필요함.


2. 세계적 식량위기가 국내 쌀 산업에는 오히려 기회(chance)가 되고 있습니다.

  - 국제 쌀 가격이 상승하여 국내외 가격차가 3-4배에서 2배 내외로 좁혀지고, 국수, 빵 등 밀가루 대체식량으로 쌀 수요가 증가함.

  - 쌀 품질고급화와 생산비 절감, 구조조정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면 시장개방으로 고통받는 쌀 농가도 살리고 수출로 해외진출 가능성도 커질 것임.


3. 최근의 곡물파동과 1997년 심각한 외환위기시에도 국내 쌀 수급은 안정되어, 주식인 쌀 자급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있습니다. 

  - 최근 엘리뇨, 태풍, 가뭄 등의 영향으로 쌀 수급 불안정성 상존하고 있음

  - 기상이변이나 수급여건 악화로 쌀 공급이 30% 줄어들면, 소비자가격은 최대 2.5배 상승할 것으로 추정 : 46천원→113천원/20kg (농협경제연구소 CEO Focus)


4. 현장중심으로 쌀관련 경영연구를 하는 유일한 농업경제학자인 조가옥 교수가 그동안의 쌀 정책을 분석하고, 지역단위 비용절감 경영모델 육성방향을 제시했습니다.

  - 1994년에 농림부에서는 ’92년 대비 2001년 kg당 쌀 생산비 47% 절감목표를 설정하였고, 1996년에 ’94대비 2004년 10a당 35% 절감목표로 추진했으나,

  - 2003년 쌀 정책이 고품질로 전환되면서 생산비 대책은 수면 아래로 잠수하였으나 시장개방에 대응한 쌀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고품질과 비용절감 시책을 병행추진해야 함.

  - 쌀 전업농을 중심으로 한 개별경영체의 규모확대와 직파재배, 농기계 등 생력화기술로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고, 지역단위 조직화 단지화 방안을 제시함.


5. 경영규모별 쌀 생산비 분석결과를 보면(그림 2~4), 10a당 총생산비는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지 않고 1.5~2.0ha까지 감소하다 다시 7~10ha까지 증가하고 있습니다. 

  - 토지 용역비가 주축인 간접비를 제외하면 규모경제가 나타나는데, 2~3ha와 7~10ha 규모에서는 여전히 불안정함 ⇒ 농기계의 효율적 이용이 필수

  - 이를 위해 농가간, 지역간, 들녘단위 조직화가 반드시 필요한 과제임은 적극동의하나 들녘단위로 비용절감을 위한 적정규모의 산출은 어떻게 할 것인지 복안은?

  - 우리나라의 농가의식구조 특성상 ‘협업’은 몇 차례 시도에도 불구하고 잘 안되는 것으로 판명이 났는데, 어떻게 조직화할 것인지 복안은?

  - 익산과 같은 평야지대는 들녘단위로 농가의 조직화나 농지의 단지화가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중산간 지역이나 경지여건이 불리한 지역은 어떻게 할 것인가?

  - 농정당국이나 지자체, 기술센터의 역할이 약화된 환경에서 강력한 조직화나 광역적인 기술관리는 점점 어려워지므로, RPC 단위로 가는 것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