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 농촌진흥청 식량과학원 주관으로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 글짓기 대회가 있었다.
전국에서 초등학교 4-6학년 학생 165명이 응모하여 원고지 10장 내외에다 쌀과 밥에
대한 가정과 학교에서의 경험담과 에피소드, 쌀에 대한 의견 등을 재미있게 써주었다.
심사위원으로 꼼꼼이 읽다 보니 특히 시골에 있는 외가집과 관련된 이야기가 많았다.
소중한 쌀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니, 앞으로도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대상은 우렁이 농법으로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는 가족 이야기를 담담한 필치로 소개한
"우렁이와 함께 키우는 벼(가평 미원초교 이예린 양)"가 차지했고, 최우수상은 "우리삼촌
땀의 결실 쌀의 탄생(구미황상초교 성유리)", 우수상은 "꼭꼭 씹자!!(대구복현초교 최시헌)",
"쌀부자가 된 흥부(계룡 금암초교 곽경)", "밥풀이와의 여행(수원 화홍초교 박채린)" 등이고,
"맛있는 소리 냠냠(인천 불로초교 석현정)" 등 10명의 어린이가 장려상을 수상하였다.
* 입선작들은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 글모음" 책자로 발간될 예정인데,
우선 대상작부터 시작해 수상작 몇 편의 내용을 소개하고자 한다.
* 어린이 글짓기 공모기사 http://blog.daum.net/psp727/7713966
"우렁이와 함께 키우는 벼"
- 쌀과 밥에 대한 어린이 글짓기 대상 -
경기도 가평군 미원초등학교 5학년 이예린
저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깨끗한 고장 가평군에 살고 있습니다.
가평군은 산이 많아 공기가 깨끗하지만, 공장이 별로 없고 대부분의 농민들이 친환경 농업을 많이 하기 때문에 깨끗한 고장이 유지 되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가평군의 학생들은 친환경 쌀을 급식으로 먹게 되었습니다. 깨끗한 우리 고장에서 나오는 깨끗한 쌀을 먹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어른들에 의해서 우리 학생들은 보다 맛있는 밥을 먹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친환경 급식을 하기까지 가평군 쌀 연구회장을 맡고 계시는 우리 할아버지의 노력이 많았습니다.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는 농사를 지으십니다. 일반 벼와 검은 벼, 미나리를 기르시는데 모두 친환경인증을 받아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지으십니다.
친환경농업은 참 어렵습니다. 비료와 농약을 사용하는 농사 방법보다 사람들이 손수 해야 하는 일이 훨씬 많기 때문입니다.
비료도 친환경 비료를 만들어 써야 합니다. 우리는 액비라는 친환경 비료를 만들어 씁니다. 이 액비는 우리가 남긴 음식물 쓰레기와 볏짚, 목초액 등과 미생물을 혼합하고 닭똥, 소똥 등의 배설물도 섞어서 오랜 시간동안 발효를 해야 합니다. 이것도 사람들이 손수 만들어야 합니다. 또 사람 손으로 논과 밭에 뿌려야 합니다.
액비를 논에 뿌린 뒤에는 무농약 벼를 소독하고 모판을 만들어야 합니다. 모판이 액비와 물을 먹고 자라면 논에 모내기를 합니다.
이 때, 모내기를 마치고 논에 우렁이를 넣습니다. 논에 있는 우렁이는 신기하게도 벼는 먹지 않고, 다른 풀들을 먹습니다. 그래서 나쁜 제초제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우렁이가 살기 때문에 우리 논에는 백로도 오고, 오소리도 옵니다. 우렁이를 잡아먹으려고 오는 것입니다. 이런 동물들이 우리 논에서 뛰어 노는 것은 좋지만, 우렁이가 잡아먹히면 논에 나오는 풀들을 또 사람들이 뽑아야 합니다. 우렁이가 살지 않는 부분도 풀이 자라기 때문에 이 풀들도 사람들이 뽑아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여름에 바쁩니다.
