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변화에 대응하는 농업경영자의 자세"
박평식 박사/ 한국농업개발원 연구위원
블로그 “농업은 생명창고” http://psp727.tistory.com
□ 패러다임 변화와 농업경영
불의의 감염병과 싸우다 어느새 연말이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줄어들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등 기상환경도 심상치 않다. 국내외 농업 현실을 보면 코로나로 인한 시장위축과 물류 마비, 기후위기와 경기침체 등 많은 도전을 요구받고 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제4차 산업혁명이 진전되어 경제·사회 전반에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농업도 환경변화에 예외가 될 수 없으므로 잘 대비해야겠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사회 패러다임이 크게 변하고 있다. 지난 18세기 제1차 산업혁명(기계화)을 시작으로 제2차(대량생산), 제3차(정보화)를 거쳐, 제4차 산업혁명으로 지식기반 경쟁사회에서 꿈의 혁명 시대를 맞고 있다. 인간의 욕구 수준도 생리적·안전의 욕구에서 존경과 자아실현의 욕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농업도 시장개방과 기후변화를 넘어 자아실현의 산업으로 거듭나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농업은 자연조건의 지배를 많이 받는데, 시장과 작목 등 경제적 조건, 소비패턴과 관련 법률·제도 등 사회적 조건, 그리고 경영주의 정보력과 경영자원 등 개인적 조건이 의사결정에 큰 비중을 차지한다. 농업경영자는 작목 선택, 생산과 투입 수준, 생산요소의 적정결합, 생산수단의 조달, 생산과정의 관리, 생산 및 판매 시기 결정, 환경변화에 따른 대응 등 경영 의사결정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 변화의 시대 경영개선을 위한 과제
농산물 소비시장 변화로 농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 경기침체로 소비가 위축되고 투자가 감소하는 등 경제 여건도 눅눅하지 않다. 농촌노임 등 영농비 부담이 증가되어 소득정체가 일어나고 있다. 농업생산 위험요소가 증가하는 한편 안전농산물에 대한 수요증가로 친환경농업의 필요성도 커진다. 제4차 산업혁명 기반의 농산업과 식의약 바이오 소재 등이 성장 동력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유류·비료 등 원자재 가격 인상과 농촌임금의 지속적 상승은 생산비 증가를 초래해 농가소득 향상을 저해하는 요인이 된다. 소득증대는 소비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 판매하거나 안정적인 판로 확보, 차별화된 마케팅을 통해 달성할 수 있으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먼저 풀어야 할 부분은 생산비 절감이다. 하지만 외형적 모습은 화려하나 원가가 높아 효율적이지 못한 농가가 상당수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생산비는 기술적 요인과 경영적 요인 등 2가지 측면에서 절감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 기술적 요인은 단위면적당 투입요소를 절감하는 방식과 노동절감형 재배기술, 우량품종 도입 등 생산성 향상을 통한 방법이다. 기술 개발도 이러한 관점에서 추진되고, 농가에서는 자기 경영체 특성에 맞는 적정기술을 잘 선택해야 한다. 경영 측면에서는 생산관리의 생력화, 농기계 이용체계 개선, 조직화를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한다.
농산물 생산 공급이 부족하던 시대에는 생산만 잘하면 정부와 농협이 팔아주던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공급과잉으로 인한 수급 불안정으로 농업의 수익성 저하가 자주 발생한다. 따라서 생산기술뿐만 아니라 경영기술이 더 중요 해지고 있다. 경영기술은 소득을 높이는 전략으로 매출은 늘리고 비용은 줄이고, 언제 어디에 어떤 방법으로 팔 것인지 하는 마케팅 기술, 고객관리와 자금관리도 중요하다. 따라서 경영자는 생산기술과 경영기술을 겸비해야 하는 것이다.
농업경영의 실패요인을 분석해 보면, 과욕을 부리거나 남의 탓, 초심을 잃으면, 사소한 문제를 경시하면, 마케팅을 모르면, 끊임없이 교육받지 않으면, 기록관리 부실, 변화에 대한 부적응 등이 지적되고 있다. 반면 성공요인은 철저한 계획과 품질관리, 정보력, 교육 기회, 소비 트렌드 파악, 마케팅 전략, 고객관리, 원가경쟁력과 단골고객 확보, 철저한 기록관리 등 실패요인을 반대로 하면 성공요인이 되는 것이다.
시장 여건 변화에 적응하여 생산에서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의 결정과 실천, 그리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경영주의 몫이다. 지난날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도 끊임없는 개발과 경영혁신을 해온 자만이 살아남는다. 경영주는 과학적인 경영혁신 기법을 도입하여 자기의 경영 수준이 어느 정도이고, 무엇이 문제이며, 무엇을 보완해야 발전할 수 있는지 진단하여 경영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 농업경영 활성화를 위한 대응자세
농업경영의 목표는 지속적인 소득 창출이다. 그러나 시장은 냉정하여 어물쩍하다가는 도태되기 마련이고 최고만이 살아남는다. 경영체와 농산업의 지속적인 유지발전을 위해서는 농업경영자는 물론 관련 연구와 보급 담당자도 환경변화에 대응한 농가의 경영혁신 전략을 다각도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농업연구 측면에서는 전통적 방식의 품종과 재배기술 개량을 위한 연구개발(R&D)과 더불어 기후변화에 대비한 대응기술, 지능형 스마트팜과 디지털 농업, 자율주행 농기계 등 첨단 융복합 기술을 접목한 미래 성장동력 확보, 에너지 및 생물다양성 확보, 국제경쟁력을 갖춘 농작물 품종육성과 수출경쟁력 확보, 경영·마케팅 전략 등에 중점을 둔다.
농업경영자는 기술정보는 물론 소비 트렌드 등 시장정보를 수집하여 실정에 맞게 적용하고, 생산원가를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자 선택을 받기 위한 시장 지향적 상품생산에 집중한다. 정보화 사회에서는 이해집단뿐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 고객과 정보를 소통함으로써 경영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경영자는 홍보와 소통은 물론 연구와 기술보급 관련자, 유통인과 소비자까지 네트워크를 확보해야 한다.
* 미래로 가는 전남농업, 2021년 12월호, 코칭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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