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PIA DR콩고에서 싹트는 식량한류"
세계에서 식량난이 가장 심각한 아프리카 대륙의 중심에 콩고민주공화국(DR콩고)이 있다. DR콩고는 우리나라의 1960년대와 닮았다. 식민지를 경험했고, 내전으로 많은 고통을 겪었으며, 부정부패로 기반시설이 무너졌다. 콩고강의 풍부한 수자원에다 국토면적이 남한의 24배에 달하는데도 식량자급은 요원하고 굶주리는 인구가 많다. 경지면적은 국토의 3%에 불과하지만 개발가능 면적은 세계 2번째로 잠재력이 높은 나라이다.
많은 자원을 가지고도 배고픔에 지친 이들에게 식량자급의 희망을 갖게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식량문제 해결이 무엇보다 시급한데, 해외원조를 많이 받았던 우리나라가 공적 개발원조(ODA) 사업을 확대하면서 그 일을 돕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주요 개발도상국에 대한 맞춤형 기술지원을 위해 세계 15개 국가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Korea Project on International Agriculture)를 설치하고 있다. 선진 농업기술로 개발도상국의 식량문제 해결에 기여한다면 국격(國格)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설치
필자는 2010년 아프리카에서도 빈곤률이 세계최고를 가리키는 DR콩고에 가서 KOPIA센터를 개설하고 식량자급을 위한 연구기반 조성을 하고 왔다. 농업기술 공여라는 것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우선 농업연구 기반조성이 중요하다. 물고기를 주는 것보다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 함께 연구할 사람과 농장도 없고 숙식도 불안정한 상태로 모든 여건이 어려웠지만, 농업기술을 통해 그 나라 식량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노력했다.
그 나라에서 이 사업을 위해 주어진 여건은 참으로 빈약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신념으로 관계자를 설득하여 협력기관인 킨샤사대학 구내 산지 3.2ha 사용허가를 받아냈고, 연구농장과 연구센터 건물도 신축했다. 연구시설은 자연환경을 고려하여 최대한 친환경적으로 했다. 연구센터를 설치하고 나니 우리를 보는 그들의 시선이 달라졌다. 콩고의 농업생산성 향상을 위해 옥수수 적응성 시험을 추진하고, 씨감자 종자증식 사업도 시작했다. 또한 열대지역 원예작물 연구를 위해 강한 햇볕을 조절할 수 있는 차광막을 덮은 시설하우스를 설치해 오이, 토마토, 무 등을 재배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문화교류를 통한 한국 소개를 위해 킨샤사대학에 한국어 강좌도 개설했다.
마무리가 부실한 문화와 풍토병 등 걸림돌
현지에서 농업연구를 위해 조달할 수 있는 농자재는 턱없이 부족했다. 시설하우스 철골은 수도 파이프를 구해 만들었고, 철골을 이어주는 재료를 구할 수 없어 킨샤사 시내를 이 잡듯 뒤지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또한 가난한 나라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각종 위험요인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소득수준에 걸맞지 않은 높은 물가, 마무리가 2% 부실한 문화, 말라리아 등 풍토병, 시설하우스 자재와 자동차 백미러 도난사고 등 크고 작은 걸림돌도 있었다.
현지인들이 처음에는 소 닭 쳐다보듯 ‘어떻게 하는지 보자’하는 태도였다. 동양인은 모두 중국사람 인줄 알고 ‘니하오’로 인사하고, 조롱하듯 놀리기도 했다. 농업연구 시설을 설치하며 근로자들에게 계속 가르쳤더니, ‘안녕하세요?’로 인사가 바뀌고, ‘소장님’ 하며 따라다녔다. 한국어 강좌에서 우리가 DR콩고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다고 하자, 지도 끝에 있는 작은 나라 한국을 짚으며 ‘꼬레아’를 외치기도 했다. 척박한 땅에서 ‘식량한류’의 싹이 트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11년 7월 한국대통령의 역사적인 첫방문 시 한국-콩고 정상회담에서도 그들은 식량자급을 위한 농업기술 계속 지원을 요청했다.
‘식량한류’ 희망의 불씨를 키워가자
부존자원의 한계로 식량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국내 식량자급 노력도 중요하지만, 해외식량기지 개발도 중요한 과제이다. 우리가 개발도상국들을 도와주기 위해 KOPIA 사업으로 DR콩고와 케냐, 에티오피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로 가지만, 내면에는 다급할 때 우리가 그들의 땅과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전초기지로서의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 우선 그들의 식량자급을 도와주며 농업여건 분석과 기술축적을 하고,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상생할 수 있는 마인드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요즘 우리나라 국가브랜드를 드높이는데 대기업의 해외시장 개척과 K-팝 등 문화예술 분야가 앞서가고 있는데, 우리 농업의 잠재력을 활용하면 콩고에서 싹트는 ‘식량한류’의 열풍이 ‘미래의 성장동력’ 희망의 땅 아프리카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갈 것이다. 앞으로 먹거리를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농업이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는데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전쟁과 가난을 극복하고 경제강국으로 발돋움하는 대한민국, 이제 개도국에서 움트는 ‘식량한류’의 새싹이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나가야 하겠다.
박평식 박사 (KOPIA DR콩고센터 초대 소장 역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곳간지기] 2012 가을호
'내마음의 귀농을 꿈꾸며' 블로그에 소개된 기사 참조하세요.
http://blog.daum.net/june0307/16552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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