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택트(Untact) 시대를 온택트(Ontact)로 극복하자"
우리는 지금 언컨택트(Uncontact, 줄여서 언택트) 시대를 맞이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 사람과 사람간 연결과 접촉이 중요한데, 불안과 위험의 시대를 살아가며 어쩔 수 없이 또는 필연적으로 비대면 방식이 중요한 메가트렌드가 되었다. 기술적·산업적 진화 과정에서 컨텍트와 언컨택트를 넘나들며 좀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연결되며 살아가고 싶은 욕망이 쌓여왔는데, 코로나19 감염병 확산으로 타인과의 접촉을 꺼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으로 다가왔다. 일상이 바뀌면 욕망도 바뀐다. 언택트 시대를 온라인 소통 온택트(Ontact)로 보완해 나가야겠다.
온라인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소셜 네트워크(SNS)가 트윗, 페이스북, 블로그, 밴드, 인스타그램 등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농업은 생명창고' 다음 블로그를 개설한지 어느새 13년이 되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는데, 지난 세월을 돌아 보니, 인터넷 공간을 통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정보와 생각들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공유하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가상공간에서 좋은 정보도 얻고, 잘 알지 못하던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되고, 친분도 쌓으며 생각을 함께 나눌 수도 있었다.
예전에는 친구와 친지, 직장이나 교회, 동호회 등 주위의 아는 사람들과의 대화, 책이나 논문, 잡지, 신문 등으로 출판되어 나왔던 글들,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그리고 전파를 타고 나갔던 방송 등 극히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만 생각과 정보를 교류하였다. 그런데 블로그를 하다 보니 내 머리 속에 있던 생각과 경험, 앨범 속에 있는 추억의 사진, 그리고 내 컴퓨터 안에 들어있던 많은 정보들을 선별해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별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 기사도 있었지만, 많은 호응을 보인 내용도 많았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8년초 새 정부가 들어서고 정부조직 개편안에 농촌진흥청을 폐지하여 민영화한다는 황당한 결정을 하면서부터,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정리하여 호소하고자 하였다. 개인적인 의견도 썼지만, 농업기술 수혜자인 농업인들의 반대시위와 소비자인 일반시민의 반발여론 등을 전파하는 작업을 했다. 생각에 동의해주는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세계 식량위기에 따른 식량안보 전문가로 MBC-TV 생방송에 출연한 이후 국민의 생존에 기본인 농업과 식량문제에 대해 좀 더 다양한 정보제공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식량안보와 쌀 이야기 등 기사가 점차 늘어나고 반응이 있게 되자,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으로 꾸며지는 일반 블로그와 달리, 농업과 식량문제 등 기왕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해 지속적인 정보제공이 필요함을 느꼈다. 당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량부족으로 폭동이 일어나도, 우리나라는 주곡인 쌀만을 자급하고 있을 뿐 기타 곡물의 95%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음에도 걱정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학술논문 만으로는 우리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아주는 이가 너무 없음을 깨닫고, 연구자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블로그 방문자와 댓글이 늘어나고 좋은 블로그를 접하다 보니 농업과 식량 이야기만으로는 콘텐츠가 부족함을 느끼고, 디지털 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생활주변의 텃밭 가꾸기 주말농장, 꽃과 야생화, 농업·농촌 현장, 아프리카 생활 등 생생한 사진이 들어가는 실감나는 이야기를 추가했다. 그리고 틈날 때마다 개인컴퓨터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세계각국의 풍경과 여행 사진, 이스라엘-이집트 성지순례, 주말등산과 봉사활동, 신앙생활 등 개인적인 관심사도 가미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의욕이 절로 생겨났다.
콘텐츠가 늘어나다 보니 나름대로 전문분야에서 모았던 자료들을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이 있고, 질문사항에 대하여는 상담도 해주고, 고맙다는 반응을 보일 때는 자부심과 보람도 느끼고, 원고청탁도 늘어나고, 나름의 주장을 소신껏 펼칠 수도 있고, 많은 칭찬과 호응을 보일 때는 혼자 우쭐해지기도 하고, 농촌진흥청 블로그 콘테스트 대상도 받고, 여행이나 등산 등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고, 유조선 침몰로 인한 태안 바다 살리기 봉사활동 등 보람있는 일에 대해서는 동참을 권유하기도 하고... 보람된 일이 많았다.
이제는 습관이 되어 1주일에 2편씩은 주기적으로 포스팅을 한다. 블로그를 해보니 일단은 관심이 있고 부지런해야 가능하다는 생각이 든다. 누구나 블로그를 만들 수는 있지만 좋은 블로거가 되기는 쉽지 않다. 전문성을 가진 유익한 정보, 멋진 사진이나 글솜씨 등을 보여주는 블로거를 만나면 부럽기도 하고, IT 강국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댓가 없이 무상으로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거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사진이나 글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한다. 홍보와 마케팅에 잘 활용하는 농업인들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다.
현직을 떠나고 보니 자연스럽게 농업과 식량문제보다 여행과 등산, 주말농장 등 생활 주변의 소재를 더 많이 쓰게 된다. 앞으로도 그간의 경험을 살려 보다 좋은 정보와 볼거리, 느낄 거리를 제공하여 호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독자는 온라인 에티켓을 잘 지키고, 미풍양속을 해치는 비방이나 악성 댓글은 자제하기 바란다. 좋은 생각이나 정보에 대해서는 아낌없는 격려와 댓글 참여로 쌍방소통이 중요하다. 공급자와 소비자, 즉 우리 국민 모두 온라인 소통(온택트)으로 언택트 시대를 잘 극복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농업은 생명창고' 블로그 성장과정
※ 블로그 생일(개설 13주년) 기념으로 좋은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께(10분) 제 저서
「미래로 가는 농업」, 「식량안보와 쌀 이야기」 책을 1권씩 보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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