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농업 - 정경식
** 정경식 - 농부. 귀농학교 강사. 이 글은 정농회 회보 18호에서 퍼온 글입니다.
상수도로 이용하는 물이 오염되어 가니 오염된 상수도를 맑게 하기 위해서는 강 주변의 오염되는 모든 것을 오염되지 않은 본래대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그중 농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문제가 되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도 짓고, 땅도 살리고, 물도 살리고 또 건강한 농산물도 섭취하면서 농촌경제도 회복시킬 수 있는 어떤 획기적인 일이 없을까?' 하는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저런 시대적 요청에 의해 유기농업만이 살길이다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곤 합니다.
지난 5천년 동안 쌓아온 농민의 자족성과 주체성 그리고 땅과의 공생적 삶은 지난 몇십 년 사이에 모두 내팽개쳐 버리고 공업과 거대도시를 창출하는 데 온 심혈을 기울여 온지라, 더더욱 자연으로 돌아가는 유기농업적 생활 양식이 비단 상수도 물을 회복시키는 일로서만 한정지을 수 없는 중대한 문제까지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기농업을 얘기하고 유기농업적 야채 재배에 관한 기술을 정리한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거절하기를 두 번 거듭하다가 세 번째는 김병수 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어쩌다 대답을 했지만 막연합디다. 그렇지만 땅 2천 평을 가지고 십수년간 나름대로 정농(유기농)을 하면서 경제회복과 동시에 원칙을 세운 방식을 대략이나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 농업의 세 가지 유형
1) 착취성 농업
온전히 인간의 먹을거리로 몽땅 먹어 치우고 한 잎, 한 톨도 자기를 키워준 땅으로 되돌려 주지 않는, 그야말로 땅의 지력을 빼앗아 오로지 인간의 이익에만 정력을 쏟는 농사 방식으로서 군것질 농사 또는 돈을 벌기 위한 농사 또는 인적, 기술적 자원을 이용한 환경 파괴적 농사를 말하며, 관행적 농사 방식이 이 부류에 속하며 오로지 착취와 파괴와 이익으로만 끝난다.
2) 개체성 농업
서로간의 공존도 서로간의 착취도 없는, 반대로 서로간의 착취와 서로간의 공존을 1:1의 비율로 나타내는 농사 방식이다. 서로간에 있어서 함수관계를 유지하는 농사 방식으로 일반적인 유기농업의 방식은 개체성 농업에 속한 듯 싶다.
3) 공생·공존적 농업
인간의 식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주곡 및 잡곡류에다 원칙을 두고 흙과 자연의 힘에 맞추어서 순환시키는 농사 방법으로서 척박한 땅은 척박한 땅대로 기름진 땅은 기름진 땅대로 거기에 맞는 품목을 선택하여 삶의 총체적인 근원을 찾는 농업 형태이다. 특별한 인적 기술 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콩 심을 때 콩 심고, 팥 심을 때 팥 심고, 벼 심을 때 벼 심고, 또 콩 거두어들일 때 콩 거둬들이고, 팥 거둬들일 때 팥 거둬들이면서 제때 먹고 제때 잠자고 제때 씨앗 뿌리며, 전체적인 삶과 생활 양식이 온전히 자연의 섭리에 아무 조건 없이 따라가는 농업 방식을 말한다.
* 윤작 체계 및 돌려짓기
농업의 착취적, 개체적, 공생적인 3가지 형태 중 정농인으로서 선택해야 된다면 물론 공생·공존적 농업 형태일 것이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개체성 농업이지만, 착취성 농업 성격의 유기농업을 합리화하려는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이 사람인지라,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다 보니, 돌려짓기 및 혼작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퇴비 만드는 일까지도 감내해야 한다.
우선 퇴비 만들기에 앞서 돌려짓기와 윤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3∼5년 계획을 두고 품목을 선택해 돌려가면서 별 무리 없이 농사경영 체계를 세우는 방식으로서, 기본적으로 생기는 병충해 및 연작장해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고 또 자급자족적 형태로 바람직한 농업 방식이라 볼 수 있다.
* 섞어 심어서(혼작) 완성되는 공생적 역할
주곡류 및 잡곡류 마냥 인간의 식량으로써 빼놓을 수 없는 것들 중, 공생적 역할을 하는 작물을 섞어 심음(혼작)으로써 땅도 살아나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방식을 말한다. 섞어 심는 방식 또는 혼작 방식이라고 하는데, 자급자족적 농업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혼작에 있어서 몇 가지 생각해 본다면 첫째,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작물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는 작물이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작물, 즉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작물이 어떤 것인가 발견하여 섞어 심음으로써 공생적 역할을 하게 하는 방식이 있다. 둘째, 작물에 따라 햇빛을 좋아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햇빛을 싫어하는 작물이 있다. 햇빛을 좋아하는 작물은 대체적으로 위로 곧게 크는 작물로서 그 아래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작물을 심어 서로 공생 역할을 하게 한다. 셋째, 뿌리가 깊게 뻗어나가는 것과 얕게 뻗어나가는 공생적 관계, 넷째, 벌레 및 병충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공생적 관계를 생각하는 방식이 있다.
* 실례
+ 옥수수와 오이:적당한 그늘을 좋아하고 땅으로 뻗어서 커 가는 오이와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올라가면서 크는 옥수수를 심어 공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토마토와 대파:갓, 양파, 마늘, 대파, 부추 등은 다른 채소에 붙은 해충을 퇴치하기 때문에 혼작으로서는 적격이다. 특히 토마토와 대파와의 관계는 뿌리와 뿌리를 통해서 주고받는 성분이 대단히 큰 공생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 고추와 들깨:고추와 들깨의 공생적 역할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들깨는 병충해에 강하고 또 그 냄새가 고추 병충해에 대단한 방제 효과가 있으므로 고추밭 주변 또는 고추밭 사이사이 들깨를 심는 방식을 택하면 들깨 역시 고추의 영향으로 들깨에 피해를 주는 병충해도 방제된다.
* 휴경
3∼5년마다 계획을 두고 품목별로 돌려짓기를 한다면 5∼7년마다 한 번씩 땅을 쉬게 하는 방법을 택한다. 땅을 쉬게 하는 방법에 있어서 그냥 쉬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귀리 또는 보리 밀 등을 파종하여 어느 정도 자란 후(진한 녹색을 간직할 때) 갈아엎은 후 쉬게 하는 방법이 있고 또는 갈잎, 볏짚, 건초, 갈대, 보릿대 등을 피복하여 쉬게 하는 방법이 있다. 어떠한 방법이건 간에 돌려가면서 한 번씩 땅을 쉬게 하는 것도 땅을 살리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 퇴비
더불어 함께 하는 공생적 농업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농업구조방식이 그 농장 안에서 자급자족적이며 철저한 순환 체계여야 한다. 물론 퇴비에 있어서도 그렇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발생되는 유기농업의 형태는 개체성 또는 착취성 농업으로 탈바꿈될 경우가 많다. 실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 많은 퇴비를 외부에서 구입하여 빠른 속도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런 방식도 유기농업이라고 합리화시키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자기모순의 합리화 속에서는 퇴비가 필수적이다. 이런 퇴비가 또 다른 한편으로도 필수적이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흙을 검게 만들며 흙을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흙은 암석이 풍화해서 이루어진 모래나 점토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입자가 매우 잘다. 입자가 매우 잘기 때문에 경작을 하지 않을 경우(농사를 짓지 않을 경우 또는 퇴비를 전혀 넣지 않을 경우) 흙은 점점 굳어져서 작물이 마음대로 자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경작을 하면서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는 양질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섬유질이 풍부한 볏짚, 보릿대, 콩대, 마른풀, 갈대, 갈잎, 농업 부산물 등을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데 이 때 쌀겨, 닭똥, 사람똥, 깻묵 등을 첨가해 발효 퇴비를 만든다.
