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청 내부 게시판에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소개되어 가만히 들여다 보았더니...
조직원으로 살아가는 우리가 한번 음미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어 여기에 올린다.
요즘 바빠서 자세히 궁리해보지 못하는데, 시간 날 때 다시 음미해 보려고 보관한다.
"왜 아무도 NO라고 말하지 않는가?"
[동의되지 않은 합의의 모순 에빌린 패러독스] - Jerry B. Harvey
개구리가 아닌 '캐구리'
책의 저자는 '캐구리'로 '개골어'만 쓰지말고 '사람'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 같다.
제가 '개굴어'를 잘 구사하지 못하고, 이 글속의 '방귀 뀐 캐구리'가 된 것은 아닌지....
우리는 '개굴어'를 쓰지 않는지?
진정한 소통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 요약이 아닌 책의 일부분 전체를 옮겨보았다.
Part 3 :
캐구리 연못(Phrog Farms) : 길들여진 사람들
캐구리 연못에서의 삶
대부분의 조직이 캐구리 연못과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조직원 한명 한 명이 캐구리이고, 조직 생활은 연못에서의 삶이라는 가정 하에 경영문제를 31가지로 구체화함으로써,
조직과 조직원이 처한 현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모든 조직은 기본적으로 두 가지 목표가 있다. 하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사람들을 ‘캐구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이다. 대부분의 조직에서는 후자를 전자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다. 직원들이 사리를 분별하여 행동하는 것보다 조직의 명령체계를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2. 개구리가 아니라 ‘캐구리’라고 하는 이유는 캐구리들은 자신이 개구리임을 알리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보이지 않는 수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는 물론 본인에게조차 자신의 캐구리성(phroginess)을 철저하게 숨긴다. 즉, 일단 캐구리로 변화된 사람들은 그 사실을 감추고 싶어한다. 한때 인간이었던 존재가 캐구리가 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치욕임에 틀림없다.
3. 어느 캐구리가 말하기를 “캐구리로서의 삶은 연잎 위에서 홀로 사는 외로운 삶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그들은 연못 안에서 고독한 삶을 사는 경향이 있다. 곤충을 잡아먹으려고 서로 경쟁하고, 연못에서의 자기 위치를 높이기 위해 싸운다. 그리고 진흙 밭에서 이루어낸 일로 평가를 받는다. 결코 합창을 잘했다고 해서 보상을 받는 일은 없다. 이 모든 사실을 감안할 때, 캐구리들 사이에 다음과 같은 말이 전해져 내려오는 것은 놀랄만한 일도 아니다.
“연못에 사는 다른 캐구리들과는 친하게 지낼 수 없어. 언젠가 그의 연잎을 빼앗아야 하기 때문이지.”
4. 캐구리들은 개굴어를 구사한다. 개굴어는 어휘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배우기는 쉽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든 캐구리들이 동시에 “개굴”이라고 합창하면 연못 전체가 소란해진다. 하지만 합창한 보람은 그다지 크지 않다. 캐구리들끼리 아무리 “개굴개굴”이라고 한목소리를 내보았자 정보다운 정보가 전혀 교환되지 않기 때문이다. 캐구리들이 개굴어를 구사하여 얻을 수 있는 정보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연못에 들어간 자는 누구나 개굴어만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캐구리들과 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조직에서도 사람들은 캐구리로 변한 사람들과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다.
5. 대부분의 캐구리들은 연못의 물을 빼내는 일보다는 파리를 잡는데 더욱 많은 시간을 보낸다. 반대로, 만약 그들이 연못의 물을 열심히 빼내는 일에 열중한다면 어떻게 될까? 깨끗해진 연못 덕에 잡아먹을 파리가 없어지고, 그 결과 캐구리들도 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연못의 물을 빼내지 않고, 현재 상태를 그대로 유지한다.
6. 캐구리 연못에서는 대체로 황소캐구리가 우두머리가 된다. 즉, 연잎 위의 고독한 삶을 잘 참아낼수록 개굴어를 더 유창하게 구사하게 되며, 더 날렵하게 파리를 잡을 수 있고 다른 캐구리들의 연잎을 더 능숙하게 빼앗을 수 있으며, 연못을 현재 상태로 잘 유지할 수 있는 우두머리로서의 재목감이 될 확률이 커진다.
7. 황소캐구리들은 연못에서 존경을 받는다. 왜냐하면 캐구리 세계에서는 흔히 황소캐구리가 사람을 캐구리로 만드는 마력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캐구리를 만들어내는 생산체계에서 우두머리 캐구리가 차지하는 역할을 감안할 때, 나는 그러한 외경심이 황소캐구리에게 돌아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연못의 캐구리들이 사람들을 캐구리로 만드는 동안에, 우리는 자신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8. 황소캐구리들의 마술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마력이 있다고 믿기에 가능하다. 황소캐구리들의 횡포는 실제 그들의 마력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황소캐구리의 마력’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에서 나온다. 황소캐구리의 마력을 믿기 때문에 사람들은 연못의 환경을 구성하는 안개와 진흙, 이끼 등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느끼지 못한다.
