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수없이 열어 보아도, 먹을 것이 별로 없는 눈치입니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여기 저기 뒤져 찾아낸 것이, 쉰 김치 '몇포기'였습니다.
이날 저녁..
김치찌개는, 하늘이 내려준 만나였습니다.
하나님은 참으로, 공평하십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식성과 입맛을 7배나 더 좋게 하셔서..
김치찌개 하나로도, 진수성찬 부럽지 않게 하십니다.
국수와 단무지로도, 행복지수를 급상승시키시기 때문입니다.
높은 산이나 거친 들이나, 내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 아닙니까?
고기반찬이나 수제비나 무엇으로도, 주님과 함께하는 식탁이면
수라상이 부럽지 않습니다.
'무엇을 먹느냐 보다'는, '누구와 먹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니까요.
엊그제는, 수중에 단돈 천원짜리 한장도 없었습니다.
화들짝 놀라, 마음을 진정시킨 후에..
지난해 입었던 양복 주머니를, 샅샅이 뒤졌습니다.
복권 당첨 확인하듯, 간절함과 사모함으로 뒤지다 보면..
지난해 쓰고 남은 잔돈이나 푼돈이라도..
가끔은 발견되는, 횡재(?)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은, 그 행복도 허락되지 않습니다.
먹고 쓸 것 없어 걱정이지만..
그 보다도, 주 앞에 드릴 헌금조차 없음이, 더 속상합니다.
그래도 하나님은, 참으로 차별치 않으십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작은 것에도, 자족할줄 아는 마음을.. 듬뿍 주셨기 때문입니다.
냉장고를 뒤지다가, 참치 캔이라도 발견되면..
얼마나 온 식구가, 감격스러운지 아시나요?
여기 저기 뒤지거나 장판 밑을 들추어, 천원짜리 한 장이 발견되면..
그것은, 노다지와 같습니다.
장판 밑을 들어.. 동전 한잎 발견하는, 스릴과 감격을 아시나요?
동전 한잎 예상하였는데, 천원짜리 지폐라도 발견되면..
홍해 갈라지듯, 합심으로 행복해하는 소박한 가족들의..
넉넉하고도, 풍요한 마음을 아시나요?
단돈 천원으로도, 살 것도 쓸 것도 많다는 것은..
낮아지면 알게 되는, 또 하나의 평범한 '생존법칙'입니다.
'가난한 날의 행복'입니다.
이걸 보면 행복은, 조건이나 환경에 있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유무와 소속의 따라, 결정되어지는 것 같습니다.
믿음이 귀합니다.
은혜가 좋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감사하게 하며..
어떤 일을 만나도, 기쁘게 하니까요.
세상사람들은, 알 수 없는 비밀입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 가족은 김치찌개 먹으며, 부흥회를 열었습니다.
그날의 김치찌개를 우리는 '은혜의 도가니탕'이라 부릅니다.
이 은혜의 매력을 안다면..
가난하다고, 가족이 해체되는 불행을 줄일 수 있다는 생각에..
울적해 집니다.
'돈이 없다'고 목숨을 끊는 사람들의 불행이, 우리의 책임인양..
가슴 한 켠이 저려 옵니다.
작은 것에 자족하며..
작은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은, 고난이 가져다 준, 최고의 선물입니다.
냉장고에, 먹을 것이 떨어진 후에야.
노숙자들과, 소년소녀 가장들과..
이 땅에 하루가 천년같을, 개척교회 목회자들의 자녀들을 생각합니다.
호주머니에, 한푼의 돈도 남지 않은 후에야..
카드 빚 독촉에, 영글지 않은 아이를 품에 품고..
고층에서 투신하는, 어머니의 애절한 마음을 몸으로 공감합니다.
누구든지, 눈물의 빵을 먹어보지 않고는..
천원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고는, 인생을 알 수도 없지만..
어려운 사람들을, 섬길 수도 없지요.
그래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을 보며..
주님이 '어린아이 같지 아니하면, 천국에 들어갈 자가 없다'고 하심을..
