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1년을 돌아보니 보람도 있고 아쉬움도...
오늘은 포털사이트 다음과 네이버에 각각 '농업은 생명' '농촌은 미래'라는 블로그를 개설한지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다사다난했던 지난 일년을 되돌아 볼 때, 블로그라는 인터넷 공간을 통해 개인적으로 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와 자료, 그리고 경험과 생각들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공유하면서 그전에 알지 못했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게 되었다. 가상공간에서 좋은 정보도 얻고, 알지 못하던 다양한 분야의 많은 사람과 만나게 되고, 친분도 쌓으며 생각을 함께 나눌 수도 있었다.
전에는 친구와 친지, 직장이나 교회 등 주위의 아는 사람들과의 대화, 책이나 논문, 잡지, 신문 등으로 출판되어 나왔던 글들, 특정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 그리고 전파를 타고 나갔던 몇차례의 방송 등 극히 제한적인 사람들에게만 생각과 정보를 교류하였다. 그런데 블로그를 시작하고 보니 내 머리 속에서, 그리고 사무실과 집의 컴퓨터 안에만 들어있던 많은 정보들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다른 사람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정보와 생각도 있었지만, 많은 호응을 보인 내용도 있었다.
블로그를 하다 보니 일단은 관심과 재주가 있고 부지런해야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나 블로그를 만들 수는 있지만 좋은 블로거가 되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특히 훌륭한 생각이나 전문성을 가진 좋은 정보, 멋진 사진이나 글솜씨 등을 보여주는 블로거를 만나면, 존경스럽기도 하고 IT강국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다. 아무 댓가도 없이 무상으로 좋은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거들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사진이나 글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기도 하고, 지극정성으로 꾸미고 가꾸는 것을 보면 흐뭇하기도 하다.
내가 블로그를 하게 된 계기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으로 농업연구기관인 우리청을 폐지하여 민영화한다는 황당한(?) 결정을 하면서부터, 여러가지 정황으로 볼 때 그건 아니라는 생각을 정리하여 호소하고자 하였다. 개인적인 의견도 썼지만, 초기에는 농업기술의 수혜자인 농업인들의 반대시위와 소비자인 일반시민의 반발여론 등을 전파하는 작업(?)을 하였다. 생각에 동의를 해주는 많은 블로거들을 만나게 되었고, 세계 곡물가격 폭등에 따른 식량문제 전문가로 MBC TV에 출연한 이후 전국민의 생존에 기본인 농업과 식량문제에 대해 좀더 적극적인 활동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하게 되었다.
포스트가 점차 늘어나고 반응이 있게 되자, 여행이나 취미생활 등 가벼운 이야기로 꾸며지는 일반 블로그와 달리, '농업과 식량문제' 등 기왕에 제기된 문제들에 대하여 계속적인 정보제공이 필요함을 느꼈다. 세계각국에서 식량부족으로 인한 폭동이 일어나도, 우리나라는 주곡인 쌀만을 자급하고 있을 뿐 기타곡물의 95%를 수입하고 있음에도 걱정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학술논문만으로는 우리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알아주는 이가 너무 없음을 깨닫고, 연구자로서의 전문성을 살려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다는 일종의 사명감을 갖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좋은 블로그를 많이 접하다 보니 딱딱한 '농업과 식량' 이야기만으로는 콘텐츠가 부족함을 느끼고, 디지털카메라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생활주변의 좀더 가벼운 소재로 주말농장 이야기(포토베스트와 전원생활 10월호에 소개됨)와 꽃과 야생화, 농업농촌 현장 등 사진이 들어가는 이야기를 추가하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그리고 틈이 날 때마다 개인컴퓨터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세계각국의 여행사진, 이스라엘 이집트 성지순례 사진, 등산과 봉사활동 등 개인적인 관심사도 정리하여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자 하는 욕심이 저절로 생겨났다.
나름대로 전문분야에서 모았던 자료들을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기쁨이 있고, 질문사항에 대하여는 상담도 해주고, 고맙다는 반응을 보일 때는 자부심과 보람도 느끼고, 동의를 하든말든 나름의 주장을 소신껏 펼칠 수도 있고, 많은 칭찬과 호응을 보일 때는 혼자 우쭐해지기도 하고(청내 블로그 콘테스트 대상도 받고), 여행이나 등산 등 취미생활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태안바다 살리기 봉사활동 등 보람있는 일에 대해서는 동참을 권유하기도 하고... 보람있었던 일이 많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본연의 업무와 생활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이제 일년간의 경험을 토대로 보다 나은 정보와 볼거리, 느낄 거리를 제공하여 호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스스로 다짐해 본다. 인터넷 공간에서의 에티켓을 지키고, 사회의 미풍양속을 해치는 비방이나 정보, 악성 댓글은 자제하기를 바란다. 좋은 생각이나 정보, 사진 등에 대해서는 상호간에 아낌없는 칭찬과 댓글 참여도 중요함을 느끼며, 여기에 올리는 포스트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댓글 격려와 의견, '추천', '즐겨찾기'도 부탁드린다.
* 여기에도 온라인으로 실렸으니 참고하세요.
http://enews.rda.go.kr/0003/site/php/index.php?pageCode=articleView&idx=2678
신문에 '농업칼럼'으로도 게재되었으니 필요하신 분은 내려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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