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경영 정보/농업 이야기

농업은 생명산업, 국민을 위한 농업연구 (홍종운)

곳간지기1 2008. 10. 27. 17:47

   "농업은 생명산업, 국민을 위한 농업연구" /  홍종운 박사


우연히 1995년에 발표된 미국농무성(USDA) 공보관실이 발표한 글을 읽게 되었다. 이를 통해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미국 농무성(US Departmetn of Agriculture)은 1862년에 발족됐으며 농무성을 설립한 대통령은 아브라함 링컨이었다. 그는 농무성은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기관이기 때문에, 농무성을 "국민의 성(the people`s department)"이라고 불렀다고 했다. 센스 있는 이의 통찰력은 역시 대단하다.

그 문서는 이어서 이렇게 쓰고 있다. 농업은 언제나 미국 사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미국이 개국할 때 미국 국민의 90%가 농촌에 살았고 농업에 종사했다. 1950년만 해도 미국 국민의 17%가 농촌에 살며 농업에 종사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서 농업기술이 크게 변하여 미국 국민의 2%만이 농업에 종사하지만, 그래도 농업은 이 나라의 경제와 국민의 웰비잉(well-being)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오늘의 미국처럼 누구나 부담할 수 있는 가격에 품질 좋은 농산물을 풍부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된 것은 역사적으로 드문 일이다. 미국의 식량과 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많은 사람들이 간과(看過)하고 있는 우리의 자산이다.

링컨 대통령은 "농업에 유용한 정보를 획득하여 그것을 가장 알기 쉬운 말로 미국 국민에게 퍼뜨리도록 미국 농무성을 설립했다"고 했다. 오늘날 미국 농무성은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해 봉사한다. 매끼 식사를 하는 이들, 옷을 입는 이들, 호젓한 주택에서 사는 이들, 농촌이나 국립공원을 방문하는 이들은 모두 농무성의 혜택을 입고 있다.

이 글을 다 변역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나머지는 http://www.usda.gov/ news/yourusda.htm에서 읽을 수 있다. 이 글에 실린 매용은 특히 농업분야의 기획부서에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믿는다.

내가 여기에서 말하고 싶은 것은 농업은 국민의 생명이 걸린 산업이란 사실이다. 농업은 국민을 살게 하는 산업이다. 종종 우리는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연구를 한다고 하기도 하고, 그것을 위해 기술보급도 한다는 말을 무심코 한다. 이 말을 잘못 해석하면,  대다수의 국민인 소비자는 생각하지 않고 농업인의 소득을 늘리는 쪽만 생각할 위험이 있다.

"차별화를 통해 농가의 소득을 올린다"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하는 경우가 있다. 위험한 발상이다. 차별화를 통해 남다른 소득을 올리는 이가 있다면 차별 당하는 쪽이 생기기 마련이다. 국민 사이에 그런 일이 조장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농사의 효율을 높여 농업인들이 덜 고생하면서도 안정한 농산물을 더 생산하여 농산물 가격을 차별적으로 올리지 않더라도 적절한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것이 농업인과 국민 전체에게 바람직한 것이다.

농업연구, 누구를 위해 하는가? 전체 국민을 위해 하는 것이다. 농가소득 증대만을 위해 하는 것은 아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인과 어업인의 소득증대만 배려하고 상공업을 관리하는 부처는 상공인들의 소득증대만 배려한다면 나라가 어찌 되겠는가? 차별화를 통한 농가소득 증대라는 말 덕에 이름만 차별화된 농산물들이 갈피를 잡을 수 없이 등장하고 소비자들의 부담만 느는 꼴이 되어가고 있다.

농업연구 왜 하는가? 국민이 실용적으로 질 좋은 농산물을 대부분의 국민이 부담할만한 가격으로 풍부하게 구할 수 있게 하는 농업시스템을 구축하는데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기 위해서는 농가는 되도록 경영비는 덜 들고 몸을 덜 피곤하게 일하고, 환경교란은 취소화 하면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그 도움 속에는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이들과의 소득격차를 보상하기 위한 직접지불금 같은 보조 장치, 천재지변에 따르는 위험에 대한 보험 같은 것도 포함 될 수 있을 것이다.

농업인들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를 효율 높게 지을 수 있도록 돕는 편이 도시의 어렵게 사는 이들을 위해 돈을 쓰는 편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농업인을 돕는 게 결국 나라를 돕는 것이다. 농업인들을 기술적으로 잘 돕도록 하는 데에 돈을 쓴는 것을 아깝게 여기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 결과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