* 퇴비 만드는 시기
봄에는 벚꽃이 필 때, 가을에는 싸리꽃이 필 때가 양질의 퇴비를 만드는 가장 좋은 시기다. 이 때가 효소균이 제일 번식하기 쉬운 시기이기 때문이며, 특히 볏짚에 있는 납두균을 가지고 유효균을 증식시킬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 퇴비 만드는 방법
볏짚, 마른풀 및 농산물 찌꺼기, 낙엽 등의 재료 200kg 기준에서 첨가 재료는 닭똥 10kg, 쌀겨 5kg, 깻묵 3kg, 어분 또는 골분 1kg, 석회 1.5kg, 살아 있는 흙 조금, 수분을 조절할 수 있는 양의 인분을 섞으면 된다.
* 쌓는 장소와 방법
직사광선이 적거나 없는 곳으로 비바람을 맞지 않는 곳이면 좋다. 먼저 땅을 고른 후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하기 위해서 통나무 또는 10㎝ 정도의 홈을 십자로 판 후 볏짚은 30㎝ 높이로 쌓고, 다시 그 위에 마른풀 등을 20㎝ 쌓고 발로 잘 밟은 후 (준비한 모든 재료)쌀겨, 닭똥, 깻묵, 어분 등 첨가제를 뿌린 후 반복하여 되쌓기를 한다. 이 때 수분 조절은 인분이나 오줌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사정상 그냥 물로 수분 조절을 할 수도 있다. 간간이 살아있는 흙을 조금씩 뿌리기도 한다. 이것을 반복하여 150㎝ 정도로 쌓아 올린 후 맨 나중에 살아 있는 흙을 2㎝ 정도 덮고 난 후 그 위에 짚으로 덮어 비가 들어가지 못하게 쌓는 것으로 끝낸다.
* 뒤집기
약 15일 정도 지나면 열이 나면서 퇴비더미가 내려앉기 시작하는데 이 때 뒤집기를 한다. 안쪽의 것은 바깥으로 바깥 것은 안쪽으로 쌓는데 수분이 모자라면 수분을 보충한다. 이렇게 해서 15일 후 두 번째 뒤집기를 한 후 10일 후 세 번째 뒤집기를 하는데 대체적으로 완숙되는 과정은 40∼50일이면 완숙되며 끝까지 비가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하고 햇볕에 5시간 이상 노출시켜서도 안 된다. 완숙된 퇴비를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시키게 되면 비료성분이 약 50% 감소되기 때문에 밭에 뿌릴 때도 가능하면 날씨가 흐릴 때 뿌리던지 어쩔 수 없을 때는 뿌린 후 곧바로 갈아엎는 것이 가장 좋다.
* 비료 만들기
대체적으로 양질의 퇴비만으로 모든 작물을 재배할 수 있지만 작물이나 재배 방법에 따라 퇴비만으로 부족할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비료가 필요하게 된다.
① 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 만들기
깻묵:닭똥:흙 〓 1:2:3
② 인산 성분이 많은 비료 만들기
쌀겨:닭똥:흙 〓 1:1:2
흙은 습기가 많은 살아 있는 밭흙(습기가 적을 때는 약간의 물 첨가)을 이용하고, 이 때 액비 또는 야채효소를 10:1 비율로 첨가하면 더욱 좋다. ① 또는 ②의 상태에서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섞어 둔 후 2주일마다 뒤섞어 놓는 작업을 세 차례하고 난 뒤 6주 후부터 사용할 수 있다. 완숙이 되면 암모니아 냄새가 거의 없어진다.
* 상토흙 만들기
고추 모종, 토마토 모종, 배추 모종 등 모종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토흙 만들기는 필수적이다.
+ 방법 - 발효퇴비 50%, 무병토 30%, 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 10%, 인산 성분이 많은 비료 10% 기타 훈탄재, 맥반석, 직경 2cm 정도의 굵은 체로 완숙퇴비 및 상토흙을 친다. 여기서 상토흙은 논흙이 가장 이상적이나 어쩔 수 없을 경우 밭흙을 사용할 때에는 표토를 제거하고 밑흙을 사용한다. 점질이 많은 흙일 경우 배수와 통기를 좋게 하기 위해 약간의 모래를 첨가한다.
* 액비 만들기
액비는 노상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모종 키울 때 또는 재배 과정상 영양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필요하다. 여기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① 발효깻묵액비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다 추운 겨울만 빼고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물(10):깻묵(1)의 비율로 여름이면 한 달, 봄·가을에는 두 달, 용기에 두면 발효가 되는데 발효깻묵액비를 추비로 줄 때는 반드시 흙을 파서 주고 난 후 흙을 덮어 주는 것이 좋다.
② 인분액비 만들기
역시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다 인분 20말을 넣고 쌀겨 30kg, 건계분 20kg, 생풀 잘게 썰은 것 적당량(이 때 생선찌꺼기 및 음식찌꺼기가 있으면 같이 혼합하여 넣어도 좋다)을 넣고 통에 물이 찰 정도로 약간 넣고 뚜껑을 닫아 둔 후 한달 가량 뒤 발효가 끝나면 사용하는데 물을(5배 정도) 첨가하여 사용하든지 관수할 때 함께 줘도 된다.
③ 청초액비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2백ℓ 플라스틱 용기일 경우) 여러 종류의 잡초(생초, 청초)를 10㎝ 정도의 길이로 썰은 것을 넣고 유박, 계분, 어분 등 유기질비료 5∼7㎏을 첨가하고 쌀겨 1.5㎏을 넣는다. 이 때 뜸씨를 여름에는 5백g, 봄·가을에는 1㎏ 넣는다. 그런 다음 물을 흥건할 정도로 부은 후 뚜껑을 닫는다(뚜껑이 없으면 비닐 밀봉). 여름에는 3∼4일, 봄·가을에는 6∼10일 후 표면에 거품이 발생하면 완성된 것이다.
뜸씨는 누룩 2백g+쌀겨 5㎏+이스트 50g+수분 70% 되게 하여 30℃ 정도의 따뜻한 방에서 띄운다. 띄운 후 통풍 잘 되는 그늘에 말려 사용한다. 청초액비는 대체적으로 20∼100배의 물에 희석하여 사용한다.
* 초목회 또는 훈탄 만들기
초목회는 나무를 태운 숯가루고 훈탄은 왕겨를 태운 것으로, 둘다 가정에서 자가 노동으로 얼마든지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초목회는 나무를 모으기 쉬운 겨울에 만든다. 먼저 구덩이를 가로, 세로 약 50㎝(필요에 따라 자기가 알맞게) 정도 파고 마른풀 등 태우기 쉬운 것에 불을 붙여 나뭇잎, 잔가지, 굵은 나무 순서로 집어넣으면서 태운다. 비결은 연기가 많이 나면서 타기 시작할 때 재료를 또 다시 타기 쉬운 순서로 넣어 주면서 태우는데, 주의할 것은 불꽃이 많이 날 때 넣으면 고온이 되기 쉬워 골목의 양분이 타버려 재가 될 수도 있다. 가능하면 그을리는 것 같이 저온으로 태워 숯이 섞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여 구덩이 80% 이상이 되면 그 위에 물을 뿌려 끄는데(물 대신으로 깻묵액, 청초액비, 막걸리, 인분액비 등을 사용) 주의할 것은 수분이 너무 많으면 좋지 않다. 다음에 불이 꺼지면 흙으로 10㎝ 정도 뚜껑을 하듯이 덮어두고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함석 같은 것으로 덮어 하룻밤 지나면 된다. 꺼낼 때는 흙은 꺼내어 상토흙으로 사용하고 나무숯을 꺼내 조그마한 체로 쳐서 사용하면 최고의 초목회가 된다. 초목회는 자연 농약이며 5일 간격으로 아침이슬이 있을 때 잎 표면에 뿌리면 알칼리성 막을 만들어 병원균이나 벌레가 침입 못하는 효과가 있고, 또 맛이나 당도가 높은 야채를 수확할 수 있다.
