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 북부는 러시아 남부와 긴 국경선을 맞닿아 있는데, 구 소련의 농업개발 정책으로 황량한 벌판이 농지로 개간되어 밀의 곡창을 이루고 있다. 고속도로를 통해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광활한 지평선을 이루고 있는데, 이런 곳에서도 밀농사가 되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다. 겨울에는 땅이 얼어붙어 작물을 재배할 수 없고 밀도 우리와 달리 봄(5월)에 파종하여 가을(10월)에 수확하는 여름재배를 하고 있다. 강수량과 관개시설도 부족해 아무리 기계로 파종과 수확을 한다 해도, 하늘에 의존해 밀농사를 짓다 보니 ha당 수량은 1톤 내외로 생산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워낙 대규모로 하다 보니 세계유수(6위)의 곡물 수출국이다.
카자흐스탄은 지하자원의 나라, 유목민의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데, 사실은 농업 중심국이다.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국토면적(270만㎢)에서 총토지의 76.9%가 농경지이고, 총인구 중 농업인구가 35.4%를 차지하는 명실상부한 농업국가이다. 2007년 곡물 재배면적 3,180만ha 중 밀 재배면적이 1,290만ha, 생산량은 약 1,600만톤, 그 중 절반 이상을 주변 국가와 유럽, 중동 등 세계 40여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밀가루도 주변의 CIS 국가를 중심으로 연간 80만톤 정도를 수출하고 있다. 주곡인 밀 이외에도 감자, 보리, 옥수수, 쌀, 옥수수, 콩, 해바라기 그리고 소, 양, 말 등 축산과 유제품도 많이 생산되고 있다.
밀 수량이 적어도 품질은 카나다와 함께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고 자부심과 자랑이 대단하다. 우리 기술로 여기에서 밀 재배를 한다면, 0.1%에 불과한 우리의 밀 자급율을 크게 높일 수 있겠지만 바다가 없다 보니 물류시설이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다. 농지 구입이나 장기(49년) 임차는 회사법인만 설립하면 가능하다고 하나, 이런 저런 문제 때문에 직접 투자해서 밀을 재배하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토지를 구입하거나 임차해 밀 재배를 한다면 제분시설까지 같이 설치해 밀가루로 만들어 부피를 줄여서 가져오거나, 주변국가에 수출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 하다.
농업정책이나 제반 경제여건 등 이런 문제는 차츰 조사한 자료를 분석해서 적절한 방안을 찾아보기로 하고, 우선 눈에 덮여 있는 황량한 대지에서 겨울철에는 가끔씩 방목하는 소나 말만 보일 뿐 비어있지만, 밀 재배포장과 구 소련 시절 건설되어 지금은 많이 낡았지만 규모는 대단히 큰 밀 저장 및 가공시설(엘리바토르 = Elevator)을 둘러본 내용을 사진으로 소개한다.
가도가도 끝이 없는 밀밭, 지평선은 육안으로 50km 정도까지 보인다고 한다.
차를 타고 밭으로 들어가 여름에 밀을 재배하고 그루터기만 살짝 남아있는 밀밭을 살펴보고...
눈에 살짝 덮여 있어도 완전히 얼지는 않고 토질은 좋아보인다.
넓은 땅이 부러워 눈을 헤치고 검은 흙(흑토)을 직접 만져보며...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가지 않으니 서리만 내려도 서리꽃이 오래도록 피어 있다.
등산복으로 추위를 견디며 썰렁하지만 눈꽃을 배경으로 기념사진도 남기고...
아그로센터_아스타나 곡물회사의 5개 엘리바토르(저장 가공시설) 시설을 둘러보며...철도가 공장까지
필수품인 두터운 외투와 털모자를 쓰고 방문객을 열심히 안내하는 공장 책임자
밀 가공공장 내부시설을 기계장치 있는 부분까지 자세히 살펴보았지요.
낡은 시설이지만 밀 정선 도정하는 공장 내부까지 샅샅이 살펴보고...
품질검사를 위해 대기중인 밀 원곡, 단백질 함량이 극히 높다고 한다.
현대식으로 개량된 시설은 아니지만 밀 품질판정 장치 하단
엘리베이터에 쓰는 유류 저장고 겸 유류 판매시설
밀 가공공장 뿐만 아니라 주변 농가의 유류공급(판매)까지 책임지고 있는 시설
사실 유류 저장시설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데도 열심히 설명을 해주는 소장(러시아어 통역하느라 수고한 백재민 사장)
'닥터 지바고'에서 보던 그 털모자, 겨울 필수품인데 가격이 상당히 비싸더라구요.
가공공장 관리동 입구에 스산하게 서있는 소나무에도 눈꽃이...봄까지 가겠네요.
중무장을 하고서 밀 품질이 과연 좋은지 별로인지, 가공공장 시설을 살펴보는 민간기업 SPC 그룹(삼립, 샤니, 파리바게트 등 밀을 많이 쓰는 제빵업체) 해외전략팀 문태식 부장 (키가 훤칠한 신사로 저와 1주일간 호텔 룸메이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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