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정보/경영 마인드

경영정보 조직이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 (정정석)

곳간지기1 2008. 3. 4. 13:58

 경영정보 조직이 강화되어야 하는 이유


  경영과정보(유통,마케팅포함)를 모르고 성공하는 농업인은 없다. 역설적으로 성공한 농업인이 정보와 경영을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다. 어떤 방식이든 어떤 과정을 통해서든 이들은 열심히 정보와 경영을 배우고 익혔다. 그런데 정보와 경영을 배워서 활용하기가 매우 힘이든다. 우선 농업인에게 가르켜 주는 주체(부서)가 없거나 매우 약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경영정보를 농업인 스스로 매우 어려운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번째로 경영정보를 제대로 공부한 연구 지도인력이 매우 모자란다는 점이다.


그러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선 기관에 경영정보 부서를 강화하고 농업인에게 보다 쉽게 경영정보를 배워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며, 이를 위해 경영정보를 담당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고 확충하면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농업을 연구하고 농업인을 실질적으로 지도하고 있는 농촌진흥기관의 예를 들어보자. 농촌진흥청은 그나마 농업경영관실이라는 국이 존재한다. 정보와 경영을 연구하는 2개과 50명 내외의 인력이 포진하고 있다. 도단위로 내려가면 1997년 경영과가 구조조정에 의해 사라진뒤 한개의 담당단위로 대부분 작물연구과에 속하면서 3~4명의 연구인력으로 존재한다. 10분의 1도 되지 않는 규모다. 다시 일선 시군으로 내려가면 경영정보를 담당하는 담당부서 하나 제대로 없고 경영정보가 무엇인지 모르는 담당자 1인이 존재하는 곳이 상당수다.


2000년대 들어와서 우리농업인에게 농업정보화는 급속도로 확산되었고, 마케팅, 유통, 경영분석을 포함한 경영의 수요는 급등하게 되었으나 정작 농업관련기관의 실정은 위의 예와 같이 오히려 경영정보분야가 후퇴하고 있다. 입으로는 이구동성으로 지금은 경영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정작 조직이나 인력 배분 문제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상태다. 왜 그런가? 답은 간단하다. 조직을 관장하고 인력을 배분하는 관리자들이 경영과 정보를 모르기 때문이다. 자연과학 위주의 기술만 최고로 생각하며, 사회과학측면의 경영정보를 무시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단순히 정보는 정보화 교육만 시키면 되고 경영은 소득분석만 하면 된다는 개념이다.


과거 10년동안 정보화 교육을 농림부나 농촌진흥청 일선 지자체 등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열심히 추진해 왔다. 그런데 정작 이 교육은 전산교육이었다. 좀 지나치게 표현한다면 전산교육만 10년을 해 왔다는 이야기다. 이 전산교육을 농업경영에 응용하여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진정한 농업정보화 교육은 아직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농업경영이 농업인에게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제대로 인식시키지 못하며 해주지 못하고 있다.  담당해 줄 사람이 제대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농업정보화는 어떤 것이며, 경영이란 또 어떤 것인가를 정보와 경영을 연계하여 어떻게 활용하는 것인가를 예를 들어가며 얘기해 보자.

 

우선 농업정보화는 필연적으로 홈페이지를 중심으로 형성된다. 홈페이지 이야기 하면 단순히 전자상거래만 생각하기 쉽다. 정말 잘못된 시각이다. 홈페이지란 농가의 얼굴이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현재 관공서나 회사, 병원, 학교, 개별업체 등 홈페이지가 없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 홈페이지가 어떤 역할을 하는가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농가라고 다르게 생각 할 수 없을 것이다.

 

농가는 이 홈페이지를 통해서 상품도 팔고, 내농장도 홍보하고, 새로운 정보도 습득하고, 연결된 컴퓨터로 자료도 만들고, 사진도 싣고, 경영회계 처리도 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네트웍도 형성해 간다. 그 외에도 활용하는 측면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상품을 팔기 위하여 홈페이지를 어떻게 가꾸고 게시판을 어떻게 운영하고, 사진을 어떻게 올리며, 홍보자료를 어떻게 내 농장에 맞게 차별화 하여 구성하며, 어떤정보들을 습득하여 재가공 정리하며, 표현을 어떻게 하는것이 가장 효과적인가? 등등을 그리고 이것이 농장운영측면에서 제대로 한 것인가를 검증받고, 또다시 업데이트 할 수 있어야 하는 능력을 키우는 과정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정작 농업을 모르는 사람들이 전산을 아주 잘한다하여 이를 제대로 가르켜 줄 수 있느냐? 천만의 말씀이다.  관공서나 일반기업 등에는 전문담당자가 이를 수행하지만 농가는 오로지 농업인 자신이 관리할 수 밖에 없다.