훈탄은 왕겨를 태운 재로서 햇빛 흡수, 또는 온도 조절 및 수분 조절 등 겨울의 토양에 에너지를 주는 힘이 아주 강하며 밑거름으로서는(특히 상토흙) 흙이 부드러워지고 미생물이 사는 집이 되어 토양 개량제로 사용되며 훈탄이든 숯이든 밭에 주면 균근균이 잘 번식하며 인산이나 기타 미량 원소가 결핍된 토양에서 인산을 공급해 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유기·자연농업에 있어서는 정말 가치가 있다고 본다.
* 병해충 방제
병충해 방제에 있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네 가지만 소개한다.
+ 현미식초
자가용으로 채종한 종자는 반드시 식초 그대로의 농도로 20분간 담가 소독해야 한다. 그 다음 그늘에서 말려 종자로 사용하면 세균성 또는 해충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식초 20∼40㏄를 물 1ℓ에 전착제로 비누 5g을 녹여 희석하여 뿌리면 잎의 세포가 단단해지면서 병충해에 강해진다. 야채의 맛도 좋아지고 양분을 빨아올리는 힘이 좋아진다. 상추, 시금치, 쑥갓 등 야채에 50배 희석시킨 액을 5일 간격으로 세 번 정도 뿌리면 내병성이 높아지고 품질, 맛, 신선도가 좋아진다. 양배추, 배추는 양조식초 25배액을 수확 20일 쯤 전이나 온도가 10℃ 이하로 떨어지는 월동 전에 뿌린다. 무에 엽면 살포하면 여름 무에 잘 일어나는 연부병이 줄어든다.
식초는 벼농사뿐만 아니라 채소, 과채 등 다양하게 사용한다. 농사에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기본제로서 병이 발생하기 쉬운 곳에는 5∼7일 간격으로 뿌리는데 지나치게 강하게 뿌리면 생장이 억제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 담배 니코틴
꽁초일 경우 10개비 준비하여 종이와 필터를 떼고 1ℓ의 물에 3시간 이상 담가 둔 후 체에 받치면 연붉은 색의 니코틴액이 된다. 이 니코틴액에 비누 5g을 녹여 섞는데 이 때 한 번 체에 받친 후 사용한다. 진딧물, 배추흰나비 유충, 작은 유충, 기타 벌레 등에 2∼3번 뿌리면 살충 효과가 있다. 다만 토마토에는 모자이크병의 원인이 되므로 사용하면 안 된다.
+ 마늘 기계유
마늘 80g을 물에 씻어 잘게 갈고 작은 숟가락 두개 분량의 기계유에 24시간 담가 둔다. 따로 비누 10g을 1ℓ의 물에 잘 녹여 비눗물을 만들어 둔다. 그리고 기계유에 녹아 나온 마늘 기계유액을 넣고 잘 섞어 가제나 헝겊으로 받쳐 유리, 항아리 등의 용기에 넣어 4∼5일 간격으로 100배 희석하여 다시 헝겊에 걸러 사용한다. 5일 간격으로 세 번 정도 사용하면 해충의 성충, 유충에 효과가 있으며 노균병, 탄저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 우유
진딧물 퇴치에 가장 효과가 있는데 우유 원액 2되로 맑은 날 오전에 뿌리면 우유가 마르면서 진딧물이 질식한다. 또 우유를 9배로 희석하여 고추 원액을 첨가하면 과채의 모자이크(토마토)병에 효과가 있다. 5일 간격으로 뿌리면 된다(우유는 상한 것도 상관없지만 신선한 것일수록 좋다).
* 천적을 이용한 공생적 병·해충 치료법
+ 진딧물을 에워싸는 세계
진딧물은 작물의 양분을 빨아먹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병도 전염시키는 귀찮은 벌레이다. 진딧물을 관찰하면 성충의 뒤로 유충이 행렬을 짓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것의 번식력과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여서 생후 1주일 정도면 성충이 되고 또 겨울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번식한다. 또 봄부터 여름에 걸쳐 암놈만으로도 유충을 낳을 수가 있다. 진딧물의 강력한 천적은 칠성무당벌레이다. 이 무당벌레는 유충일 때부터 진딧물의 체액을 빨아먹고 자란다.
천적은 이밖에도 많이 있어 풀잠자리의 유충이나 넙적등애의 유충 등은 진딧물이 바늘 같은 주둥이를 식물에 꽂고 가만히 있는 것을 잡아먹기도 한다. 진딧물이 늘어나서 과밀 상태가 되면 자연히 날개가 나와 먹이를 찾아 이동하게 되는데 그 때 잠자리가 와서 잡아먹기도 한다. 또 기생벌이 진딧물의 몸에 산란하면 진딧물은 둥글게 부풀어서 다갈색의 사체로 바뀐다. 이와 같이 농약을 쓰지 않고 생태계의 균형이 잡힌 밭에서는 진딧물 뿐 아니라 모든 병해충이 천적과 식물의 공생관계로 서로 먹고 먹히는, 즉 먹이사슬로 인해 치료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농약 안 치고 농사가 가능한가 그 기술 좀 배워 달라면 "기술이랄 게 하나도 없죠. 다만 있다면 농약 안 치는 그것이 기술이요. 농약을 안 치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해결되지요" 라고 대답을 한다. 그만큼 생태계의 균형은 공생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 사용하는 농약으로 인해 그런 생태적 균형과 공생적 관계가 깨어져 버렸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병충해가 판을 치게 되고 더욱 더 독한 농약을 써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 과채류
+ 고추
① 파종 시기
2월 중순∼하순
② 파종 면적
정식 주수 10a당 3천∼7천 주로 생각할 때 정식 주수에 50%를 가산하여 종자 준비를 하는데, 파종상 면적은 1∼2평이면 된다.
③ 최아
최아 온도는 28∼30℃에서 싹을 틔우는데, 먼저 30℃ 온도의 물에 12시간 침전한 후 씨앗을 건져 습기가 있는 헝겊에 싸서 싹을 틔운다. 또는 습기가 있는 모래를 2∼3배만큼 종자에 혼합하여 싹을 틔우는데 싹이 트려고 발아공이 부풀어 있을 때가 최아 적기이다.
④ 파종
파종 2∼3일 전 파종 상에 충분한 관수를 하여 파종 당일 지온이 내려가는 것을 방지한다. 파종 시간은 보통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에 하되 파종 후 모래로 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복토한 후 훈탄재를 약간 뿌리고 짚으로 덮어 관수한 후, 낮 온도는 약 30℃, 밤 온도는 약 15℃ 정도로 밤낮 온도 교차가 있도록 관리한다. 대체적으로 파종 후 9일 정도면 발아되므로 짚, 비닐 등을 걷어 주고 모종상 내부가 너무 습하지 않도록 환기시킨다.
⑤ 가식
포트가식, 본토가식이 있는데 최소한 가식 1주일 전 모든 준비를 끝낸 뒤 가식한다. 2회 가식 육묘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보통 1회로 끝내도록 한다. 1회 가식일 때 파종 후 30일 지난 뒤 본엽이 2∼3매 될 때 가식 적기에 8×9㎝ 간격으로 한다.
