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과 식량/KOPIA DR콩고

검은대륙에서 녹색외교 [신문기고]

곳간지기1 2011. 6. 22. 05:45
"식량위기 검은대륙에서의 녹색외교"
- KOPIA DR콩고, 아프리카 농업개발 지원 -
박  평  식  박사
농촌진흥청 KOPIA콩고센터 소장



  지난 2008년 세계 식량사정이 심각한 상황이었을 때, 곡물가격 상승이 물가상승을 주도하는 애그플레이션 현상이 일반화됐다. 그 후 조금 안정되었다고 하지만 세계 식량위기는 안심할 수 없는 수준으로 계속 진행 중이다. 특별히 10억의 인구를 가진 아프리카 대륙의 식량난은 최악의 상황이다. 영양실조나 끼니를 굶는 인구가 수도 없이 많다.

농촌진흥청에서는 세계 농업과 식량문제에 기여하기 위한 기술원조 사업으로 2009년부터 아시아-아프리카-남미지역에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 : Korea Project on International Agriculture)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아프리카 케냐, DR콩고, 알제리, 에디오피아, 남미 파라과이, 브라질 등이다.


필자는 지난해 11월 아프리카에서도 식량사정이 가장 열악한 콩고민주공화국에 와서 KOPIA 센터를 개설했다. KOPIA 센터는 아프리카 농업을 위한 기술개발을 통해 국가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원외교를 통한 국익증진 발판을 구축하며, 맞춤형 농업기술 지원을 해나갈 수 있도록 공동연구와 시범재배, 전문가 파견 및 교육, 글로벌 농업인턴 양성, 각종 농업정보 수집활동을 하고 있다.

콩고는 아프리카 중심부 적도상에 위치한 나라로 국토면적이 235만㎢로 세계에서 12번째로 큰 나라다. 아마존강 다음으로 수량이 많은 콩고강이 아프리카 수자원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금, 구리 등 광물자원이 많아 경제적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자원외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그동안 교류가 적어 정보가 부족한 실정이다. KOPIA 센터는 국립대학인 킨샤사대학에 사무소를 열고, 야산이지만 농업연구를 위한 부지를 제공받았다.


콩고는 오랜 내전으로 국가 기간시설이 붕괴돼 농지개발 가능면적은 세계 두번째라고 하는데도 식량자급은 요원하다. 국가 농업연구소도 없고 유수한 대학이라고 해도 농업연구시설이 거의 없다. 기반시설이 부족하고 여건이 어려울수록 우리의 도움이 더 필요한 것이기에, 인내심을 가지고 우리의 선진기술을 접목하기 위한 기초기반부터 만들어가고 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시급하기 때문에 옥수수, 씨감자 등 식량작물 증산을 위한 시험이 필요하다. 우기와 건기가 있기는 하지만 열대지역의 연중 강한 햇볕을 차단하는 차광망을 이용한 한국형 그린하우스도 설치해 과채류 재배시험도 한다. 열대과일을 제외하고 많은 농산물을 수입하기 때문에, 모래땅에서 물과 양분을 절약할 수 있는 양액재배 시설 등 장기적인 전략으로 착실히 기반을 다져가고 있다.

제도와 관행, 기후와 환경이 다른 곳에서 풍토병과 싸우며 현지에 적응하느라 어려움도 많지만, 농업기술을 통해 이 나라 식량자급에 기여한다면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중요한 사업이며 현지에서 많은 기대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농업개발에 관심 있는 이들과 블로그와 카페(아프리카 농업개발/ KOPIA DR콩고. http://cafe.daum.net/KOPIADRC)를 통해 정보도 공유하고 있다. 시작은 비록 미약하지만,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