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의 네팔에서 희망을 보다”
- 전북시니어선교회 네팔 비전트립 후기 -
박평식 장로(전주 전성교회)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히말라야의 나라 네팔에 다녀왔다. 개발도상국은 출장으로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 중의 하나인 네팔은 처음이다. 지난 연말 농촌진흥청을 퇴직하고 시작한 시니어선교학교 비전트립이었다. 출장보고서 써야하는 부담이 없으니 사전준비가 부족했는데, 다행히 네팔에서 오랫동안 다양한 사역을 해 온 허인석 선교사님의 상세한 안내로 선교현장을 샅샅이 돌아볼 수 있었다. 열흘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고 비전확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개발도상국 농업개발에 각별한 관심이 있는 나로서는 네팔의 계단식 논밭과 산지농업에 궁금한 점이 많았고, 산을 좋아하니 히말라야 트레킹에도 관심이 많았다. 직장을 은퇴하고 인생 후반전을 시니어 전문인선교사로 보람 있는 삶을 개척해 보고자 하는 마음도 깔려 있었기 때문에, 시니어 선교사들의 사역을 돌아보는 사이 나는 어떤 분야에 어떻게 기여하며 보람된 일을 만들어 볼 것인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히말라야를 잔뜩 기대하고 갔기에 하늘 위에서 언저리라도 볼까싶어 네팔 국경에 들어서면서부터 유리창 주변을 서성거렸는데 구름에 가려 보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보니 뱀처럼 구불구불한 강들이 우리를 맞이했다. 카트만두 공항 입국장에 들어서자 8가지 언어로 표기된 환영인사가 있는데, 한글로 ‘환영’이라고 쓰여 있어 일단 기분은 좋았다. 선교지원 물품을 가져가느라 짐이 많았지만, 아프리카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나로서는 그 정도 불편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공항 밖으로 나가니 매연이 가득하고 길거리에 사람과 차가 너무 많아 깜짝 놀라고 불편해하는 일행도 있었지만, 버스를 빌려 마중 나온 분들이 있었기에 그 정도는 아무 문제가 아니었다. 공동화장실을 써야 하는 숙소도 좀 그랬지만, 선교체험 여행이니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었다. 네팔은 히말라야 만년설이 있는 고지대여서 우리나라보다 추울 줄 알았는데, 9월 중하순의 날씨는 우리보다 더워 혹시나 하고 준비한 긴팔 옷도 거의 필요가 없었다.
도착 다음 날 카트만두 한인교회에 가서 많은 선교사님들을 만났는데, 네팔 교민 800여 명 중 선교사가 200명이 넘는다고 하고 교회개척은 물론 고아원 사역, 학원사역, 직업훈련, 맹인사역, 농업사역, 출판사역, 병원사역 등 하시는 일들이 참으로 다양했다. 수박 겉핧기지만 그분들의 사역 현장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특히 교사, 공무원, 간호사, 목사 사모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시니어선교사들이 자기를 내세우지 않으시고 묵묵히 사명을 감당하는 것을 보니 존경스러웠다.
네팔에서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려면 포카라로 간다. 포카라는 안나푸르나 보존구역이 있는 휴양도시로 카트만두에서 서쪽으로 190km쯤 되는데, 우리 같으면 2시간 정도면 갈텐데 도로사정이 좋지 않아 하루 종일 걸린다. 차창 밖으로 계단식 논밭을 살피며 그야말로 삿갓배미 논들이 많아 효율성이라고는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중간에 있는 식당에서 라면 끊여먹고 갔는데 9시간이 걸렸다. 곳곳에 도로가 파헤쳐져 있어 차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데, 그래도 여유들이 있어 사고 장면은 거의 보지 못했다.
포카라의 아담한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 새벽 히말라야 일출을 기대하며 일찍 자고, 새벽 5시에 사랑콧전망대 뷰포인트로 올라갔다. 안나푸르나 영봉의 일출장관을 기대하며 기다렸는데, 야속하게도 비가 내려 아쉬운 발걸음을 돌렸다. 오후에 미니트레킹으로 오스트랄리안 산장까지 올라 다음날 일출을 다시 한 번 기대해보기로 했는데, 신비의 히말라야는 첫사랑을 기대한 초행자를 또 다시 외면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니 오후에 살짝 구름이 걷혀, 서둘러 담푸스 루트 전망대에 올라 구름 위로 살짝 드러난 봉우리만 찍고 트레킹은 다음을 기약했다.
히말라야 등정은 아니어도 두번에 걸쳐 일출보기를 시도했지만 일기불순으로 첫 방문객에게 쉽게 허락하지 않았는데, 선교사들을 만나고 카트만두로 돌아오는 길은 11시간이 걸렸다. 삼세판, 카트만두 공항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야를 내려다보는 시도는 성공했다. 하나님이 만드신 지상최고의 걸작품 에베레스트를 구름 위에서 바라보며, 세계최고 8천m급 영봉 5개를 차례로 지났는데, ‘우와, 우와’ 감탄하며 50분을 만끽했다. 지구 최고봉을 하늘에서 내려다보니 과연 ‘하나님, 엄지 척’이 절로 나왔다.
힌두교 국가인 네팔에 최근 선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현지인교회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그들은 힌두력을 사용하고 있어 토요일이 공휴일이고 일요일이 평일이다. 규제가 있긴 하지만 기독교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토요일에 현지인 교회에 갔더니 150여명의 예배자 중 젊은 성도들이 많아 고무적이었다. 한국여성이 네팔사람과 결혼해 목사님을 만들고 교회를 세웠다. 청년과 어린이들의 율동과 찬양이 은혜로웠고, 나는 아프리카 경험담을 섞어 ‘예비하시는 하나님’을 간증했다. 네팔 교회와 젊은이들의 희망을 보며 뿌듯한 마음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처음 가는 지역에서 짧은 기간에 주마간산 격으로 네팔의 선교현장을 살펴보았는데, 열악한 환경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도 있겠지만,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으며, 사명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국가가 보장하는 평생직장에서 연구관으로 전반기 삶을 잘 마쳤으니, 이제 전문성을 가진 시니어로서 평안과 안식만 추구하기보다는, 아직은 더 일할 수 있는 젊음이 있으니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준비해야겠다.
* 참고 : “농업은 생명창고” 블로그 http://blog.daum.net/psp727
네팔의 상징 히말라야를 배경으로 한 그림을 어느 유적지 상점에서 찍었네요.
전북시니어선교회 네팔 비전트립 보고서_박평식(20171021)_m.hwp (모바일용으로 압축하니 해상도가 떨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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