⑥ 정식
정식은 따뜻하고 맑은 날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에 실시하되 묘 크기는 첫 번째 꽃이 필 무렵이 적기이다. 대체로 2월 25일 정도에 파종하면 5월 5일 이후가 적기인데 그 지역에 따라 늦서리 피해를 생각하여 5월 10일∼15일 전후로 좋은 날을 선택하여 정식한다.
⑦ 피복(멀칭)
대체로 정식 전 이랑은 비닐로 멀칭한다. 정식 후 이랑 사이에는 볏짚, 건초, 낙엽 등으로 피복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사료포대, 신문지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⑧ 측지 제거
측지 제거는 밀식했을 때 꼭 필요하다. 그러나 꼭 측지를 제거해야 된다는 원칙은 없지만 측지를 제거함으로써 통풍이 잘 된다던가, 주지의 착과가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면 고추 열매의 길이와 착색이 고르게 되는 이점이 있고, 또한 잎 뒷면에 붙어 있는 진딧물 방제가 쉬워지며 수확할 때 노력이 적게 드는 반면, 측지 제거하는 데는 한 번으로 안 되기 때문에(적어도 2∼3번) 노동력이 많이 들어간다.
⑨ 병충해 방제 및 예방 - 앞에서 참조.
⑩ 수확과 건조
고추는 수확 후 건조를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며 대체로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옛날 재래종 고추는 소과종이며 껍질이 얇기 때문에 완전 태양으로 건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개량종이라 대과종이며 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완전 태양으로 고추를 말리자면 깨끗한 건고추가 나오지 않는다. 대체로 요즘은 구치폰이 나와서 태양고추 말리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럼 건조 방법 두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는 강제 순환식 열풍 건조 방식으로 고추를 입실한 후 흡입 배수구를 밀폐하고 60℃ 온도에 고추의 세포를 죽인 후 고추가 물렁해지면 흡입 구를 완전히 열어 10분 정도 상온에서 건조하는데, 고추 끝이 1/5정도 말랐다고 생각할 때 비닐하우스에 옮겨 태양 건조하면 상품성이 좋은 건고추를 생산할 수 있다. 열풍 건조기 사용의 이점은 밝은 색상과 위생적인 측면에서, 또는 불량과를 줄이고 건조 시간과 노력 절감을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전적인 태양 건조가 아니다. 대량 생산일 때 또는 계속되는 장마철에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다만 고추 세포를 죽일 때 기계 온도가 60℃ 이상 올라가서는 안 된다. 대체적으로 40℃∼60℃ 사이가 가장 좋다.
둘째는 비닐 하우스 안에서의 자연 건조 방법으로, 먼저 고추를 수확한 후 하루 정도 마대에 그대로 두든지 비닐 하우스 안에 고추를 널은 후 차광 망을 벗기고 비닐 하우스를 밀폐하여 고추를 찐다. 고추 숨죽인다고 하는데 고추가 물렁물렁해지면 하우스 문을 열어 습기를 완전히 제거시키고 건조 상태로 들어간다. 하우스 온도가 낮을 때는 간간이 하우스를 잠깐 밀폐시키고 습기가 차면 다시 습기를 빼는 작업으로서 하우스를 통풍시키는 순서로 건조시킨다(처음 고추를 수확하여 곧바로 햇볕에 말리면 완전히 붉어지지 않은 고추는 햇볕에 데어 희게 되므로 주의하여 말린다).
+ 토마토
① 장소 선정 - 전작, 즉 앞그루에서 심한 병충해가 있었던 곳이거나 가지과의 채소를 심었던 밭은 피하도록 한다.
② 밭 준비 - 밭 300평당 완숙퇴비 4톤 정도, 그리고 석회(맥반석) 2백㎏, 초목의 재, 깻묵, 계분 등을 각각 1백㎏ 정도 뿌려 깊이 갈아 정식할 밭을 준비해 둔다.
③ 파종 - 10a당 60∼80㎖ 정도. 파종 시기는 정식일에서 역산하여 60일 전이며, 이 작형에서 정식할 수 있는 시기의 평균 기온은 13℃가 확보될 수 있어야 하고 일반적으로는 15℃ 정도이다. 파종은 온상 내 온도가 25℃ 정도로 하고, 복토한 후 짚으로 덮고 충분히 관수한 후 적절한 온도를 유지시키면서 관리한다.
④ 발아에서 가식까지 - 발아 초기에는 도장하기 쉬우므로 복토한 부위가 벌어지면 곧 제거하고 환기를 시작하여 온상 안의 기온과 습도를 내려 준다. 발아 초기에 강한 광선이 어린 묘에 닿으면 잎에 일소 현상이 일어나므로 발아 후 2∼3일간은 맑은 날일 경우 한낮에만 약간 햇빛을 가려 준다. 발아한 후부터 본잎 1.5매까지는 낮에는 25℃ 정도 밤에는 15℃ 정도로 관리한다. 이후에는 밤의 온도를 12℃로 낮추어 관리한다.
⑤ 가식 - 가식 시기는 본엽 2∼3매 때이며 가식이 늦어지면 묘의 절간장이 길어지기 쉬우므로 대체로 저온을 유지하게 되는데 가식당일 일시적인 저온 현상은 순멎이 또는 변형과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최저 온도 10℃ 정도는 유지시켜 줘야 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식 시기에 가식해야 한다.
⑥ 정식 - 이랑넓이 180㎝에 두 줄 심는다. 주간 거리는 50㎝. 정식 주수는 10a당 2천∼2천5백주. 땅의 지력과 재배 방법에 따라 4∼6단 적심 재배한다. 정식 시기는 서리가 없는 날부터 시작하며(4월 하순) 제1화방의 꽃이 필 때 정식한다.
⑦ 피복 - 토마토는 가능한 한 비닐 피복을 하지 말고 짚, 건초, 낙엽 등으로 전체를 피복하는데, 비가림 재배일 때는 이랑 중간에 점적 호스를 깔고 그 위에 피복을 한 후 정식한다.
⑧ 지주 세우기
⑨ 측지 제거 - 토마토는 주지 즉 원가지의 1줄 가꾸기로 하는데, 6월에 접어들어 비가 많아지면 옆눈이 차례차례 나오므로 일찍 따낸다. 주지의 키는 자람에 따라 지주에 기대게 하여 짚 또는 끈으로 묶는다.
이상으로 대략 정리했다. 마음이 급해서 빠진 부분이 많지만 참고해 주시고 정리한 내용은 시설 재배가 아닌 일반 노지 재배에 관한 것임을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 고추, 토마토는 모종 때만 비닐 하우스 안에서 재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토마토의 경우 비가림 재배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 둔다.
** 정경식 - 농부. 귀농학교 강사. 이 글은 정농회 회보 18호에서 퍼온 글입니다.
상수도로 이용하는 물이 오염되어 가니 오염된 상수도를 맑게 하기 위해서는 강 주변의 오염되는 모든 것을 오염되지 않은 본래대로 복원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그중 농민으로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문제가 되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도 짓고, 땅도 살리고, 물도 살리고 또 건강한 농산물도 섭취하면서 농촌경제도 회복시킬 수 있는 어떤 획기적인 일이 없을까?' 하는 물음에 쉽게 대답할 수는 없지만 이런 저런 시대적 요청에 의해 유기농업만이 살길이다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곤 합니다.