9. 황소캐구리, 특히 우두머리 황소캐구리는 연못에 갇혀 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그들이 연못을 지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적으로 연못이 그들을 파멸시키기 때문이다. 그들은 실제로 갇혀 있기 때문에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10. 캐구리 연못의 특이한 점은 일반 캐구리 무리가 그들의 우두머리를 만드는 캐구리성의 자질 때문에 황소캐구리들을 존경하면서 동시에 그들을 파멸시킨다는 것이다.
11. 인간진화론자들은 가장 강한 자만이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다고 말한다. 캐구리학자들은 가장 약한 자만이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다고 말한다. 둘 다 적자생존의 원리를 따르지만, 둘 중의 하나는 분명 잘못된 생각이다.
12. 캐구리 연못의 특이한 점은 암컷 캐구리들은 거의 우두머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암컷 캐구리들은 황소캐구리에게 있는 고독을 견디는 능력이나 개굴어 구사 능력, 파리 포획 능력, 연못 유지 능력 등을 갖고 있지 않은 듯하다. 암컷 캐구리가 우연히 존경의 대상이 되는 능력을 개발하게 되면 황소캐구리의 옷을 입은 암컷 캐구리가 되며 개굴거리는 소리가 더 커진다.
13. 캐구리가 생겨나는 과정은 섹슈얼하기보다는 신기한 반면 사람이 생겨나는 과정은 섹슈얼하고 흥미로우며 현실적이다.
14. 경영개선 프로그램은 일종의 마술과 같고 무해하며 플라토닉한 ‘캐구리 키스’로 이루어진다. 캐구리의 키스를 촉진하는 모든 행위는 전형적인 기만적 조직 개발(ODD: organizational development by deception)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연못의 물을 빼거나 매립하지 않고, 캐구리의 스타일을 평가하고 합창을 강화하며, 연잎 다툼의 갈등을 해결하는 행위는 ODD 관리자들이 취하는 캐구리 키스의 좋은 사례들이다.
15. 캐구리 키스는 유혹하는 행위이다. 이와 관련하여 심리학자 프레더릭 허즈버그는 유혹을 당하는 것이 강간을 당하는 것보다 못하다고 주장하는데, 그 이유는 유혹을 당하는 것은 자신의 파멸에 스스로 가담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즉, 경영혁신가들이 유혹을 당해 캐구리 키스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실제로 사랑의 행위까지 이어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키스를 한 사람의 얼굴에 피부병을 옮길 뿐이다.
16. 대부분의 조직 구성원들은 캐구리학자 네트워크나 연못 유지관리 협회에 가입한다. 그와 같은 네트워크나 협회에 가입하는 목적은 연못을 덮고 있는 안개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데 있다. 그러나 개굴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정보 교환으로는 연못들을 제대로 식별할 수 없다. 다행히 캐구리들은 그들의 연못이 모두 비슷하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안도감을 느낀다. 또는 어떤 황소캐구리의 말처럼 ‘비참한 캐구리는 동반자를 필요로 하며, 비참한 동반자를 좋아한다.’
17. 가끔 캐구리학자들이 회의를 할 때 안개 속에서 방귀를 뀌는 캐구리가 있다. 그 캐구리는 자신의 캐구리성을 잃어벼렸으므로 연못의 균형에 커다란 위협이 된다. 따라서 캐구리학자들은 캐구리의 방귀를 허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방귀는 안개 속에 구멍을 만들고, 결국 연못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마술적인 분위기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18. 캐구리들 사이에서는 다른 캐구리에게 키스를 하면 그 캐구리가 왕자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떠돈다. 하지만 캐구리에게 키스를 하면 피부병만 생긴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도 키스를 하겠다면 그 짙은 안개 속에서 다른 캐구리가 어느 쪽을 향해 앉아 있는지 알 수가 없다는 사실도 알아야 한다.
19. 캐구리들은 서로에게 자주 함정을 판다. 그러나 캐구리 함정은 아주 특이해서, 그 함정을 판 캐구리만을 잡을 뿐이다. 다시 말해서 만약 당신이 캐구리 함정을 파야만 한다면 그럴 필요가 없다. 이미 당신은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20. 캐구리 함정을 파는 기술은 다음 세대에 잊혀지지 않고 전수되며, 습지 유지관리 연구학교들은 습지관리학을 전공한 캐구리교수들을 고용한다. 학교 앞의 연잎에 써 붙어 있는 구호처럼 캐구리교수들의 직무는 엄격하게 통제된다.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한 올챙이들이 있다면 이는 캐구리교수들이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까닭이다.”
