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텃밭 & 주말농장

눈쌓인 주말농장 둘러보고 뒷산으로

곳간지기1 2010. 1. 2. 21:56

"오라옵건대음먹은 대로 되소서 - 오바마!"

- 송년 간담회에서 나온 인사말을 새해인사로 써먹어 본다 -

 

눈덮인 태백산 등반을 해보려고 별렀는데 동장군이 몰려오니 여의치가 않았다.

영하 15도를 밑돌고 영동지방에 대설주의보가 내려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는 무리였다.

날씨도 추웠지만 새해맞이 특별 새벽기도회가 있어 해맞이 떠날 생각은 하지 못하고,

모처럼 연휴에 집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니 쌓였던 피로가 다 풀리는것 같다.

오늘 새벽부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하더니 한잠을 더 자고 나니 제법 쌓였다.  

 

아침에 혼자서 광교산을 갈까 결혼식에 갈까 망설이다가 적당한 때를 놓쳤다.

뒤늦게 눈쌓인 주말농장을 한번 휙~ 둘러보고는 산림욕장인 뒷산으로 올라갔다. 

봄부터 여름 가을까지 여러가지 작물로 쉴새 없이 써먹었던 텃밭이 썰렁해졌는데,

그나마 흰눈으로 덮여 있으니 여기가 농사터였는지 그냥 공터였는지 잘 모르겠다.

주말농장에 작물이 없으니 주말에 시간 나면 산에 가는 일 말고는 할일이 없다.

 

봄부터 가을까지 사진으로 전과정을 보여드렸던 주말농장은 참 보람있는 일이다.

흙에서 농작물을 직접 키워보면 땀의 소중함과 자연의 위대함을 체험할 수 있다.

은퇴 후에 농촌으로 돌아가든지 도시에서 살더라도 텃밭가꾸기만큼은 꼭 해야겠다.

주말농장을 시작하고자 하는 분들은 지금부터 이런 곳을 기웃거리면 기회가 올 것이다.

오후에는 사무실에 나가 연말에 바빠서 치우지 못했던 책상을 말끔히 정리하고 왔다. 

  

아파트 단지에서 광교산 산림욕장으로 올라가는 길에 위치한 주말농장

 

"맑은 공기와 흙냄새를 맡으며 자경(친환경 농산물)으로 수확의 기쁨을 느끼셨는지요?"

계약기간이 끝났으니 올해 새로 시작할 분들은 연락해달라는 농장주의 팻말이 서있다.

 

초녹색의 작물이 사라진 텃밭은 겨울 동안 그야말로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우리 밭에 간이하우스를 설치해 추위에 강한 갓이 있는데 눈에 하우스가 주저앉았다.    

 

아직까지 이렇게 파란 기운이 남아있는데, 이번 추위를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다.

 

마늘도 싹이 났는데 눈에 덮여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을지 위태롭기만 하다. 

 

쪽파도 몇뿌리 남아있지만 한겨울을 무사히 견딜 수 있을지...

 

배추 뿌리들은 노지에서는 이미 맛이 갔다.

 

농장주의 아지트인 텐트 안에는 무청 시래기가 가지런히 걸려 있다.

  

물통 위에다 카메라를 올려놓고 셀프타이머로 흔적을 남기다.

 

 눈으로 덮인 텃밭 풍경을 동영상으로 담아본다.

 

 아파트단지 바로 옆에 이렇게 좋은 조건을 갖춘 주말농장이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운이다. 

 

한시간 가량 산림욕장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 길에 다시 담아본다.

 

주말농장에서 바로 광교 산림욕장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고갯마루에 올라가니 '힘기르는 숲'에 운동기구가 새로 설치되어 있다.

 

내친 김에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쪽으로 내려가 얼음판 위에 눈이 쌓인 광교저수지를 돌아보다.

 

저수지 상류로 가니 얼음이 녹아 있는 부분에 오리떼들이 놀고 있다.

 

 산림욕장 끝부분 영동고속도로를 내느라 산을 잘라버린 절개지 위에 서서 내려다본다.

강원도 쪽에는 눈이 많이 와서 영동고속도로가 엄청 밀린다는데 여기는 쌩쌩 달린다.

 

 

"숲에 가거라" [하이네]

 

아름다운 꽃이 피고

쁜 새들이 노래하는

고요한 숲으로 나는 가겠소.

세월이 지나 무덤 속에 내가 잠들면

내 눈과 귀 흙으로 덮일 것이니

꽃의 아름다움 끄땐 보지 못하겠지.

예쁜 새의 노래소리 어이 듣겠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