지난 5천년 동안 쌓아온 농민의 자족성과 주체성 그리고 땅과의 공생적 삶은 지난 몇십 년 사이에 모두 내팽개쳐 버리고 공업과 거대도시를 창출하는 데 온 심혈을 기울여 온지라, 더더욱 자연으로 돌아가는 유기농업적 생활 양식이 비단 상수도 물을 회복시키는 일로서만 한정지을 수 없는 중대한 문제까지도 간직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유기농업을 얘기하고 유기농업적 야채 재배에 관한 기술을 정리한다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거절하기를 두 번 거듭하다가 세 번째는 김병수 씨로부터 부탁을 받고 어쩌다 대답을 했지만 막연합디다. 그렇지만 땅 2천 평을 가지고 십수년간 나름대로 정농(유기농)을 하면서 경제회복과 동시에 원칙을 세운 방식을 대략이나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 농업의 세 가지 유형
1) 착취성 농업
온전히 인간의 먹을거리로 몽땅 먹어 치우고 한 잎, 한 톨도 자기를 키워준 땅으로 되돌려 주지 않는, 그야말로 땅의 지력을 빼앗아 오로지 인간의 이익에만 정력을 쏟는 농사 방식으로서 군것질 농사 또는 돈을 벌기 위한 농사 또는 인적, 기술적 자원을 이용한 환경 파괴적 농사를 말하며, 관행적 농사 방식이 이 부류에 속하며 오로지 착취와 파괴와 이익으로만 끝난다.
2) 개체성 농업
서로간의 공존도 서로간의 착취도 없는, 반대로 서로간의 착취와 서로간의 공존을 1:1의 비율로 나타내는 농사 방식이다. 서로간에 있어서 함수관계를 유지하는 농사 방식으로 일반적인 유기농업의 방식은 개체성 농업에 속한 듯 싶다.
3) 공생·공존적 농업
인간의 식량으로 빼놓을 수 없는 주곡 및 잡곡류에다 원칙을 두고 흙과 자연의 힘에 맞추어서 순환시키는 농사 방법으로서 척박한 땅은 척박한 땅대로 기름진 땅은 기름진 땅대로 거기에 맞는 품목을 선택하여 삶의 총체적인 근원을 찾는 농업 형태이다. 특별한 인적 기술 없이 자연의 순리에 따라 콩 심을 때 콩 심고, 팥 심을 때 팥 심고, 벼 심을 때 벼 심고, 또 콩 거두어들일 때 콩 거둬들이고, 팥 거둬들일 때 팥 거둬들이면서 제때 먹고 제때 잠자고 제때 씨앗 뿌리며, 전체적인 삶과 생활 양식이 온전히 자연의 섭리에 아무 조건 없이 따라가는 농업 방식을 말한다.
* 윤작 체계 및 돌려짓기
농업의 착취적, 개체적, 공생적인 3가지 형태 중 정농인으로서 선택해야 된다면 물론 공생·공존적 농업 형태일 것이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개체성 농업이지만, 착취성 농업 성격의 유기농업을 합리화하려는 자기모순에 빠지는 것이 사람인지라,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하다 보니, 돌려짓기 및 혼작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퇴비 만드는 일까지도 감내해야 한다.
우선 퇴비 만들기에 앞서 돌려짓기와 윤작을 생각해 볼 수 있다. 3∼5년 계획을 두고 품목을 선택해 돌려가면서 별 무리 없이 농사경영 체계를 세우는 방식으로서, 기본적으로 생기는 병충해 및 연작장해를 근원적으로 막을 수 있고 또 자급자족적 형태로 바람직한 농업 방식이라 볼 수 있다.
* 섞어 심어서(혼작) 완성되는 공생적 역할
주곡류 및 잡곡류 마냥 인간의 식량으로써 빼놓을 수 없는 것들 중, 공생적 역할을 하는 작물을 섞어 심음(혼작)으로써 땅도 살아나고 병충해를 예방하는 방식을 말한다. 섞어 심는 방식 또는 혼작 방식이라고 하는데, 자급자족적 농업에 있어서는 대단히 중요한 방식이 아닐 수 없다.
혼작에 있어서 몇 가지 생각해 본다면 첫째,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작물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싫어하는 작물이 있는데, 서로가 서로를 좋아하는 작물, 즉 서로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작물이 어떤 것인가 발견하여 섞어 심음으로써 공생적 역할을 하게 하는 방식이 있다. 둘째, 작물에 따라 햇빛을 좋아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햇빛을 싫어하는 작물이 있다. 햇빛을 좋아하는 작물은 대체적으로 위로 곧게 크는 작물로서 그 아래 그늘진 곳을 좋아하는 작물을 심어 서로 공생 역할을 하게 한다. 셋째, 뿌리가 깊게 뻗어나가는 것과 얕게 뻗어나가는 공생적 관계, 넷째, 벌레 및 병충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공생적 관계를 생각하는 방식이 있다.
* 실례
+ 옥수수와 오이:적당한 그늘을 좋아하고 땅으로 뻗어서 커 가는 오이와 하늘을 향해 쭉 뻗어 올라가면서 크는 옥수수를 심어 공생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토마토와 대파:갓, 양파, 마늘, 대파, 부추 등은 다른 채소에 붙은 해충을 퇴치하기 때문에 혼작으로서는 적격이다. 특히 토마토와 대파와의 관계는 뿌리와 뿌리를 통해서 주고받는 성분이 대단히 큰 공생적 역할을 한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 고추와 들깨:고추와 들깨의 공생적 역할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들깨는 병충해에 강하고 또 그 냄새가 고추 병충해에 대단한 방제 효과가 있으므로 고추밭 주변 또는 고추밭 사이사이 들깨를 심는 방식을 택하면 들깨 역시 고추의 영향으로 들깨에 피해를 주는 병충해도 방제된다.
* 휴경
3∼5년마다 계획을 두고 품목별로 돌려짓기를 한다면 5∼7년마다 한 번씩 땅을 쉬게 하는 방법을 택한다. 땅을 쉬게 하는 방법에 있어서 그냥 쉬게 하는 방법도 있지만, 귀리 또는 보리 밀 등을 파종하여 어느 정도 자란 후(진한 녹색을 간직할 때) 갈아엎은 후 쉬게 하는 방법이 있고 또는 갈잎, 볏짚, 건초, 갈대, 보릿대 등을 피복하여 쉬게 하는 방법이 있다. 어떠한 방법이건 간에 돌려가면서 한 번씩 땅을 쉬게 하는 것도 땅을 살리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 퇴비
더불어 함께 하는 공생적 농업에 있어서는 전체적인 농업구조방식이 그 농장 안에서 자급자족적이며 철저한 순환 체계여야 한다. 물론 퇴비에 있어서도 그렇다. 그런데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발생되는 유기농업의 형태는 개체성 또는 착취성 농업으로 탈바꿈될 경우가 많다. 실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는 않지만 경우에 따라서 많은 퇴비를 외부에서 구입하여 빠른 속도로 경제적 이익을 얻을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그런 방식도 유기농업이라고 합리화시키는 자기모순에 빠지게 된다. 이런 자기모순의 합리화 속에서는 퇴비가 필수적이다. 이런 퇴비가 또 다른 한편으로도 필수적이라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흙을 검게 만들며 흙을 부드럽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흙은 암석이 풍화해서 이루어진 모래나 점토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입자가 매우 잘다. 입자가 매우 잘기 때문에 경작을 하지 않을 경우(농사를 짓지 않을 경우 또는 퇴비를 전혀 넣지 않을 경우) 흙은 점점 굳어져서 작물이 마음대로 자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경작을 하면서 다양하게 함유되어 있는 양질 퇴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섬유질이 풍부한 볏짚, 보릿대, 콩대, 마른풀, 갈대, 갈잎, 농업 부산물 등을 이용해 퇴비를 만드는데 이 때 쌀겨, 닭똥, 사람똥, 깻묵 등을 첨가해 발효 퇴비를 만든다.
