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여행/중앙 아시아

[카자흐12] 만년설로 덮인 침불락 스키장에서

곳간지기1 2009. 1. 10. 09:29

 

카자흐스탄에서 3주를 지내는 동안 농업관련 기관은 여기저기 열심히 찾아다녔는데, 마침 12월 16일(화)이 독립기념일로 공휴일이어서 기관방문을 할 수가 없었기에 알마티에서 가까운 텐산(天山)산맥의 한 봉우리 '침불락'에 잠깐 다녀올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강수량이 부족한 이곳에서 소중한 수자원 개발이용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산맥 아래 계곡에 무려 둘레가 500km나 된다는 '캅차가이' 인공호수로 가는 길에, 만년설이 있어 사계절 스키장이 있는 이곳을 들렀다 가게 되었다.

 

침불락 스키장은 알마티 시내에서 가깝기 때문에 주말이면 가족단위 나들이객과 신혼부부들의 사진촬영 장소로 즐겨찾는 곳이고, 사계절 스키어들이 찾아오는 곳이라고 한다. 겨우내 텐산에 내린 눈이 여름에 녹아 산사태를 겪는 알마티시가 진흙탕으로부터 도시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했다는 메데우댐 바로 아래에 빙상경기장이 있는데, 여기에서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이 열린다고 보수공사가 한창이다. 알마티는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우리의 평창과 함께 도전을 했었고, 2018년에도 유력한 경쟁자이기도 하다. 

 

메데우댐은 1970년대 건설부 차관을 지낸 허가이 알렉세이라는 고려인이 건설했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그는 카자흐스탄 최대의 댐 공사에 특수공법을 사용하여 세계 토목공학계를 놀라게 했다. 해발 2,000m 산속에 댐을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차량 진입이 어렵고, 진흙이 흘러내리는 악조건에서 공사를 강행하는 불리한 상항에서 협곡 좌우에 있는 높은 산을 폭파시켜 산에서 쏟아져 내린 흙과 돌로 100m 높이의 댐을 축조한 공법을 세계최초로 선보였다. 세계 각국에서 견학을 왔고, 고려인 알렉세이의 명성이 높아져 이 공로로 그는 국가 공로훈장을 받았다. 서산간척지 물막이 공사에 폐유조선을 이용했던 정주영 공법이 생각나게 하는 일화이다.   

 

해발 2,200m에 위치한 침불락은 영국인들이 스키장으로 개발해 1954년에 국제기준에 부합한 스키장으로 개장했다고 한다. 스키장은 1-4단계 케이블 스테이션이 있는데, 4단계는 해발 3,160m에 위치하며 케이블의 총 길이는 3,000m라고 한다. 침불락 스키장 바로 우측에는 고급 산장과 빌라촌, 호텔과 식당, 카페 등도 있고 스키장의 케이블 리프트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된다고 한다. 텐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가 있으며, 산 정상에는 여름에도 두툼한 외투를 입고 올라가야 한다고 한다. 설산을 배경으로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의 별장이 있다. 우리도 갑자기 날씨가 추워졌는데, 침불락의 설경을 한번 감상하시기 바란다.

 

  알마티 인근에 위치한 텐산산맥의 한 봉우리인 알아타우산 침불락 스키장 제1단계 케이블 스테이션 

 

 메데우댐 아래에 있는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4륜구동차는 올라갈 수 있음) 현지에서 운영하는 봉고차로(잘 협상하면 1인당 12,000~15,000원 정도에 갈 수 있음) 해발 2,200m 지점의 스키장 입구까지 올라가다. 

 

 4륜구동 렌트카를 타고 침불락 스키장 제1단계 케이블 스테이션이 있는 지점에 도착 

 

  침불락(러시아어로 산봉우리에 있는 샘이라는 뜻) 스키장 제1단계 케이블 스테이션(해발 2,200m) 

 

  스키장 오른쪽 등산로 쪽으로 보이는 바위산이 일품입니다.

 

 눈부시게 환한 설경을 배경으로 스키장 이용객들을 위하여 산장과 숙박시설이 많이 있어요. 

 

 겨울철이라 산에 눈이 많이 쌓여 있습니다. 

 

 스키장 오른쪽편 숙박시설들이 다 끝나는 지점 산속에 대통령의 별장이 있어요.  

 

 설산에 햇빛이 비치니 눈이 부십니다. 추워서 카메라를 그냥 자동모드에 놓고 찍었더니...   

 

 한 가족이 어린 아이까지 데리고 스키 타러 왔네요. 차에서 내려 스키장비를 준비 중, 부럽지요? 

 

 스키장이 있는 설산까지 올라갈 생각은 않고 빙상경기장만 보고 돌아오려가... 뒷 배경이 너무 밝아 시커멓게 나왔지만... 

 

 한여름에는 눈이 좀 녹겠지만 만년설로 덮여 있어도 전나무(맞나요?)는 늘 푸릅니다.  

 

 엄마 아빠 따라서 온 귀여운 어린아이...털모자와 목도리로 중무장을 했어요. 

 

 스키장 리프트 뒤쪽은 양지바른 언덕이 있어 했빛이 나니 눈이 녹아서 바닥이 드러났습니다.  

 

  리프트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 제일 높은 곳은 3,163m라고 하는데, 거기서 베이스(2,200m)까지 스키타고 내려오면 대낄이겠네요. 

 

 내려오는 길에 잠깐 내려 건설부 차관이었던 고려인 '허가이 알렉세이'의 아이디어로 협곡 양쪽의 산을 폭파시키는 신공법으로 건설했다는 메데우댐 (겨울철이라 물이 말라 바닥이 드러나 있어요) 

 

 렌트비를 깍기 위해 한참 동안 밀고 당기는 흥정을 벌였던 운전기사 아저씨, 내려오는 길에 협곡 양쪽의 산을 폭파하여 무너져 내린 돌과 흙으로 축조했다는 메데우댐 위에서 잠깐 포즈를... 

 

  메데우 댐에서 내려다 본 빙상경기장, 2011년 동계 아시안게임을 위해 보수공사가 한창입니다. 

 

 메데우 빙상경기장 입구의 경기장 표지판 

 

 등산화만 신고 왔으면, 다음 코스 생략하고 더 높은 산에 꼭 한번 올라갔다 오는건데...너무 아쉬웠습니다.  

 

  침불락 사진 올리는 김에 알마티시에서 발간한 화보집에서, 헬기 타고 찍은 이곳의 멋진 설경 사진 덭붙인다.

 

  텐산산맥의 제2봉인 한텡그리(Khan Tengri)는 해발 7,010m로 백두산이 한민족의 성산이듯이 카자흐 민족의 성산이다. 텐산의 최고봉은 해발 7,439m라는 파베다(승리봉, 러시아어로 승리를 뜻함)

 

 '한텡그리'는 카자흐어로 '영의 왕'이라는 뜻이며, 텐산산맥 동쪽 끝자락에 위치하여 키르키즈스탄과 중국이 접경한 곳이다. '한텡그리'의 어원에 대해 살펴보면, '한'은 우리말의 '크다'는 뜻이고, '텡그리'는 단군을 뜻하는 '당굴'이어서 우리 민족의 발원지라는 학설도 있다. 한텡그리 등정은 알마티에서 약 280km, 차량으로 5시간 정도 걸리는 곳 해발 2,200m 지점에 베이스캠프가 있는데, 등정은 거기서 도보로 3일 정도 걸리고 7~9월에만 개장을 한다고 한다. 전문 산악인들은 헬기로 해발 4,000m 지점인 North Inylcheck Glacier 제2캠프까지 이동하여 거기서부터 등정을 시작한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가보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