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우리 쌀 이야기

소비자 선택을 받는 쌀의 조건 [농민신문]

곳간지기1 2015. 11. 23. 10:24

 

쌀 소비감소와 풍작, 수입쌀 증가 등으로 쌀 재고가 중대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지난번 한국쌀산업진흥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중심으로 '농민신문'에 투고한 글입니다.

생산자 입장에서 생산도 중요하지만 판매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니 참고하세요.

- '생명창고를 지키는 곳간지기' 박평식 배상 -

 

 

[농민신문-발언대] '소비자 선택을 받는 쌀의 조건'

 

 쌀은 우리 민족의 혼과 문화가 반영된 최고의 먹거리다. 하지만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올해 단위면적(10α·300평)당 생산량이 542㎏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풍작을 이루면서 풍년기근을 걱정하는 소리가 드높다. 설상가상으로 외국 쌀 수입량도 전체 소비량의 10%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가 간·지역 간 판매경쟁이 점점 치열해져 고품질 쌀 생산과 마케팅 노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수확이 끝나고 나니 곳곳에서 쌀 관련 심포지엄과 토론회가 자주 열리고 있다. 예전에는 품종이나 재배기술 개선에 관한 주제가 많았는데, 요즘은 생산보다 판매가 더 문제가 되니 소비자나 경영·마케팅 부문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소비자가 찾는 브랜드 쌀의 사례를 통해 참고할 요소를 찾아본다.

 첫째, 소비자가 원하는 좋은 상품 만들기는 기본이다. 생산자는 지역특성에 맞는 고품질 최적 품종을 선정해 재배과정에서의 품질관리 매뉴얼을 준수하고, 수확 후 관리 및 유통과정에서의 품질관리에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소비자단체 선정 명품브랜드에 가장 많이 뽑힌 <한눈에 반한 쌀>의 경우 철저한 시장조사와 품질관리는 물론, 3㎏ 소포장 개발과 ‘1% 마케팅’ 전략으로 고품질 쌀 상품세분화를 통한 위치점령에 성공했다.

 둘째, 지역특성을 반영한 스토리 있는 대표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명품이 되기 위해서는 지역의 역사와 전통, 문화와 희소성 등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강력한 태풍에 견딘 '합격사과', 니가타현의 스키장 리프트를 활용한 <하늘에서 말린 쌀(天空米)>처럼 아이디어로 위기를 극복한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지역단위 시설개선과 마케팅 노력이 필요하다. 저온저장시설 등의 개선과 미곡종합처리장(RPC) 통폐합 및 구조조정, 우수브랜드 판매전략 벤치마킹, 공격적 마케팅을 통한 해외시장 개척 등이 시급하다. ‘고품질 쌀 지역특성화’ 사업을 통해 우수브랜드로 성장한 <청원생명쌀>, <녹차미인 보성쌀> 등의 홍보대사 위촉, 동호인대회 개최, 밥집 운영 같은 특장점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겠다.

 넷째,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농가에서는 개별브랜드와 6차산업화를 통한 부가가치 제고도 필요하다. 홍보와 입소문을 위해서는 인터넷 매체를 활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경기 이천의 쌀문화축제나 호주의 선라이스(SunRice) 쌀축제 등을 벤치마킹하고, 생산·가공·유통·체험을 연계한 6차산업화와 도농교류도 활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명품 쌀 브랜드의 성공전략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고 신뢰를 구축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생산자와 관련기관은 힘을 합쳐 최고 품질의 쌀을 생산하고(연구개발), 남보다 먼저(최초 진입), 시장을 만들어(시장창출), 나만의 방식과(차별화), 좋은 이름으로(브랜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 국내외 시장에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다.

  박평식 (농촌진흥청 농산업경영과 연구관)  

 
* [농민신문 2015. 11. 23(월) 발언대, 기사 바로가기

   http://www.nongmin.com/article/ar_detail.htm?ar_id=257813&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