* 퇴비 만드는 시기
봄에는 벚꽃이 필 때, 가을에는 싸리꽃이 필 때가 양질의 퇴비를 만드는 가장 좋은 시기다. 이 때가 효소균이 제일 번식하기 쉬운 시기이기 때문이며, 특히 볏짚에 있는 납두균을 가지고 유효균을 증식시킬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 퇴비 만드는 방법
볏짚, 마른풀 및 농산물 찌꺼기, 낙엽 등의 재료 200kg 기준에서 첨가 재료는 닭똥 10kg, 쌀겨 5kg, 깻묵 3kg, 어분 또는 골분 1kg, 석회 1.5kg, 살아 있는 흙 조금, 수분을 조절할 수 있는 양의 인분을 섞으면 된다.
* 쌓는 장소와 방법
직사광선이 적거나 없는 곳으로 비바람을 맞지 않는 곳이면 좋다. 먼저 땅을 고른 후 공기가 잘 통하도록 하기 위해서 통나무 또는 10㎝ 정도의 홈을 십자로 판 후 볏짚은 30㎝ 높이로 쌓고, 다시 그 위에 마른풀 등을 20㎝ 쌓고 발로 잘 밟은 후 (준비한 모든 재료)쌀겨, 닭똥, 깻묵, 어분 등 첨가제를 뿌린 후 반복하여 되쌓기를 한다. 이 때 수분 조절은 인분이나 오줌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사정상 그냥 물로 수분 조절을 할 수도 있다. 간간이 살아있는 흙을 조금씩 뿌리기도 한다. 이것을 반복하여 150㎝ 정도로 쌓아 올린 후 맨 나중에 살아 있는 흙을 2㎝ 정도 덮고 난 후 그 위에 짚으로 덮어 비가 들어가지 못하게 쌓는 것으로 끝낸다.
* 뒤집기
약 15일 정도 지나면 열이 나면서 퇴비더미가 내려앉기 시작하는데 이 때 뒤집기를 한다. 안쪽의 것은 바깥으로 바깥 것은 안쪽으로 쌓는데 수분이 모자라면 수분을 보충한다. 이렇게 해서 15일 후 두 번째 뒤집기를 한 후 10일 후 세 번째 뒤집기를 하는데 대체적으로 완숙되는 과정은 40∼50일이면 완숙되며 끝까지 비가 들어가지 못하게 해야 하고 햇볕에 5시간 이상 노출시켜서도 안 된다. 완숙된 퇴비를 햇볕에 오랫동안 노출시키게 되면 비료성분이 약 50% 감소되기 때문에 밭에 뿌릴 때도 가능하면 날씨가 흐릴 때 뿌리던지 어쩔 수 없을 때는 뿌린 후 곧바로 갈아엎는 것이 가장 좋다.
* 비료 만들기
대체적으로 양질의 퇴비만으로 모든 작물을 재배할 수 있지만 작물이나 재배 방법에 따라 퇴비만으로 부족할 경우가 있다. 이 때는 비료가 필요하게 된다.
① 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 만들기
깻묵:닭똥:흙 〓 1:2:3
② 인산 성분이 많은 비료 만들기
쌀겨:닭똥:흙 〓 1:1:2
흙은 습기가 많은 살아 있는 밭흙(습기가 적을 때는 약간의 물 첨가)을 이용하고, 이 때 액비 또는 야채효소를 10:1 비율로 첨가하면 더욱 좋다. ① 또는 ②의 상태에서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 섞어 둔 후 2주일마다 뒤섞어 놓는 작업을 세 차례하고 난 뒤 6주 후부터 사용할 수 있다. 완숙이 되면 암모니아 냄새가 거의 없어진다.
* 상토흙 만들기
고추 모종, 토마토 모종, 배추 모종 등 모종을 키우기 위해서는 상토흙 만들기는 필수적이다.
+ 방법 - 발효퇴비 50%, 무병토 30%, 질소 성분이 많은 비료 10%, 인산 성분이 많은 비료 10% 기타 훈탄재, 맥반석, 직경 2cm 정도의 굵은 체로 완숙퇴비 및 상토흙을 친다. 여기서 상토흙은 논흙이 가장 이상적이나 어쩔 수 없을 경우 밭흙을 사용할 때에는 표토를 제거하고 밑흙을 사용한다. 점질이 많은 흙일 경우 배수와 통기를 좋게 하기 위해 약간의 모래를 첨가한다.
* 액비 만들기
액비는 노상 필요한 것이 아니지만 모종 키울 때 또는 재배 과정상 영양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때 필요하다. 여기 두 가지 방법을 소개하겠다.
① 발효깻묵액비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다 추운 겨울만 빼고 언제든지 만들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물(10):깻묵(1)의 비율로 여름이면 한 달, 봄·가을에는 두 달, 용기에 두면 발효가 되는데 발효깻묵액비를 추비로 줄 때는 반드시 흙을 파서 주고 난 후 흙을 덮어 주는 것이 좋다.
② 인분액비 만들기
역시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다 인분 20말을 넣고 쌀겨 30kg, 건계분 20kg, 생풀 잘게 썰은 것 적당량(이 때 생선찌꺼기 및 음식찌꺼기가 있으면 같이 혼합하여 넣어도 좋다)을 넣고 통에 물이 찰 정도로 약간 넣고 뚜껑을 닫아 둔 후 한달 가량 뒤 발효가 끝나면 사용하는데 물을(5배 정도) 첨가하여 사용하든지 관수할 때 함께 줘도 된다.
③ 청초액비
뚜껑이 있는 플라스틱 용기에(2백ℓ 플라스틱 용기일 경우) 여러 종류의 잡초(생초, 청초)를 10㎝ 정도의 길이로 썰은 것을 넣고 유박, 계분, 어분 등 유기질비료 5∼7㎏을 첨가하고 쌀겨 1.5㎏을 넣는다. 이 때 뜸씨를 여름에는 5백g, 봄·가을에는 1㎏ 넣는다. 그런 다음 물을 흥건할 정도로 부은 후 뚜껑을 닫는다(뚜껑이 없으면 비닐 밀봉). 여름에는 3∼4일, 봄·가을에는 6∼10일 후 표면에 거품이 발생하면 완성된 것이다.
뜸씨는 누룩 2백g+쌀겨 5㎏+이스트 50g+수분 70% 되게 하여 30℃ 정도의 따뜻한 방에서 띄운다. 띄운 후 통풍 잘 되는 그늘에 말려 사용한다. 청초액비는 대체적으로 20∼100배의 물에 희석하여 사용한다.
* 초목회 또는 훈탄 만들기
초목회는 나무를 태운 숯가루고 훈탄은 왕겨를 태운 것으로, 둘다 가정에서 자가 노동으로 얼마든지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초목회는 나무를 모으기 쉬운 겨울에 만든다. 먼저 구덩이를 가로, 세로 약 50㎝(필요에 따라 자기가 알맞게) 정도 파고 마른풀 등 태우기 쉬운 것에 불을 붙여 나뭇잎, 잔가지, 굵은 나무 순서로 집어넣으면서 태운다. 비결은 연기가 많이 나면서 타기 시작할 때 재료를 또 다시 타기 쉬운 순서로 넣어 주면서 태우는데, 주의할 것은 불꽃이 많이 날 때 넣으면 고온이 되기 쉬워 골목의 양분이 타버려 재가 될 수도 있다. 가능하면 그을리는 것 같이 저온으로 태워 숯이 섞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여 구덩이 80% 이상이 되면 그 위에 물을 뿌려 끄는데(물 대신으로 깻묵액, 청초액비, 막걸리, 인분액비 등을 사용) 주의할 것은 수분이 너무 많으면 좋지 않다. 다음에 불이 꺼지면 흙으로 10㎝ 정도 뚜껑을 하듯이 덮어두고 빗물이 들어가지 않게 함석 같은 것으로 덮어 하룻밤 지나면 된다. 꺼낼 때는 흙은 꺼내어 상토흙으로 사용하고 나무숯을 꺼내 조그마한 체로 쳐서 사용하면 최고의 초목회가 된다. 초목회는 자연 농약이며 5일 간격으로 아침이슬이 있을 때 잎 표면에 뿌리면 알칼리성 막을 만들어 병원균이나 벌레가 침입 못하는 효과가 있고, 또 맛이나 당도가 높은 야채를 수확할 수 있다.
