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은 세계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식량문제를 분석하고 곡물자급률이 매우 낮은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연구개발과 정책적 접근방향을 제시한「RDA 식량수급모델로 본 세계 식량문제와 우리의 대응방안」보고서를 발간했다.
최근 바이오연료와 신흥국의 육류 소비 증가로 세계 곡물 수요가 급증하는데 비해, 생산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잦은 기상이변 등으로 둔화되고 있다.
2006년 하반기 이후에는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해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 식량폭동과 소요사태가 발생하는 등 2000년대 들어 세계는 곡물 생산이 소비를 못따라가는 식량부족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40년간 수입되는 곡물의 물량이 7배나 증가했고 소비되는 곡물의 약 3/4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미래를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앞으로 경지면적은 더 줄어들고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가 심화되며, 기상이변이 더욱 잦아지고 국제곡물가격은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어서 식량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식량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약 10개월에 거쳐 식량, 식품, 농업환경, 농업경제 분야 40여 명의 청 내외 전문가를 투입해 RDA 식량수급모델 개발과 식량문제에 대한 국내외 각종 자료 분석을 통해 기술적 대안과 국가정책 지원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해 왔다.
이 보고서에서는 ‘RDA 식량수급모델’을 이용해 2020년까지 세계와 우리나라 곡물의 중장기 수급을 전망하고, 곡물 수급과 관련한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한 종합 분석을 통해 미래 발생할 수 있는 식량위기에 대응한 우리나라의 중·장기적 대응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RDA 식량수급모델은 향후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을 가정하고 가격을 매개로 수요와 공급을 일치시키는 약 6천여 개의 구조 방정식으로 구성됐으며, 예측 시나리오로서 ① 현상추이, ② GDP 성장률 둔화, ③ 단위면적당 농축산물 생산성 증가율 둔화 등 세 가지의 경우를 가정하고, 2020년을 예측 목표연도로 해 경종작물, 축산, 작물 가공품, 우유·유제품 부분의 20개 품목에 대한 세계 지역별·국가별 생산량, 소비량, 순수출입량 등을 예측했다.
RDA 식량수급모델에 의하면 세계 곡물소비량은 2012년 26억 톤에서 2020년 28∼30억 톤으로 10∼15%가 증가하고 세계 곡물재고량이 감소해 국제곡물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 용도별 곡물 소비증가율(‘20/’12) : 식용(12%) < 사료용(17%) < 바이오에너지 원료용(40%)
또한, 우리나라의 쌀, 밀, 콩, 옥수수 등 주요 곡물 수급을 추정한 결과, 2020년 주요 곡물 생산량은 2012년에 비해 2∼6% 감소하고, 소비량은 3∼7% 증가해 수입량은 6∼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보고서는 우리나라 농업기술 전문가의 시각에서 곡물자급률을 높이면서 자주율도 함께 높이기 위한 식량·사료·에너지 곡물과 식품 유통, 소비대응, 그리고 국제협력 분야의 연구개발 방향을 정리하고, 생산·유통 측면과 소비·문화 측면에서 개선점과 정책적 접근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농촌진흥청은 이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식량수급 상황에 대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이해와 더불어, 미래 세대가 안전하고 영양과 품질이 우수한 먹을거리를 안정적으로 섭취할 수 있도록 오늘을 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이 과연 무엇인지를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이 보고서의 발간의의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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