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우리 쌀 이야기

우리삼촌 땀의 결실 쌀의 탄생

곳간지기1 2010. 6. 28. 09:22

 

지난번에 이어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 글짓기 대회' 최우수상 글을 소개한다.

전국의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65명이 응모하여 15명의 어린이가 수상하였다.

상품은 세계최고의 품질을 지향하는 고품질 브랜드쌀 '탑라이스'가 수여되었다.

입선작들은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 글모음" 책자로 7월중에 발간될 예정이다.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들의 생각이 아주 잘 표현되어 있으니 기대 바란다. 

 

최우수상시골 할머니집에서 묵묵히 농사를 짓고 계시는 삼촌을 모델로 한

"우리삼촌 땀의 결실 쌀의 탄생(구미시 황상초등학교 성유리)"이 차지하였다.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시는 장애인이지만 동네사람들 농사까지 도와주시는

삼촌의 모습을 통해 쌀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잔잔한 감동이 밀려오는 글이다.

 소중한 식량인 쌀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아끼는 마음이 들었으면 좋겠다.

 

경부선 철로변 논에 유색벼를 이용한 식물모자이크, '쌀사랑 나라사랑'

* 어린이 글짓기 공모기사는 여기  http://blog.daum.net/psp727/7713966

  

"우리 삼촌 땀의 결실 쌀의 탄생"

-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 글짓기 최우수상 -

경북 구미시 황상초등학교 5학년 성유리

 

쌀과 밥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 먼저 나는 우리 삼촌에 대하여 이야기하는게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우리 할머니 댁은 전라남도 영암이다. 그곳에 가면 할머니와 삼촌이 계신다.

삼촌은 우리아빠 바로 위의 형이다. 나이는 40대 후반이다. 그렇지만 아직 결혼을 안하셨다.

삼촌은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신다. 어릴 때 갑자기 아팠다가 그렇게 됐다고 한다.

 

삼촌은 우리가 가면 예쁘다고 수염 난 얼굴로 나의 얼굴을 비비면 너무 따갑다.

싫다 하면 손짓으로 말씀하신다. 엄마는 삼촌의 사랑표현이니 너무 싫어하지 말라고 하신다. 

 우리 할머니 댁은 농사를 짓는다. 쌀을 비롯해 우리가 먹을 수 있는 양념들을 짓는다.

 

우리삼촌은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지만 정말 대단하다.

오토바이 뿐만 아니라 모든 농기계는 모두 타고 다룰 줄 안다.

동네에서도 우리삼촌에게 농기계 등을 고쳐달라 부탁하기도 한다.

삼촌은 우리 농사 뿐만 아니라 시간이 나면 동네 농사도 거의 다 해준다고 한다.

엄마말씀이 요즘은 젊은 사람이 없어서 젊은 손이 필요할 땐 삼촌을 많이 부른다고 했다.

 

우리 집은 할머니 집에서 일년 내내 쌀을 가져다 먹는다.

난 그냥 할머니 댁에 가면 늘 쌀이 마냥 생기는 줄 알았다.

삼촌이 힘들게 농사를 지어 우리에게 맛있는 쌀을 주시는 걸 항상 고마워 해야겠다.

 

언젠가 명절에 할머니 댁에 가서 밥을 깨끗이 안 먹고

밥그릇에 온통 묻히고 남겼더니 삼촌이 꾸중을 하셨다.

나는 삼촌의 꾸중에 화가 나 울어 버리니깐 아빠가 삼촌은 농사를 지으니깐

쌀의 소중함을 일깨워 줄려고 한다고 했다. 그래도 난 밥 남겼다고 혼내신 삼촌이 미웠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추수할 때 할머니 집에 가서 추수하는 삼촌을 도왔다.

 기계가 지나가니 벼가 자루 속으로 들어가는게 너무 쉬워 보이고 재미있어 보였다.

난 "쌀 만드는 거 쉽네" 했더니, 아빠는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쌀 한 톨을 거두기 위해

일년 동안 큰 논에 하루에도 수없이 삼촌의 발자국을 남긴다고 했다.

나는 무슨 말인가 궁금해 하니, 아빠는 처음에 작은 모를 심어 그것을 아끼고 사랑하고 관심을 주어

벼가 되어 쌀을 얻기까지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땀으로 결실을 이루는 것이라 했다.

 

그리고 쌀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모를 심을 때도 요즘은 기계로 하지만 예전에는 손으로 일일이 했다고 한다.

지금도 기계가 들어가지 않는 곳은 손으로 한다고 했다.

추수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하신다.

아빠의 말을 듣고 그냥 마트에 가면 흔히 보이는 쌀이 대단해 보였다. 삼촌도 대단해 보였다.

일반사람도 농사짓기 힘든데, 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면서 농사를 짓기란 얼마나 힘들까?

 

 항상 우리가 가면 삼촌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토바이를 타고 논과 밭을 나가시는 것을 보았다.

삼촌의 정성으로 키운 쌀이 나의 입속에 들어가기까지 얼마나 삼촌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졌을까?

생각하니, 오늘 따라 밥에 너무 기름이 좔좔 흐르는듯 했다.

학교급식을 먹다보면 아이들은 욕심을 내어 밥을 많이 떠와서 먹다 다 못 먹으면

선생님한테 혼날까봐 몰래 국에도 말아서 버린다. 그래서 잔반이 많이 나온다.

 

학교에서도 잔반을 줄일려면 말로 하지 말고 농촌과 계약을 해서 쌀이 우리 식탁에

오기까지의 농부들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도록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면 좋을텐데...

무엇이든 말보단 직접 보는게 도움이 될텐데...

 

난 항상 밥을 먹을 때 괜히 삼촌의 검게 그을린 얼굴이 떠오른다.

언제나 작업복을 입고 하루에도 몇번씩 논과 밭을 오가며 농사를 짓는 삼촌의 햇볕에 검게 그을린 얼굴을

삼촌같이 묵묵히 일하시는 농부들을 생각하며 쌀 한톨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며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매일 먹는 밥이라 별생각 없이 먹었는데 삼촌의 농사에 대한 열정을 보고 난 뒤부터는

밥을 먹을 때 밥그릇이 깨끗하게 먹는 습관이 되었다.

삼촌을 비롯한 농부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쌀 한 톨의 소중함을 느끼며 밥을 맛있고 달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