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화보러 극장에 가본지가 너무 오래되었는데 우연한 기회에 우리집 막내에게
"요즘 재미있는 영화가 뭐니?" 하고 물었더니 대뜸 '7급공무원'이라며 꼭 한번 보란다.
금새 알아볼 수 있는 김하늘이 주연이라 시간 나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 나에게 배달된 메일을 보니,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서 요즘 신종 인플루엔자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는
한 연구사의 일상이 소개되면서 영화에 나오는 것과 너무 다르다는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어
우리 과학원의 연구사들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이글을 퍼올려 본다.
김하늘이 펄펄 난다는 그 영화를 꼭 한번 보고 현실과 비교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영화는 현실을 바탕으로 작가적인 상상력을 발휘하여 창작하는 예술장르이니 그렇지...
영화와는 너무 다른 ‘7급공무원’의 일상
최근 공무원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국가정보원 요원 수지와 재준의 생활을 그린 영화 김하늘의 ‘7급공무원’과
인주시청 10급 공무원 신미래가 최연소 시장에 오른다는 내용의 드라마 ‘씨티홀’입니다.
7급공무원은 11일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있고,
씨티홀은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 두 작품은 공무원이라는 공통의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주인공들의 생활은 매우 상반되어 보입니다.
김하늘이 연기한 비밀요원 수지는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제트스키를 타고, 승마와 펜싱을 하며,
남자 한 두 명쯤은 가뿐하게 무술로 제압하는 액션 걸로 남자들이 하기 힘든 일도 척척 해냅니다.
반면 ‘씨티홀’의 10급공무원 신미래(김선아 분)는 4회까지 진행된 현재까지는 커피를 타고,
지원서 접수를 받는 등 누구나 할 수 있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실제 공무원들의 업무 생활은 어떨까?
이를 궁금해 하는 네티즌들에게 소개해 드리기 위해 요즘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공무원이 누구인지 고민을 해 봤습니다.
최근 전세계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약칭 신종플루)에
대한 일을 하고 있는 공무원의 일과를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주인공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김성희 연구사입니다.
김 연구사는 돼지 바이러스성 질병진단 등을 맡고 있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김 연구사의 일과를 함께 들여다보실까요?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중부지원(용인 소재) 관할 냉동창고에서 보내온 돼지고기 시료
오전 9시. 김성희 연구사는 전날 오후 5시 30분 경기도 용인 냉동창고에서 안양 수과원으로 들어온 많은 수의
돼지고기를 꺼내 개별로 잘라 인산완충용액(PBS, Phosphate Buffered Saline)이 들어있는 봉투에 넣었습니다.
이 돼지고기 시료는 신종 플루 위험 지역인 멕시코, 캐나다, 미국 등지에서 수입된 것입니다.
인산완충용액과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봉투를 백믹서(Bag Mixer)에 넣고 30초 정도 작동시키면,
돼지고기가 잘게 분절됩니다. 연구원의 안전을 위해 모든 실험은 마스크와 고글,
장갑 등 보호장비를 모두 착용한 상태로 차폐공간에서 진행합니다.
잘게 갈린 돼지고기 상층액을 용기에 옮겨 담고, 남은 것은 폐기처분 합니다.
원심분리기에서 용기를 꺼내고 뚜껑을 연 후 키트를 이용해 상층액에서 RNA를
추출한 후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를 위해 더욱 작은 용기에 넣습니다.
중합효소연쇄반응(PCR) 검사는 위 사진들에서 보이는 첨단장비를 이용해 시행합니다.
이 검사는 약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PCR 검사란 돼지고기에서 추출한 유전자의 특정부위를 증폭하는 것으로
아가로즈 겔에서 특정 band 크기를 확인해 양성 및 음성을 판정하게 됩니다.
김성희 연구사가 PCR 장비에서 증폭된 PCR 산물을 꺼내 양·음성 여부를 판명하고 있습니다.
전기영동을 확인해 본 결과 이번에 검사한 돼지고기는 다행히도 음성으로 판명되었습니다.
현재까지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돼지고기에서 발견된 적이 없으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결과일 수도 있겠지만, 국민들의 안심을 위해 확인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그런 사례가 한번도 없었지만, 만약에 하나라도 양성 반응이 나오는 돼지고기가 있다면
위 사진에서 보이는 유정란에 상층액을 주입하여 바이러스를 배양한 후 재검사를 실시하며,
또한 돼지에서의 인플루엔자 검사도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검사를 실시한다고 합니다.
유정란에 램프를 비춰 계태아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접종 후 5일 후 또는 1회 더 유정란에 재접종을 실시해 바이러스 검사를 합니다.
수의과학연구원에서의 그의 하루는 아침 8시에 시작해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끝납니다.
‘9시 출근-6시 칼퇴근’을 공무원의 근무시간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보기에는 놀라운 강행군이지만,
"얼마 전에 비하면 지금은 한가한 편에 속한다"고 김 연구사는 말했습니다.
김 연구사는 "신종플루 사태 초기에는 자정까지 대응방법을 의논하고, 검사계획을 짜고,
많은 물량의 검사를 실시하느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 신종플루가 진정세에 접어들어서 다행이다"며 "국내 돼지에게서는 지금까지 단 1마리도
감염 사례가 발견된 적이 없으니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 단 익혀서 드시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설명했습니다.
눈코 뜰새 없는 보내느라 연애할 시간도 없다는 김 연구사는 "앞으로 700여 농가에 대한 질병검사가 계획되어 있다"며,
"현재의 인원으로는 벅찬 업무량이어서 앞으로 인원을 조금 늘려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습니다.
인터뷰 :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질병진단센터 김성희 연구사
글/사진 : 농림수산식품부 홍보담당관실 강지용, 고성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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