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시판에 대비한 품질향상 (박평식)

 수입쌀 시판에 대비한 우리 쌀 품질향상

박평식 박사/ 농촌진흥청 기독선교회장

 

1. 쌀 시장변화 전망

  우리 쌀 시장에 외국쌀이 진입하게 되고 시장개방의 폭은 점점 커지게 되었다.  수입쌀의 일부(10%)가 시판됨으로써 조만간 우리 식탁에서 국산과 외국쌀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된다. 높은 생산비로 국제시장에서 우리 쌀의 가격경쟁력이 약하기 때문에 최고의 품질로 승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국내시장에서 국산쌀과 외국쌀의 가격경쟁이 심화될수록 품질과 신용 등 비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차별화 노력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 쌀 품질관리 강화

  최근 웰빙 바람과 함께 고품질 안전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성과 품질 등은 외관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객관적인 쌀 품질판정 기준의 설정과 정보제공이 필요하다. 최근 쌀 포장지에 생산지, 품종, 도정일자 등의 표기가 의무화되었지만, 품종표시의 누락이 많을 뿐만 아니라 유명브랜드 표본조사에서도 품종의 혼입률이 5～67%로 상당히 높았다. 권장표시 사항인 등급도 특품․상품 등 일정한 기준 없이 매겨지고 있어 등급표시의 객관화가 시급하다. 품종혼입 및 완전미 비율 등 품질요소의 표기 의무화와 DNA 판별기술을 통한 검사 및 위반시 제재가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쌀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품종․토양․이앙시기․질소시비량․기상재해․수확시기 등 생산관리도 중요하지만, 저장․가공 및 밥짓는 방법 등 수확 후 관리는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생산자는 소비자의 쌀 선호도에 맞게 투명하고 맛있는 쌀을 생산하고, 가공․유통 단계의 품질향상을 위해 저장․도정시설의 획기적 개선과 하얀 티, 싸라기, 피해립 등이 제거된 ‘완전미(Head rice)’ 유통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하다.

  ‘한국쌀연구회’의 연구보고에 따르면, 작물과학원의 표준재배나 시중에 유통중인 쌀이라도 완전미로 비교했을 때는 한국의 ‘일품쌀’ 등이 일본의 ‘고시히카리’나 미국의 ‘칼로스’ 등에 비해 밥맛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유통쌀의 평균적인 품질수준은 완전미 유통시스템이 확립된 미국, 일본, 호주 등의 최상급 소포장 브랜드에 비해 외관상 품위가 떨어질 수 있다. 다행히 최근 정부와 농업인, RPC 등의 노력으로 주요 브랜드 쌀의 완전미율이 ’00년 57.4%에서 ’02년 74.2%, ’04년 86.8%로 급속도로 향상되고 있다. 이는 재배기술 측면에서의 노력과 더불어 RPC에 입형분리기․색채선별기 등 완전미 선별시설의 도입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며, 저장시설의 확충 등 품종별 분리도정을 위한 시설개선과 품질관리의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다.

  일본은 1999년 관세화 방식으로 쌀 시장을 개방하면서 국내 쌀 가격의 하락 및 외국쌀의 수입 증가에 대응하고, 쌀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고품질 쌀 생산에 주력해 왔다. 건조 기계화율 95% 이상, 현미 저온저장, 고급 도정시설, 쌀 외관(6등급) 및 식미(5등급) 판정 시스템, 품질검정기구(곡물검정협회)의 정착 등 벤치마킹해야 할 부분이 많다. 대만의 경우는 시장개방에 대응한 쌀 품질고급화 대책이 미흡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함으로써, 고가미 시장을 일본, 미국, 호주 등 외국쌀에 고스란히 내주고 대만쌀은 저가미 시장으로 전락하게 되어 자국쌀 보호에 실패하였음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3. 맺음말

  쌀 품질고급화는 품종, 기술개발, RPC 시설개선 뿐만 아니라 품질에 따른 가격제도 정착과 농업인 등 생산자들의 적극적인 참여, 유통과정의 투명성, 소비자의 올바른 인식 등이 총동원될 때 가능하다. 고품질 품종, 질소시비량 감축 등 생산단계에서의 품질향상 노력과 더불어, 품종혼입 방지, 저온저장 및 건조, 생산이력제 도입 등 전과정 관리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소비자의 다양한 선호를 반영하여 쌀의 외관품위와 밥맛, 안전성 등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철저한 품질관리가 한층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농어촌선교신문> 2005.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