하지만 액비와 물만 먹고도 벼와 미나리는 여름동안 잘 자랍니다. 저는 이것이 신기합니다. 하지만 그 뒤에 땀 흘리시며 풀을 뽑는 할아버지, 아빠, 우리 가족의 노력이 숨어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우리 가족들은 여름엔 힘이 많이 들지만, 덕분에 고추와 토마토, 옥수수 등을 마음 놓고 먹을 수 있습니다.
가을에 벼 베기가 끝나면, 친환경 쌀은 농협에서 수매합니다. 이제 우리 논에서 우렁이와 함께 자란 벼는 가평 친환경 쌀이 되어서 전국으로 팔릴 것입니다. 올해부터는 우리 친구들의 급식으로 나갈지도 모르겠습니다. 쌀만 친환경 쌀로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남은 볏짚들은 소 키우시는 분께서 가져가십니다. 농약을 주지 않은 볏짚이라서 소에게도 좋은 먹이가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의 쌀과 미나리는 버리는 것이 없어서 말 그대로 친환경 상품입니다. 하지만 이제 추수가 끝난 논에는 그 많던 메뚜기는 어디로 갈지, 우렁이들은 겨우내 무엇을 먹을지 걱정입니다.
제가 사는 가평은 청정지역이라서 친환경농업을 많이 합니다. 우리 동네에서 나는 쌀, 잣, 포도 등은 그냥 따서 바로 먹어도 되는 깨끗한 농작물입니다. 이렇게 친환경 농업을 하는 농민들은 고생이 많습니다. 하지만 손이 많이 갈수록 더 건강한 쌀을 먹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친환경 쌀을 많이 먹고 더 건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또 친환경 쌀을 농사짓는 농민들의 수고가 아주 많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우리 할아버지와 아버지께서 일이 많아서 피곤하신 것이 마음 아프지만, 우리 생활에 가장 중요한 먹을거리를 책임지시는 분이라서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할아버지 같은 친환경 농사꾼들 덕에 우리들은 맛있고 건강한 학교급식을 먹게 되어서 감사합니다.
[왕우렁이와 우렁이알]
[팁] 우렁이 농법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친환경 벼농사 재배법은 오리농법, 우렁이농법, 쌀겨농법 등이 있다. 잡초를 어떻게 하느냐에 기술의 초점이 집중되어 있다. 그 중 '우렁이농법'은 논에서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고 열대지역이 원산인 왕우렁이를 이용해 논 잡초를 생물학적으로 방제하는 방법이다. 자연생태계를 보호하는 환경농업 기술로 논 토양을 보호하고 지력을 회복시키며, 제초제 등으로 인한 위험에서 탈피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우렁이의 먹이습성을 이용해 제초제를 대용하는 우렁이농법은 벼농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제초제를 생물적 자원으로 대처함으로써 토양 및 수질오염 방지와 생태계 보호 등 친환경농업에 기여할 수 있다. 농산물의 농약오염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고품질 쌀 생산과 농가소득 증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왕우렁이는 피, 물달개비, 사마귀, 풀알방동사니 등 논에서 나타나는 전 잡초종을 먹는 먹이습성으로 인해 적정한 입식량을 적정시기에 논에 방사하면, 이앙 초기부터 확실한 제초효과를 볼 수 있다.
왕우렁이는 잡초가 지속적으로 발아해 올라온다 하더라도 계속적으로 먹어 치우기 때문에 왕우렁이가 생존하는 한 제초효과는 지속적이라고 볼 수 있다. 우렁이농법은 제초제를 쓰지 않기 때문에 유용 토양미생물들을 보호하여 논의 표층에서 토양유기물 분해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생산력이 낮은 논의 개량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생산량 증가를 위해 무분별한 농약 및 화학비료의 사용으로 인한 염류집적, 산성화, 오염된 논토양을 물리화학적으로 개선해 지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농업과 식량 > 우리 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쌀 부자가 된 흥부' 우수상 (0) | 2010.07.07 |
---|---|
우리삼촌 땀의 결실 쌀의 탄생 (0) | 2010.06.28 |
'쿵덕쿵 쌀 이야기' 청와대 홈페이지에 (0) | 2010.06.11 |
쌀 한톨의 진짜 무게는? [법인] (0) | 2010.06.07 |
벼 직파재배로 비용절감을 (0) | 2010.05.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