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이 넘쳐나서 사람들이 비만을 걱정하고 한쪽에서는 음식 쓰레기도 마구 버리고 있잖아요.
그런데 아프리카나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니 정말 기막힌 일 아니에요?"
가끔 텔레비전 뉴스에서 팔다리가 비쩍 마른 모습으로 먹을 것을 구걸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극심한 기근으로 마실 물도 없어 물 한통을 얻기 위해 하루종일 뙤약볕을 걸어서 가는 행렬도 자주 볼 수 있다.
식량문제 해결을 도와주겠다고 내가 갔던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하루 한끼로 연명하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유엔 식량특별조사관 장 지글러 박사가 집필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도서출판 갈라파고스)
'일상 풍경이 된 굶주림', '8억 5천만의 굶주리는 사람들', '기아는 자연도태?', '부자들의 쓰레기는 가난한 사람들의 먹을거리'... 이런 무거운 주제들로 아들(카림)과의 대화 형식으로 세계의 기아문제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스위스 출신의 실증적인 사회학자로서 저자가 특별임무로 소말리아, 세네갈, 부르키나파소 등 아프리카에서 경험했던 이야기가 주가 된다.
이 책은 기아의 실태와 배후의 원인들을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로 인해 구호조치가 무색해지는 현실, 구호조직의 활동과 딜레마, 부자들의 쓰레기로 연명하는 사람들, 소는 배불리 먹고 사람은 굶는 현실, 사막화와 삼림파괴의 영향,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의 영향, 특히 불평등을 가중시키는 금융과두지배에 대해...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생사를 가르는 상황들이 얼마나 정치, 경제 질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는가를 실감할 수 있다[역자].
세계의 기아문제에 대한 불편한 진실이 많이 들어 있다. 기아는 원인에 따라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가 있는데, 경제적 기아는 태풍이나 가뭄 등 자연재해로 흉작이 들거나 혹은 전쟁으로 집이 불타고 식량이 바닥나는 현상인데 국제적인 구호의 손길이 필요하다. 구조적 기아는 생산력 저조, 인프라의 미비, 정치적인 불안정 등으로 장기간에 걸쳐 식량공급이 지체되는 현상인데, 영양실조나 질병으로 서서히 죽어가는 것이다. 그 나라를 지배하고 있는 사회구조로 인해 빚어지는 필연적인 결과다.
얼마전 콩고의 국경지대 난민촌에서 장동건과 김민종이 구호활동 하는 것을 TV로 봤다. 한 여인이 5개월만에 밥구경을 한다며 목이 메이는것을 봤는데, 아프리카 곳곳에서 일어나는 내전 지역의 난민캠프에 국제기구의 긴급구호만으로 문제가 해결될까? 모금되는 금액도 부족하지만 전문성을 갖춘 구호인력도 부족하다. 각종 위험요인이 도사리고 있는 곳에 파견될 의료진과 구호인력도 부족하고, 심지어 난민구호에 쓰일 식량이 지배자들의 손으로 넘어가 전쟁물자로 둔갑되기도 한다니 아이러니다.
세계의 인구를 먹여살릴 식량은 충분한가? 지역간 분배만 잘되면 그럭저럭 지낼 수는 있는데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각하다. 부유한 나라들의 소는 배를 채우고 사람들은 영양이 넘쳐나 걱정인데, 빈국들에서는 먹을거리가 절대 부족하다. 카길, 앙드레, 컨티넨털 그레인 등 메이저들이 지배하는 세계 곡물시장은 과점체제로 식량수입국들에게는 높은 장벽이고, 국제기구도 어찌하지 못하는 구조다. 곡물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따라 정해지는 것 이외에 투기꾼들의 조작에 의해서도 결정된다.
그밖에도 저자는 '기아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 학교', '설상가상의 전쟁', '무기로 변한 기아', '기아를 악용하는 국제기업', '테러의 도구가 된 기아', '아마존의 삼림파괴와 사막화' 등 세계 곳곳 기아문제의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자연재해, 정치부패, 종족간의 전쟁, 국제곡물시장의 가격조작, 아프리카와 남미 대륙 곳곳에 남아있는 식민지 정책의 상흔 등 다양한 시각에서 기아문제를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마지막에 기아에 대한 생명파괴에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지를 제시한다. 첫째, 인도적 지원의 효율화, 둘째, 원조보다는 개혁이 먼저, 셋째, 식량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제3세계 나라들의 자본, 도로, 적당한 종자, 비축식량, 농경 전문지식 등 인프라의 정비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지은이는 다른 사람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낄 줄 아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의 의식변화에 희망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물고기를 던져주는 원조방식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기술지원 방식이 좋을 것 같다.
[책 소개] 전 세계 기아의 실태와 배후 요인들을 대화형식으로 알기 쉽게 소개!
부족한 것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는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 음식점에서는 손만 조금 댄 반찬들이 쓰레기통으로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우리가 이렇게 음식을 낭비하며 살아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느 곳에서는 밥 한끼, 빵 한 조각을 먹지 못해 죽어가고 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는 유엔 인권위원회 식량특별조사관인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아들과 나눈 대화 형식으로 설명한다. 전쟁과 정치적 무질서로 인해 구호 조치가 무색해지는 비참한 현실, 소는 배불리 먹으면서 사람은 굶은 모순된 현실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또한 사막화와 삼림파괴, 도시화와 식민지 정책, 불평등을 야기하는 금융과두지배 등 기아를 발생시키는 정치·사회·경제적인 문제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구호조직의 활동과 딜레마 속에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기아들, 부자들의 쓰레기로 연명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들려주며 사람이 가져야 할 인정과 지구촌 식구로써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촉구한다.
☞ 이 책의 독서 포인트!
기아의 원인을 깊숙이 파고든 이 책을 통해 인간의 생사를 가르는 상황들이 얼마나 정치, 경제 질서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나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특히 단순히 이론이나 사례를 나열하며 기아의 객관적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에 물들지 않은 순수한 아이와의 대화 형식으로 꾸며져 있어 기아의 진실이 한층 더 와닿는다.
[저자소개] 장 지글러
1934년 스위스 툰 출생. 제네바 대학 교수로 같은 대학 부속 제3세계연구소 소장.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강의했고, 1999년까지 스위스 연방의회 의원(사회당)을 지냈다. 실증적인 사회학자로서 활동하는 한편, 인도적인 관점에서 빈곤과 사회구조의 관계에 대한 글을 의욕적으로 발표하는 저명한 기아문제연구자의 한 사람이다. 또한 우리 시대의 불쾌한 진실을 주저 없이 도마 위에 올리는 작가로도 유명하며, 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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