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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기억 속으로 사라져 간 ‘토마스 로버트 멜더스(Thomas Robert Malthus)’가 21세기 들어 다시 부활하고 있다.
그의 인구론과 21세기 세계의 식량 위기가 맞닿으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의 성직자이자 캠브리지에서 공부를 한 멜더스의 인구론은 지난 200년 동안 테크노크라트와 이상주의자들의 경멸의 대상이었다.
그러던 그가 21세기 들어 다시 꿈틀거리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오늘날 인구 증가와 세계의 심각한 식량 부족 현상이 그의 부활을 부추기고 있는 것 같다.
멜더스의 이론은 다른 제약 조건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인구의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발생하는데 식량 생산 증가는 산술급수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인구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가혹한 자연의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 예언했다.
멜더스의 이론인 “인구론(An Essay on the Principle of Population as It Affects the Future Improvement of Society)”이 지하에서 지상으로 나오면서 오늘날 현실 세계를 반추하고 있다.
지구는 산업사회를 거치면서 공업화, 산업화를 위한 저돌적인 개발 정책으로 지구는 이제 쓰레기장이 되어 가고 있으며 아울러 골다공증에 걸려 신음을 하며 인류가 먹고 살아야 할 식량 재배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있다.
지구촌에 생존하고 있는 1천만 종 이상의 생물종이 지난 50년 동안 30만 종이 멸종되어왔고, 생태학자들에 따르면 광범위하게 얽히고설킨 상호 연관된 지구 생태계가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져 인류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는 ‘오메가 포인트(Omega point)’에 이르고 있다고 주장을 할 만큼 지구촌의 ‘이상 현상’은 그대로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오늘날 지구촌의 기후변화, 지구온난화, 물 부족, 식량부족, 가뭄, 한파, 홍수 등 자연재해가 날이 갈수록 빈번해지며 그 빈도도 많아지면서 그 강도 또한 세어지고 있다.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은 지속적인 정권 유지에, 부자나라들은 더 많은 부의 축적을 갈구하며 지구촌의 위기 대응에 립 서비스에만 치중하고 있어 더욱 지구촌이 심각해지고 있다.
(1) 국제사면위원회(엠네스티)는 최근 북한 주민의 식량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엠네스티는 북한 정부의 열악한 경제관리 시스템과 국제 원조의 감소로 식량 불안정이 심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북한 인구의 1/3이 웃도는 약 900만 명이 심각한 식량 부족 사태에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목숨을 부지를 위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중국으로 엑서더스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 유엔의 세계식량계획(WFP)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서부 아프리카 동쪽 사바나와 사하라 사막 일대에서 오는 2011년 1,000만 명 이상이 아사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 놓았다. 보고서는 이 지역 일대의 곡물 생산은 올 가을의 기후변화로 우기가 늦춰지고, 불규칙한 폭우가 이어지면서 지난 2008년 대비 34% 정도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곡물 생산량 감소는 즉 곡물 가격의 상승을 뜻하고 이는 다시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식량위기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가는 니제르, 부르키나파소, 차드 등을 보고서는 꼽았다. 즉 니제르는 710만 명, 차드는 200만 명이 굶어죽을 위기에 처하게 된다는 것이다.
(3) 세계적인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그의 저서 “살아남기 위하여”에서 다가올 변화와 위기들을 전망했다. 기후의 이상 변동, 금융의 거품 현상, 휴대폰과 인터넷 만능시대 등 사회 전반에 걸친 예측을 해온 그는 우선 앞으로 10년 간 인구의 팽창을 말하며 세계 인구는 현재 70억 명에서 80억 명으로 늘어나고, 대다수의 증가되는 인구는 아프리카에서 태어나게 될 것이며, 인도 인구도 중국 을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이어 10억 명이 넘는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주할 것이며, 세계 전체 인구의 3분의 2정도가 도시에 거주하게 될 것으로 보고 이에 따라 상수도 시설과 식량 등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고 예측해 이에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대응이 지연되거나, 미진하거나 대응 자체가 안 될 경우의 심각성을 예고했다.
