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주인장 이야기

평생 교사로 올곧게 사셨던 아버님을 기리며

곳간지기1 2017. 12. 20. 17:21


저희 아버님은 평생을 교사로  많은 제자를 배출했는데, 추운 겨울날

3남2녀의 자식과 11명의 손자들을 두고 향년 91세로 생을 마감했네요.

두달여 요양병원에 계시다 아쉬움을 남긴채 본향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성균관 유생으로 향교 전교를 지내셨기에 장로 아들의 권유에도 꾸준히

한길을 가시다 마지막 순간에 병상세례를 받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유교와 기독교 마음의 갈등은 있었겠지만 자식의 소원을 들어주셨네요.


따뜻한 남쪽나라지만 모처럼만의 한파로 추운 겨울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아버님의 시신을 남해바다가 바라보이는 선영의

예견이나 하셨듯이 미리 준비된 가족묘역에 편안히 안장해 드렸습니다.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꼼꼼하게 잘정리된 가족사와 영농 및 낚시일지,

"먼저 건강, 화목하고, 성실하게" 가훈과 중요기록장이 잘 남아 있네요.

유지를 받들어 먼저 건강을 챙기며 화목하고 성실하게 잘 살아야지요.



차가운 날씨지만 아버님이 미리 예견이나 하셨듯 미리 준비해둔 묘지에 안장해 드렸네요.


전통적인 유교방식과 기독교식의 퓨전으로 장례식을 치렀네요.


입관예식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시는 아버님께 미리 준비해둔 수의를 입혀 드립니다.


3남2녀 다복한 가정이다 보니 많은 분들이 조화를 보내주셨네요. 


마침 그날 서울에서 배재고등학교(91회) 동기회가 열렸던 날인데 조기를 보내왔네요,


섬기고 있는 전주 전성교회에서 많은 분들이 오셔서 위로예배를 드립니다.


예전에 섬겼던 수원 서둔교회에서도 먼길을 마다 않고 찾아와 주셨습니다.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긴 늦은 시간 전통방식에 따라 동생의 친구들이 윷판을 벌였네요. 


퇴직하고 나니 기관장이 보낸 것은 없어졌지만, 인권변호사인 친구(전 성)와 중학교 친구들(삼일회)이 보낸 조화도 있네요.


하늘나라에서 다시 만날 소망을 가지고 영결의식을 진행합니다. 


유족들의 슬픔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장지로 떠납니다. 


세상 떠나면 한줌의 흙으로 돌아가는데 너무 아등바등 살 필요는 없겠지요? 


추운 겨울에 가실 것을 예견이나 하셨던지 미리 준비해 둔 묘소가 있습니다.


추운 날 자식들이 힘들게 고생하지 않도록, 봉분을 미리 준비하셨네요. 


남해안의 겨울은 따뜻한 편인데 이날은 마음이 추워서인지 상복 위에 외투를 걸쳤어요.


어릴 적 꿈을 키웠던 정들었던 우리 고향마을입니다.


마지막 순간이지만 병상세례를 받으시는 모습이 남아있네요.


90대 노신사의 생전 나들이 모습도 한장 남아있네요.


유품을 정리하다 보니 의미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유림의 감사패네요.


중요기록부를 펼치니 아버님의 이력과 가족사가 고스란히 남아 있네요.


날자, 물때, 날씨, 장소, 어획고, 판매금액 등 낚시일지도 어찌나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는지 박물관에 보내야겠어요.


중요기록부에는 재산목록은 물론 금전거래 일지까지... 자식들의 교육비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 하셨네요.   


중요일지에 평소에 강조하셨던 "건강, 화목, 성실" 가훈도 자필로 잘 정리되어 있네요. 


제가 자랐던 고향집 앞마당에서 보는 선창과 바다 풍경입니다.

제가 아주 어릴 때 이 집으로 이사해 어언 60여년이 되었네요.


존경하는 아버님을 가슴에 묻고 그 교훈을 늘 되새겨야겠네요.

*이것은 가족끼리 기념코자 하는 것이니 스크랩은 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