새삼스레, 새겨 봅니다.
아이들은 현재, 아무 걱정 없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부럽습니다.
부모덕입니다.
걱정은, 부모가 할일입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있어, 행복합니다.
부모 한분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왜 가난한지, 왜 좋은 집에 못 사는지'...궁금해 하지도..
불평하지도... 다른 친구들과 비교하지도 않습니다.
아직은, 그렇습니다.
이것 또한, 개척교회 목회자에게 베푸신 커다란 은총입니다.
날마다 어렵다고 시위(?)라도 하면, 큰 일이잖습니까?
때마다, 공권력을 투입할 수도 없고...
우리는 아이들을 보며,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너희들도, 저렇게 살아라. 저렇게 맡겨라. 저렇게 믿어라"
그런데 어른들은,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현재의 고난에 대하여, 하나님의 하시는 일에 대하여..
앞으로의 장래에 대하여, 말이죠.
그러나 아이들은 쪽방에 살아도, 먹을 것이 없어도, 겨울이 와도..
별걱정이, 없습니다.
어른들은 가을이 오면, 겨울 걱정이 앞섭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겨울을 기다립니다.
'눈사람'때문이겠지요.
그것이 오염된 어른들과, 아직도 순백한 아이들의 차이겠지요.
아이들이 그렇게도, 담대하고 평안할수 있는 이유는..
부모님을, 100%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먹여 주었고, 언제나 필요를 채워준..
부모님을, 본능적으로 믿는 것입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깊이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걱정하느라고 위장에 구멍이 생기거나..
불면증에, 시달리지 않습니다.
무엇이나 잘 먹고, 무엇으로도 행복해 하고..
부모님 한분만으로, 충분한 아이들을 보면서..
하늘 아버지 앞에, 부끄럽습니다.
"나는 왜 아이들 같이 못 맡기고, 못 믿을까?"
그리고 "하나님 한분만으로 충분해하지 못할까?"
늘 배고파 보채는, 아이들처럼..
은혜로도, 믿음으로도, 기도로도, 말씀으로도, 만족하지 못한 채로..
늘 보챌까?"
아이들은, 부모의 덕으로 평안한데..
나는 하나님 덕으로도, 평안치 못함이.. 속상할 뿐입니다.
그래도, 오늘 저녁은 임금님이 부럽지 않은 식사를 했습니다.
아주 먼 옛날, '다니엘의 식사가 이랬을 거라'고 상상했습니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들을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서민들이 즐겨 먹는 음식 속에는..
우리 몸에 필요한,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풍성히, 담아 두셨기 때문입니다.
콩나물, 김치, 된장찌개, 두부, 동태...
그것만으로도, 삶의 필요하고 충분한 영양소를 담아 두심은..
공평하신 하나님의, 배려 때문입니다.
만일에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를, 상어 알이나 연어나..
소고기 안심 속에만, 담아 두셨다면..
가난한 서민들은, 모두가 다.. 영양실조에 걸렸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즐겨 먹던 음식들을 먹어야만, 건강할 수 있도록 하심으로..
서민을, 위로하십니다.
보리밥, 칼국수, 야채, 메뚜기, 수제비...
이래도 저래도 은혜 안에 살면, 감사하지 않을 일이 없구요.
맛없는 음식이 별로 없고, 맛있는 음식이 따로 없더라구요.
그것을 나는, '골고루 은총'이라 부릅니다.
이렇게 감사함으로 견디다 보면, 좋은날 올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것으로도 겸손하게, 주님으로 충분한 삶을 살다 보면..
큰 것으로도, 교만하지 않을 날 올 것입니다.
이렇게, 천원 한 장에도, 영혼이 잘되면..
천만원으로도, 타락하지 않을 날도, 주실 것입니다.
이렇게 김치찌개, 하나만으로도 감사히 생각다 보면..
고기 없어도 불행하지 않을, 여생을 살게 하십니다.
그러고 보면, 진짜 행복은..
'어떻게 사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입니다.
참 만족은..
부족함을 통해 주어지는, 충분한 은혜로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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