훈탄은 왕겨를 태운 재로서 햇빛 흡수, 또는 온도 조절 및 수분 조절 등 겨울의 토양에 에너지를 주는 힘이 아주 강하며 밑거름으로서는(특히 상토흙) 흙이 부드러워지고 미생물이 사는 집이 되어 토양 개량제로 사용되며 훈탄이든 숯이든 밭에 주면 균근균이 잘 번식하며 인산이나 기타 미량 원소가 결핍된 토양에서 인산을 공급해 주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유기·자연농업에 있어서는 정말 가치가 있다고 본다.
* 병해충 방제
병충해 방제에 있어서 여러 가지 방법이 있으나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네 가지만 소개한다.
+ 현미식초
자가용으로 채종한 종자는 반드시 식초 그대로의 농도로 20분간 담가 소독해야 한다. 그 다음 그늘에서 말려 종자로 사용하면 세균성 또는 해충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식초 20∼40㏄를 물 1ℓ에 전착제로 비누 5g을 녹여 희석하여 뿌리면 잎의 세포가 단단해지면서 병충해에 강해진다. 야채의 맛도 좋아지고 양분을 빨아올리는 힘이 좋아진다. 상추, 시금치, 쑥갓 등 야채에 50배 희석시킨 액을 5일 간격으로 세 번 정도 뿌리면 내병성이 높아지고 품질, 맛, 신선도가 좋아진다. 양배추, 배추는 양조식초 25배액을 수확 20일 쯤 전이나 온도가 10℃ 이하로 떨어지는 월동 전에 뿌린다. 무에 엽면 살포하면 여름 무에 잘 일어나는 연부병이 줄어든다.
식초는 벼농사뿐만 아니라 채소, 과채 등 다양하게 사용한다. 농사에는 언제든지 쓸 수 있는 기본제로서 병이 발생하기 쉬운 곳에는 5∼7일 간격으로 뿌리는데 지나치게 강하게 뿌리면 생장이 억제되는 경우가 있으니 주의하기 바란다.
+ 담배 니코틴
꽁초일 경우 10개비 준비하여 종이와 필터를 떼고 1ℓ의 물에 3시간 이상 담가 둔 후 체에 받치면 연붉은 색의 니코틴액이 된다. 이 니코틴액에 비누 5g을 녹여 섞는데 이 때 한 번 체에 받친 후 사용한다. 진딧물, 배추흰나비 유충, 작은 유충, 기타 벌레 등에 2∼3번 뿌리면 살충 효과가 있다. 다만 토마토에는 모자이크병의 원인이 되므로 사용하면 안 된다.
+ 마늘 기계유
마늘 80g을 물에 씻어 잘게 갈고 작은 숟가락 두개 분량의 기계유에 24시간 담가 둔다. 따로 비누 10g을 1ℓ의 물에 잘 녹여 비눗물을 만들어 둔다. 그리고 기계유에 녹아 나온 마늘 기계유액을 넣고 잘 섞어 가제나 헝겊으로 받쳐 유리, 항아리 등의 용기에 넣어 4∼5일 간격으로 100배 희석하여 다시 헝겊에 걸러 사용한다. 5일 간격으로 세 번 정도 사용하면 해충의 성충, 유충에 효과가 있으며 노균병, 탄저병 등에도 효과가 있다.
+ 우유
진딧물 퇴치에 가장 효과가 있는데 우유 원액 2되로 맑은 날 오전에 뿌리면 우유가 마르면서 진딧물이 질식한다. 또 우유를 9배로 희석하여 고추 원액을 첨가하면 과채의 모자이크(토마토)병에 효과가 있다. 5일 간격으로 뿌리면 된다(우유는 상한 것도 상관없지만 신선한 것일수록 좋다).
* 천적을 이용한 공생적 병·해충 치료법
+ 진딧물을 에워싸는 세계
진딧물은 작물의 양분을 빨아먹을 뿐만 아니라 바이러스병도 전염시키는 귀찮은 벌레이다. 진딧물을 관찰하면 성충의 뒤로 유충이 행렬을 짓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이것의 번식력과 그 속도는 놀라울 정도여서 생후 1주일 정도면 성충이 되고 또 겨울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번식한다. 또 봄부터 여름에 걸쳐 암놈만으로도 유충을 낳을 수가 있다. 진딧물의 강력한 천적은 칠성무당벌레이다. 이 무당벌레는 유충일 때부터 진딧물의 체액을 빨아먹고 자란다.
천적은 이밖에도 많이 있어 풀잠자리의 유충이나 넙적등애의 유충 등은 진딧물이 바늘 같은 주둥이를 식물에 꽂고 가만히 있는 것을 잡아먹기도 한다. 진딧물이 늘어나서 과밀 상태가 되면 자연히 날개가 나와 먹이를 찾아 이동하게 되는데 그 때 잠자리가 와서 잡아먹기도 한다. 또 기생벌이 진딧물의 몸에 산란하면 진딧물은 둥글게 부풀어서 다갈색의 사체로 바뀐다. 이와 같이 농약을 쓰지 않고 생태계의 균형이 잡힌 밭에서는 진딧물 뿐 아니라 모든 병해충이 천적과 식물의 공생관계로 서로 먹고 먹히는, 즉 먹이사슬로 인해 치료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농약 안 치고 농사가 가능한가 그 기술 좀 배워 달라면 "기술이랄 게 하나도 없죠. 다만 있다면 농약 안 치는 그것이 기술이요. 농약을 안 치기만 하면 자연적으로 해결되지요" 라고 대답을 한다. 그만큼 생태계의 균형은 공생으로 유지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간이 사용하는 농약으로 인해 그런 생태적 균형과 공생적 관계가 깨어져 버렸기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병충해가 판을 치게 되고 더욱 더 독한 농약을 써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 과채류
+ 고추
① 파종 시기
2월 중순∼하순
② 파종 면적
정식 주수 10a당 3천∼7천 주로 생각할 때 정식 주수에 50%를 가산하여 종자 준비를 하는데, 파종상 면적은 1∼2평이면 된다.
③ 최아
최아 온도는 28∼30℃에서 싹을 틔우는데, 먼저 30℃ 온도의 물에 12시간 침전한 후 씨앗을 건져 습기가 있는 헝겊에 싸서 싹을 틔운다. 또는 습기가 있는 모래를 2∼3배만큼 종자에 혼합하여 싹을 틔우는데 싹이 트려고 발아공이 부풀어 있을 때가 최아 적기이다.
④ 파종
파종 2∼3일 전 파종 상에 충분한 관수를 하여 파종 당일 지온이 내려가는 것을 방지한다. 파종 시간은 보통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에 하되 파종 후 모래로 종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복토한 후 훈탄재를 약간 뿌리고 짚으로 덮어 관수한 후, 낮 온도는 약 30℃, 밤 온도는 약 15℃ 정도로 밤낮 온도 교차가 있도록 관리한다. 대체적으로 파종 후 9일 정도면 발아되므로 짚, 비닐 등을 걷어 주고 모종상 내부가 너무 습하지 않도록 환기시킨다.