 다음은 경영에서 우선 마케팅중심으로 살펴보자. 지금까지 도매시장에만 의존하다 보니 소득을 높일 수가 없다. 조금 눈을 돌려 다른 시장을 찾아보자. 당장 어떤시장에? 어떻게? 누굴 통해서의 문제가 부딪힌다. 우여곡절 끝에 새로운 시장을 하나 개척하여 납품을 하게 되었다고 가정하자. 도매시장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왜냐하면 브랜드를 어떻게 하고 포장디자인을 어떻게 하고, 구판매 담당자와의 네트웍을 어떻게 하여 소비자의 눈길이 잘 미치는 곳에 상품을 위치하고, 상품을 홍보할 수 있는 브리핑 자료를 어떻게 만들고, 앞으로의 지속적인 공급계획서를 어떻게 만들고, 매장에서 재고를 어떻게 처리할 계획이고, 가격을 시기적으로 차등화 시킬 것이고, 물류체계를 어떻게 하고, 정산을 온라인 인터넷뱅킹을 통해서 어떻게 하고... 등등 머리가 찌끈찌끈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이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이라면 해야 할 것이다.


다음은 경영계획이나 회계측면에서 살펴보자. 우선 나의 연간 생산량은 얼마이고 상품은 어느 정도이다. 얼마는 도매시장에 내고, 얼마는 새로 개척한 시장에 내고, 또 얼마는 인터넷으로 판다는 시장배분 계획이 있어야 하고, 이를 관리하며 기록하고 수지계산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경영기장은 필수요, 기록사항을 분석해야 한다. 수입은 어떻게 이루어 졌으며, 비용은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도움을 받으면 쉬워질 수가 있다. 이를 통하여 다음에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 할지 모르지만 얼마나 많은 농업인이 실천하고 있는가? 대다수 농업인이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상의 문제들을 H씨의 예를 통해서 알아보자.

H씨는 2000년 이전에는 경영과 정보를 모르는 사람이었고 대부분 도매시장에 출하를 하고 있었다. 소득이 지금과 비교하여 30~40%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2000년 홈페이지를 만들고 전자상거래를 하면서 경영정보에 눈을 뜨게 되었다.


우선 기술원의 기술정보팀과 인연을 맺으면서

1. 농장현황과 생산실태 차별화 농법 등을 A4용지 한 장에 정리할 수 있었음.(담당자의 도움으로) 방송국에 제출하여 나중에 TV에 출연하게 되었음.(역시 담당자 도움으로)-홍보

2. 홈페이지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기술을 배우게 되었음. 게시판 작성요령, 철따라 바뀌는 상품과 이미지 등 사진을 적절하게 올리는 기술,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메신저 활용, 다음카페 등 다른 사이트에 가입하여 홍보, 네이브 등 검색엔진에 등록하는 방법, 실제등록하여 홍보, 고객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글 만들기, 고객을 단골화하여 관리하는 프로그램 습득 고객관리, 매일 매일의 수입지출을 경영회계프로그램 활용 기록 등등(담당자의 도움으로)

3. 오프라인 시장개척을 위하여 경영정보담당자와 함께 수도권의 친환경 매장, 대형유통체인 등을 수시로 방문노크-진흥청 유통박사들과 네트웍을 형성(도단위 담당자의 도움으로)-시장 구판매 과장 등 네트웍 연결

4. 납품처 등에 가격협상시 경영분석자료(담당자의 도움으로 작성)를 제시함으로서 협상력을 높임

5. 시장에서 요구되는 자료(홍보자료, 계획서, 협약서 등등)를 만듬 (담당자의 도움으로) .

6. 사례발표 자료를 반강제적으로 만들면서 20년 영농을 정리를 하게 됨.- 제대로 내농장을 파악하게 됨.-홍보자료로서 정말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음)-(담당자의 도움으로)

   (진흥청을 비롯한 사례발표 요청시 마다 추가 수정 활용)

7. 경영이나 정보분야 포럼 세미나, 심포지엄 등에 기술원 담당자와 함께 수시로 참석 -지식습득

8. 경진대회 출전자료 작성(담당자 도움으로)-홈페이지 경진대회 최우수상: 판매홍보자료 활용

9. 장관상 등 각종공적자료 작성요령 습득-(담당자의 도움으로)- 판매 홍보자료 작성

10. 신지식인 신청서 작성(담당자의 도움으로)- 신지식인 선정(2005)

11. 2006년 농업정보화 분야 공동연구자로 참여(담당자의 도움으로)

12. 이런 자료들을 컴퓨터와 홈페이지를 통하여 작성, 관리, 적재적소 활용

13. 지역내 친환경지구 신청 계획서를 작성능력이 생겨남-본인이 직접작성

14. 이젠 귀가 열리고 눈이 뚫렸기 때문에 어떤 난관이 와도 헤쳐 나갈 자신이 생김

15.실제로 소득수준은 최소 3배이상 증가 하였음.(경영정보팀이 없었으면 생각할 수 없는 문제임)


이상의 사례 외에도 유사하지만 다른 성공 사례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결국 경영정보분야에 전문지식을 갖춘 인력이 포진한다면 농업인들이 승승장구할 수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경영정보는 어려운 분야가 아니다. 농업인이 의지만 있다면 도움을 받아서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누구나 스스로 할 수 있다. 스스로 할 수 있을 때 까지 도와줄 수 있는 존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조직이 있어야 하고 전문 인력이 갖춰져야 한다. 농촌진흥기관에 최소한 도단위의 경우 연구사 10명 이상의 팀이 구성되어야 하고 시군단위에 최소 3명의 전문팀이 갖춰져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우리농업인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또한 농업인들을 제대로 만들어 놓고 이런 농업인들에게 수출을 기대하고, 벤처를 기대하며,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것이 순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