이 구호를 면밀히 살펴보면, 구호의 근본 원리가 매우 독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올챙이 교육의 기본 책임이 캐구리 교수에게 있음을 의미한다. 결과적으로 올챙이가 공부를 못하면 캐구리 교수의 잘못이고, 같은 논리대로 올챙이가 공부를 잘하면 그 공도 캐구리 교수의 몫이다. 그렇다면 어느 모로 보나 올챙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단지 캐구리 교수의 유능함이나 무능함을 담는 수동적인 무생물 용기로서의 ‘올챙이’가 있을 뿐이다.
그와 같은 교육의 태도는 학생들을 살아 있는 존재로 보지 않기 때문에, 습지관리학과를 졸업한 학생들이 연못의 외로운 평행 상태에 그렇게 잘 적응하는 것은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니다. 이처럼 누군가의 학습에 대한 책임을 떠맡았을 때, 그에게 가장 중요한 직무는 올챙이들이 연못에서 잘 적응하며 살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일임은 너무나 당연하다.
21. 여러 종류의 조직에서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캐구리가 된다. 캐구리 연못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있다.
“권한을 위임할 수는 있지만, 책임을 위임할 수는 없다.”
이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당신은 부하의 성과에 책임이 있다. 만약 당신의 부하들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면, 그것은 당신 때문이다. 올챙이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부하직원들도 확장된 당신의 일부로만 존재한다. 그들은 당신이 연못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이용해야 하는 대상일 뿐이다.”
캐구리들이 자기 부하의 성과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 왜 그렇게 많은 캐구리들이 자신의 캐구리 스타일을 변화시키기 위해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겠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자기 부하의 성과에 책임이 있다고 믿을 뿐만 아니라, 자기의 스타일(천성과 반대되는)이 부하직원들의 성과와 관련이 있다고 믿는다.
22. 모두 한두 번쯤은 캐구리가 된다. 우리 발가락 사이에 물갈퀴가 자라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으며, 함정의 공포를 경험한 바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떠맡는 것이 캐구리 함정에 들어 있는 미끼이다.
23. 많은 황소캐구리들은 연못에서의 자신의 삶이 아무리 부조리해도 웃지 못한다. 그들은 거세된 캐구리(steerphrog)라고 할 수 있다. 보통의 황소캐구리들은 웃으면서 죽지만 거세된 캐구리들은 결코 웃는 법이 없다. 그들은 그저 개굴거릴 뿐이다.
24. 미국 정부가 있는 워싱턴은 흔히 ‘안개 낀 습지(Foggy Bottom: 포토맥 강변의 안개 때문에 생긴 미 국무부의 속칭)라고 불린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관료주의의 온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참에 그곳의 이름을 캐구리 습지(Phroggy Bottom)로 바꾸는 것도 좋을 듯하다.
25. 알프레드 매로우의 ‘안개 낀 습지에 파문 만들기(Making Waves in Foggy Bottom)’는 미 국무부의 관료주의 잔재를 청산하려는 노력을 다른 책으로, 본질적으로는 그 노력의 실패에 대해 말하고 있다. 만약 당신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어떤 조직에서든지 소동을 일으키는 행위는 습지에서 물을 빼는 행위와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6. 습지는 계속 커지고 있다. 결국 전 세계가 캐구리 습지로 뒤덮일지 모른다. 캐구리 오염에 비하면 대기 오염은 위협도 아니다. 캐구리 습지는 궁극적으로 악의 세계이다. 미국으로 망명한 독일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처럼 겉으로 보기에는 무해한 것 같지만 캐구리 습지는 엄청난 악의 힘을 가지고 있는 황소캐구리를 만들어낸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아돌프 아이히만(수많은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 독일의 장교) 같은 사람이 나타난 것이다.
27. 대부분의 습지 관리자들의 직무는 연못에서 물을 빼는 것이 아니라 습지를 유지하고 개선하는데 있다. 캐구리 윈스턴 처질(Winston Phroghill)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 습지의 물을 빼내기 위해 습지의 수상이 된 것이 아닙니다.”
28. 습지 관리자들은 습지 컨설턴트들의 의무가 습지에서 물을 빼는 것이 아니라 습지를 효과적으로 운영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9. 대부분의 경영개선 이론들은 매립이 아니라 습지 관리의 촉진을 목표로 한다. 아울러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캐구리를 키우는 사람이며, 대부분의 경영 컨설턴트들과 습지관리학과 교수들은 캐구리를 키우는 관리자들을 돕는다. 이들의 관계는 공생 관계이다.