⑤ 가식
포트가식, 본토가식이 있는데 최소한 가식 1주일 전 모든 준비를 끝낸 뒤 가식한다. 2회 가식 육묘하는 것이 좋긴 하지만 보통 1회로 끝내도록 한다. 1회 가식일 때 파종 후 30일 지난 뒤 본엽이 2∼3매 될 때 가식 적기에 8×9㎝ 간격으로 한다.
⑥ 정식
정식은 따뜻하고 맑은 날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에 실시하되 묘 크기는 첫 번째 꽃이 필 무렵이 적기이다. 대체로 2월 25일 정도에 파종하면 5월 5일 이후가 적기인데 그 지역에 따라 늦서리 피해를 생각하여 5월 10일∼15일 전후로 좋은 날을 선택하여 정식한다.
⑦ 피복(멀칭)
대체로 정식 전 이랑은 비닐로 멀칭한다. 정식 후 이랑 사이에는 볏짚, 건초, 낙엽 등으로 피복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사료포대, 신문지 등을 이용할 수도 있다.
⑧ 측지 제거
측지 제거는 밀식했을 때 꼭 필요하다. 그러나 꼭 측지를 제거해야 된다는 원칙은 없지만 측지를 제거함으로써 통풍이 잘 된다던가, 주지의 착과가 일시적으로 이루어지면 고추 열매의 길이와 착색이 고르게 되는 이점이 있고, 또한 잎 뒷면에 붙어 있는 진딧물 방제가 쉬워지며 수확할 때 노력이 적게 드는 반면, 측지 제거하는 데는 한 번으로 안 되기 때문에(적어도 2∼3번) 노동력이 많이 들어간다.
⑨ 병충해 방제 및 예방 - 앞에서 참조.
⑩ 수확과 건조
고추는 수확 후 건조를 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며 대체로 두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옛날 재래종 고추는 소과종이며 껍질이 얇기 때문에 완전 태양으로 건조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개량종이라 대과종이며 껍질이 두껍기 때문에 완전 태양으로 고추를 말리자면 깨끗한 건고추가 나오지 않는다. 대체로 요즘은 구치폰이 나와서 태양고추 말리는 데 약간의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럼 건조 방법 두 가지를 생각해 보자.
첫째는 강제 순환식 열풍 건조 방식으로 고추를 입실한 후 흡입 배수구를 밀폐하고 60℃ 온도에 고추의 세포를 죽인 후 고추가 물렁해지면 흡입 구를 완전히 열어 10분 정도 상온에서 건조하는데, 고추 끝이 1/5정도 말랐다고 생각할 때 비닐하우스에 옮겨 태양 건조하면 상품성이 좋은 건고추를 생산할 수 있다. 열풍 건조기 사용의 이점은 밝은 색상과 위생적인 측면에서, 또는 불량과를 줄이고 건조 시간과 노력 절감을 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전적인 태양 건조가 아니다. 대량 생산일 때 또는 계속되는 장마철에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다만 고추 세포를 죽일 때 기계 온도가 60℃ 이상 올라가서는 안 된다. 대체적으로 40℃∼60℃ 사이가 가장 좋다.
둘째는 비닐 하우스 안에서의 자연 건조 방법으로, 먼저 고추를 수확한 후 하루 정도 마대에 그대로 두든지 비닐 하우스 안에 고추를 널은 후 차광 망을 벗기고 비닐 하우스를 밀폐하여 고추를 찐다. 고추 숨죽인다고 하는데 고추가 물렁물렁해지면 하우스 문을 열어 습기를 완전히 제거시키고 건조 상태로 들어간다. 하우스 온도가 낮을 때는 간간이 하우스를 잠깐 밀폐시키고 습기가 차면 다시 습기를 빼는 작업으로서 하우스를 통풍시키는 순서로 건조시킨다(처음 고추를 수확하여 곧바로 햇볕에 말리면 완전히 붉어지지 않은 고추는 햇볕에 데어 희게 되므로 주의하여 말린다).
+ 토마토
① 장소 선정 - 전작, 즉 앞그루에서 심한 병충해가 있었던 곳이거나 가지과의 채소를 심었던 밭은 피하도록 한다.
② 밭 준비 - 밭 300평당 완숙퇴비 4톤 정도, 그리고 석회(맥반석) 2백㎏, 초목의 재, 깻묵, 계분 등을 각각 1백㎏ 정도 뿌려 깊이 갈아 정식할 밭을 준비해 둔다.
③ 파종 - 10a당 60∼80㎖ 정도. 파종 시기는 정식일에서 역산하여 60일 전이며, 이 작형에서 정식할 수 있는 시기의 평균 기온은 13℃가 확보될 수 있어야 하고 일반적으로는 15℃ 정도이다. 파종은 온상 내 온도가 25℃ 정도로 하고, 복토한 후 짚으로 덮고 충분히 관수한 후 적절한 온도를 유지시키면서 관리한다.
④ 발아에서 가식까지 - 발아 초기에는 도장하기 쉬우므로 복토한 부위가 벌어지면 곧 제거하고 환기를 시작하여 온상 안의 기온과 습도를 내려 준다. 발아 초기에 강한 광선이 어린 묘에 닿으면 잎에 일소 현상이 일어나므로 발아 후 2∼3일간은 맑은 날일 경우 한낮에만 약간 햇빛을 가려 준다. 발아한 후부터 본잎 1.5매까지는 낮에는 25℃ 정도 밤에는 15℃ 정도로 관리한다. 이후에는 밤의 온도를 12℃로 낮추어 관리한다.
⑤ 가식 - 가식 시기는 본엽 2∼3매 때이며 가식이 늦어지면 묘의 절간장이 길어지기 쉬우므로 대체로 저온을 유지하게 되는데 가식당일 일시적인 저온 현상은 순멎이 또는 변형과가 발생하기 쉬우므로 최저 온도 10℃ 정도는 유지시켜 줘야 되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가식 시기에 가식해야 한다.
⑥ 정식 - 이랑넓이 180㎝에 두 줄 심는다. 주간 거리는 50㎝. 정식 주수는 10a당 2천∼2천5백주. 땅의 지력과 재배 방법에 따라 4∼6단 적심 재배한다. 정식 시기는 서리가 없는 날부터 시작하며(4월 하순) 제1화방의 꽃이 필 때 정식한다.
⑦ 피복 - 토마토는 가능한 한 비닐 피복을 하지 말고 짚, 건초, 낙엽 등으로 전체를 피복하는데, 비가림 재배일 때는 이랑 중간에 점적 호스를 깔고 그 위에 피복을 한 후 정식한다.
⑧ 지주 세우기
⑨ 측지 제거 - 토마토는 주지 즉 원가지의 1줄 가꾸기로 하는데, 6월에 접어들어 비가 많아지면 옆눈이 차례차례 나오므로 일찍 따낸다. 주지의 키는 자람에 따라 지주에 기대게 하여 짚 또는 끈으로 묶는다.
이상으로 대략 정리했다. 마음이 급해서 빠진 부분이 많지만 참고해 주시고 정리한 내용은 시설 재배가 아닌 일반 노지 재배에 관한 것임을 유의해 주시기 바란다. 고추, 토마토는 모종 때만 비닐 하우스 안에서 재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토마토의 경우 비가림 재배하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을 밝혀 둔다.
출처 : 산아 산아...
글쓴이 : 바로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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