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여행/등산& 트래킹

수락산 기차바위를 로프타고 오르며

곳간지기1 2009. 5. 9. 22:33

지난 2월말 처음으로 올라 좋은 기억을 가졌던 기암괴석의 수락산에 다시 올랐다.

오늘은 30년도 훨씬 넘은 여수중학교 친구들 7명과 함께 옛날 이야기도 나누며,

어느새 의식도 못하는 사이에 중년이 되어 노년 준비를 위한 체력테스트도 할겸,

매달 한번씩 산에서 만나자는 삼일회(중학교 때 3학년 1반 학우들의 모임이다)

회원들의 자발적인 제안에 따라 4월 관악산(사정상 못갔지만)에 이어 두번째다.

 

오늘은 조금 더 강도를 높여 의정부 장암역(7호선)에서 입산하여 가뭄으로 물이

말라버린 계곡의 왼쪽자락으로 능선까지 올라 가파른 기차바위를 제대로 올랐다.

지난번에는 다른 길로 갔는데, 로프 잡고 기차바위와 정상을 넘어 산을 종주했다.

우리 등산팀에서 갔을 때는 계곡에 얼음도 있고, 덥지 않아 별로 힘든줄 몰랐는데,

이번에는 날씨가 벌써 30도를 오르내리는 이른더위가 찾아와 땀을 많이 흘렸다.

 

사정이 있거나 산에 가기 두려운 친구들은 빠졌고, 오늘 나온 친구들은 그래도 평소에

체력관리를 잘했는지 바위와 미끄럼길이 많은 수락산 종주를 낙오없이 무사히 마쳤다.

경사가 장난이 아닌 기차바위를 타고 오르고 나서 철모바위, 코끼리바위, 탱크바위...

기기묘묘한 바위들을 감상하며 태극기 휘날리는 정상을 여유있게 넘어올 수 있었다.

다음 달에는 관악산 팔봉을 넘기로 했는데, 더 많은 친구들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기차바위 또는 홈통바위라고도 하는데 기차 레일같은 홈이 있어서인지 멀리서 보면 기차처럼 생겨서인지...

지난번에 갔을 때는 옆길로 돌아 올라 로프타고 기차바위를 오르지 못했는데 오늘은 제대로 타고 올랐다.

 

 경사가 상당히 심해서 그냥 기어오르기는 어렵고, 로프를 잡고 올라갑니다.

 

 멀리 보면 무서우니 로프 잡고 바닥만 보고 기어오릅니다.

 

 다 올라가서 보니 별것 아닌것 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세무사 김주태)

 

 아래에서 위로 사진으로 찍어놓고 보니 경사가 그리 심해보이지 않는데 실제는 상당히 스릴 있고 위험합니다.

 

 야, 오십이 넘었지만 나도 해냈다 !!!

 

절벽의 바위 틈에서도 꽃이 피었네요.

 

 엄마 등에 엎힌 아기같기도 하고, 연인 품에 안긴 여인같기도 하고...

 

옛날 등산화도 없을 때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운대에 올라 산에 오르는 재미를...

"바람을 쏘이면서 휘파람 불며 하늘 땅 둘러보니 유유하다오"

 

화창한 주말을 맞아 수락산 정상(637m)에 많은 사람들이 올라왔네요.

 

 정상바위 국기봉까지 쉽지 않은 곳에 여인들이 기어코 올라갔네요... (정상용 친구)

 

  저 건너에는 도봉산이 보이고... 많은 등반객들이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고 있어요.

 

 신록의 나무가지 사이로 보이는 바위 덩어리

 

 수락산 정상을 밟았으니 평평한 그늘을 찾아 점심을 맛있게 들다...

고향에서 올라온 갓김치, 서대찜, 문어 말랭이, 멍게젖갈도 있고  

 

바위산 건너편으로 보이는 산은 불암산이래요.

  

독일병정의 철모바위

 

 정정상을 무사히 밟고 하산길에 친구들이 흐뭇한 미소를...

 

 정상에서 수락산역 방향으로 약간 내려오면서 보니 산이 참 멋집니다.

 

거대한 바위 위에 코끼리 한마리가 여유있게 앉아 있어요.

 

 살짝 밀면 굴러떨어질듯한 바위들이 아찔아찔합니다.

 

 수락산도 거뜬히 넘고...우리 아직 젊지?

 

 여기는 어떻게 올라갔는지? 거대한 바위가 곧 굴러 떨어질것 같아요.

 

 종처럼 생긴 이 바위도 바람 세게 불면 굴러떨어질듯 하네요.

 

척박한 바위 틈에서도 꽃이... 

 

 바위 틈에 소나무도 자라고 있는데, 생존에 위협을 느끼니 종족번식 본능으로 많은 솔방울을...

 

산에서도 추억의 아이스께끼, 한개에 천원

 

가파른 산중턱에서 제몸도 힘들어 기진맥진인데, 왠 팬사인회가 열리고 있네요.

한국명산 130선 등 산행가이드북을 직접 발로 뛰어 저술한 홍순섭 씨가 직접 

 

'실전 명산순례 700코스' 등 3권의 책자를 저술하고, 교통방송과 서울방송에서 명산해설을 담당하고 있다는

홍순섭 저자가 등산길에서 등산객들을 상대로 책도 홍보하고 직접 팬 사인회를 하고 있네요.

 

산행정보에 관심이 많은 본인도 마지막 한권 남은 책을 사서 저자에게 기념사인을 받다.

  

바위 틈의 흙들이 사암으로 되어 있어 완전 '미끄럼산'이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거대한 바위들이 참 그럴듯하지요?

 

 그냥 내려오기 뭔가 아쉬워 자꾸 뒤를 돌아보며...하산

 

 완전히 절벽을 이룬 곳도 많습니다.

 

바위와 모래로 구성된 산에 산악자전거(MTB)를 타고 온 젊은이들도... 

 

 수락산역에서 수락산 정상까지는 편도 5.5km 정도

 

 말년에 수락산 자락에서 칩거하며 작품활동을 했다는 천상병 시인이 생각한 행복,

이쁜 아내가 생활비도 대주고 좋아하는 막걸리도 사주고,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하나님을 믿는 빽도 가지고 있으니... 나에게 무슨 불행이 온단 말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