(4) 지난 2008년에 발표된 세계교회협의회 성명서는 세계적으로 8억 5천만 명이 기아에 허덕이고 이들 10 명 중 9명은 개발도상국에 산다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식량 안보는 인류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이라고 우려하고 세계 식량위기는 기후변화와 곡물 값 급등을 일으킨 인류의 부적당한 행동에 1차적인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고 “가난과 기아, 그리고 기후변화를 일으킨 이런 행동은 탐욕에 따른 것”이라며 “인류는 탐욕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5)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09년 9월, 현재 세계 인구 68억 명에서 오는 2050년이 되면 91억 명으로 급증하게 돼 심각한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하고, 2050년께 식량사정이 가장 좋지 않은 지역으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꼽고는 이들 나라의 쌀을 비롯한 주요 곡물 수입의존율은 25%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 국제시장은 불안정해 곡물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만성 기아’를 겪는 사람 수가 아·태 지역에서만 6억4200만 명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사하라 남부 아프리카 지역이 2억6500만 명, 라틴아메리카와 캐리비안 지역이 5300만 명 등으로 예측하는 등 그 심각성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전망들을 종합할 때 세계는 빠르게 대재앙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최후의 날(doomsday)을 향하는 것처럼. 세계는 갈수록 전예 볼 수 없었던 식량부족에 따른 재앙이 다가 오고 있다는 경고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지구촌 곳곳에서 식량위기 및 기후변화 등에 대한 칼럼, 기사, 서적들의 제목들은 한결 같이 으스스하다. “2010 농업계시록(Agricultural Apocalypse 2010), 식량의 종말(The End of Food), 식량전쟁(Food Wars), 식량공포(Fearing Food), 식량 안보(Defence of Food), 글로벌 식량 부족의 완전한 폭풍(Perfect Storm of Global Food Shortages)”과 같은 제목들이 현실을 인지하고 미래의 대응책을 요구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는 세계적으로 영양실조에 걸린 인구는 지난 2007년 약 1억 명에서 2008년 1억 7000만영으로 급증했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굶주림과 영양실조 상태의 인구 중 매년 약 500만 명이 초등학교 취학 이전의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어 ‘식량의 묵시록(Food apocalypse)'이 현실화돼 가고 있는 형국이다. 비록 생존해 있는 아이들도 영양실조 및 빈곤, 허약한 건강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지 경작하지 못하고 있는 토지,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농업기술 및 생명공학, 지도자들의 인식의 전환 등이 어우르면 이 같은 재앙을 막을 수 있다는 낙과적인 전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이러한 것들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느냐이다.
곡물가격의 상승이 갈수록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식량 구매자의 2/3가 아프리카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고가를 지불하며 확보가 가능하냐이다. 아프리카 사람들이 게으르고 무식해서 자신들이 필요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쪽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가뭄, 홍수, 물 부족 등의 자연재해 등으로 충분한 비료, 아프리카 토지에 알맞은 씨앗의 확보, 보다 많은 량의 곡물 생산 기술 등이 태부족 상태이다. 나아가 가난한 농부들일수록 생명 부지를 위해 기존의 자연환경을 파괴하는데다 자본과 기술을 들이대는 선진국들의 무차별 개발과 더불어 식량 확보 환경이 더욱 더 어려워지고 있다. 세계 정치 지도자들의 인식의 대전환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가장 치명적인 관점은 굳어버린 관점이다. 삶은 성장이며 움직임이다. 움직임이 없는 관점에 사로잡힌 자는 성장할 수 없다”는 브룩스 엣킨스의 말이 귓가에 와 닿는다.
원문보기 http://www.newstown.co.kr/newsbuilder/service/article/mess_main_cert.asp?P_Index=86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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