30. 캐구리를 키우는 관리자들과 이들을 돕는 자들의 대부분은 자신들이 습지에 발이 빠져 있음을 알고 있다. 그들 대부분은 멀쩡한 의식을 가지고 있다. 하나님, 그들의 영혼을 돌보소서.
31. 하나님이 그들의 영혼을 돌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렇지 않다면 하나님이 누구보다도 큰 캐구리 양식자일 것이다.
캐구리 연못에서 벗어나는 방법
연잎 위에서의 삶은 외롭고 고독하다. 캐구리 연못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실 캐구리들은 연못 밖에서는 살 수 없다. 그러나 조직의 관리자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습지를 빠져 나올 수 있다.
l 조직의 구성원들이 개인적으로 일하지 않도록 하라
짝을 이루거나 팀 또는 조직을 이루어 일하도록 하고, 팀 혹은 조직 단위로 보수를 지불한다. 여러 사람이 힘을 모아 일한 대가로 보수를 받을 때 다른 사람의 성공을 진심으로 돕게 되는 법이다.
l 승진, 해고, 보수, 업적 등은 제로섬 방식으로 평가하지 마라.
제로섬의 사고방식을 하는 사람들은 인간관계를 항상 한쪽이 이득을 보면 다른 한쪽은 반드시 손해를 본다는 식으로 평가한다. 다시 말해 ‘네가 이기면 나는 지는 거야’라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제로섬 외의 방식으로 사고를 하는 사람들은 어떤 결과든 그렇게 극단적이고 이분법적으로 평가하는 법이 없다. 즉, 둘 다 승자가 될 수 있으며, 1 더하기 1은 2가 아니라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3이 된다고 생각한다. 예컨데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캐구리들’은 연령 순으로 사원들을 해고하겠지만, 진정한 ‘사람들’은 불경기에 직원들을 해고하는 대신에 일정 비율로 보수를 삭감하면서 더욱더 서로를 믿고 의지한다.
l 캐구리 연못에서의 삶에 만족하지 마라
캐구리 연못에서 벌어지는 일에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않을 때 비로서 사람들은 캐구리 연못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예컨데 캐구리 연못에서의 삶이 만족스러운 상황에서는 누구도 캐구리 옷을 벗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l 자신의 행동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책임을 져라
캐구리들은 습지에서 일어난 모든 일의 책임을 전적으로 황소캐구리에게 돌리지만, 사람들은 자신의 근무지와 그 운영에 대한 책임을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돌린다.
l 어떤 상황에서도 서로를 신뢰하라
캐구리들은 서로를 믿지 않는다. 그래서 출퇴근기록기를 설치한다. “너희들이 정직하게 근무시간을 지킨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증명해봐라”라는 식이다. 또한 캐구리들은 누군가 아파서 출근할 수 없다고 전화하면 의사의 진단서를 요구한다. 또한 개인 사무실을 만들어 자신의 대화내용이나 업무내용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른 이들의 접근을 막고, 그들은 모든 비용 지출에 대한 상세한 증빙서류를 요구한다. 왜냐하면 교활한 습지의 봉급생활자들은 황소캐구리가 조금이라도 한눈을 팔면 회사 돈을 빼돌린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들은 다른 캐구리들의 독한 키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구린 곳을 감추는 CYA(cover-your-ass) 장부를 따로 만들어 둔다.
이와 반대로 캐구리 연못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정직성을 의심하는 규칙이나 절차를 거의 만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다른 이들을 신뢰할 수 있다고 믿고, 가끔 그런 신뢰가 깨질 수도 있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인정한다.
l 사람들은 객관적이 아니라 주관적으로 대하라
영국의 정신과 의사인 로널드 랭은 사람을 개인화된 주체로(주관적으로) 대하지 않고, 비개인화된 객체나 사물로(객관적으로)대하는 것이 그 사람을 정신적으로 병들게 한다고 지적했다.
황소캐구리들은 캐구리들을 객관적으로 다루려 한다. 그들은 캐구리들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그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자신의 감정을 배제한 대가로 자신도 하나의 대상, 즉 사물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성의 본질을 스스로 부정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황소캐구리가 탄생하는 것이다.
반면에 사람들은 서로를 물건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그들의 주관적인 생각은 그들의 근무지에서 발생한 문제해결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다루어짐으로써 근무 환경을 새롭게 만들어간다.
습지에서 물을 빼고 매립하는 방식에 대한 나의 글을 읽고 ‘당신의 아이디어는 너무 애매하고, 이상적이며, 비실용적이다. 습지에서 평생 살아온 우리 같은 캐구리들에게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느끼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부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라지만, 만약 그렇다면 난 그저 여러분의 판단을 믿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나는 그저 캐구리교수로서 말했을 뿐이다, 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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